“매월 28일은 이발데이, 머리깎고 기부도 하고”
“매월 28일은 이발데이, 머리깎고 기부도 하고”
[굿모닝충청인] ‘이발데이’로 나눔 실천하는 김영성 이용기능장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5.03.3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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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7·80년대 동네 주민들로 북적이던 이발소는 골목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이발사들은 사회소외계층의 머리를 깎아주며 봉사활동의 전면에 나섰다. 전국의 많은 이발사들은 고아원과 요양원 등을 찾아다니며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을 위해 가위를 들고 있다.

대전에도 30년이 넘게 뒤편에서 조용히 이발봉사를 다닌 숨은 일꾼이 있다. 주인공은 김영성(59·대전 대덕구 중리동) 이용기능장. 대학 강의에 전국 세미나까지 다니는 ‘비싼’ 이발사지만 매 주 시간을 내 봉사를 하던 김 기능장이다. 이런 그가 청주에서 시작된 ‘이발데이’를 대전에서도 시작하기로 하면서 재능기부를 넘어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거동 힘든 중증장애인 찾아 삼만리

“우리 세대는 다 어렵게 살았고 저도 참 가난하게 자랐죠.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돈도 없고 가진 건 이용기술 뿐이었으니 이발봉사를 시작하게 됐죠.”

김 기능장이 봉사를 시작한 건 30여 년 전 그가 처음 가위를 들기 시작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기술을 배운 젊은 청년은 홀로 노숙자와 독거노인, 장애인들을 찾아다니며 조용히 머리를 깎아주고 대화를 나눴다.

지금도 그는 단지 머리만 깎아주는 봉사가 아닌 진정한 나눔을 실천한다. 장애인들이 김 기능장의 가게를 찾아오면 언제나 무료로 머리를 깎아주는데, 일반 손님보다 더욱 신중하게 상대방의 취향을 묻고, 맘에 안 들 때까지 다시 다듬어 준다.

5년 전부터는 대전대덕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부탁을 받아 거동이 힘든 중증장애인 집을 직접 방문해 봉사를 하고 있다. 전국 순회 세미나 등으로 항상 바쁜 일정이지만 “와 주세요. 이발사님”이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가게 문을 닫고도 출동한다.

“양 팔이 없는 지체장애인이 발로 제 컴퓨터를 고쳐준 적이 있습니다. 전문가였지만 수리비도 받지 않았어요. 더 베풀지 못한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김 기능장은 항상 장애인들에게 재능을 베풀며 자신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온다고 말한다.

 

“봉사 별 것 아닙니다”

김 기능장은 지난달부터 매월 28일을 ‘이발데이’로 정하고 그의 가게인 대덕구 중리동의 ‘김영성헤어바버샵’을 찾는 손님들에게 이발비의 일부인 3000원 기부 받고 있다. 손님은 머리를 깎고 직접 모금함에 기부를 하면서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그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을 돕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며 “전국 3만 5000곳의 업소로 확대된다면 후배양성과 이용분야 활성화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 번 진행했지만 벌써 모금함에는 지폐가 수북했다. 일부 손님이 기부의 취지가 좋다며 자발적으로 넣고 간 1만 원 권 지폐도 눈에 띄었다. 그는 연말에 모금된 돈을 구청 또는 시청의 사회복지과에 기부할 계획이다.

“봉사, 별 거 아닙니다. 특별히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누리고 사는 것을 조금 나눠준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독거노인에겐 대화도 봉사가 될 수 있고, 고아원 아이들에겐 공부를 도와주는 것도 아주 좋은 봉사죠.”

김 기능장은 작은 것부터, 편하게 봉사를 시작하길 권유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다’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손짓과 눈짓, 말 하나로 시작해 서서히 깊고 넓어지는 봉사를 행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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