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코고리 마스크’ 등으로 악명을 떨친 천하종합 社가 전부 유사 과학 제품만 판매하는지 확인해봤다.
천하종합은 마스크도 아닌 비강 확장기에 ‘코고리 마스크’라는 이름을 붙여 실제 효과와 전혀 상관없는 과대광고를 해 의료기기법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
이들은 비염이나 코골이 증상을 완화하는 비강 확장기(코고리)를 개발해 의료기기로 등록했으며, ▲독감 평생 해결 ▲비염 평생 해결 ▲코골이 감소 ▲통증 완화 ▲혈액순환 ▲코로나19 퇴치 ▲신종플루 ▲메르스 ▲홍콩 독감 ▲치매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강 확장기는 2만 원 선에서 유통되나 상식을 초월하는 효능 덕분인지 판매가격도 상상 이상이다.
사측은 이 비강 확장기를 정가 10만 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는 특별 할인을 통해 6만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천하종합의 기이한 유사 과학 제품은 코고리 마스크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슈퍼 방사선 세트’라는 이름의 터무니 없는 팔찌도 9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이 팔찌에는 원자력안전위에 의해 제조가 금지된 ‘우라늄’과 ‘토륨’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금속이 포함됐으며, 감마 방사선과 음이온, 원적외선 등을 방출하는 기이한 제품이다.
이 ‘방사성 금속 팔찌’는 어떤 무시무시한 효과가 있을까? 천하종합은 이 팔찌가 ▲전자파 흡수 ▲집중력 향상 ▲장시간 운전 ▲진통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전자파 흡수를 위해 방사선을 내뿜는 금속을 활용한다는 극악무도한 발상이다.
혹여나 핵을 좋아하는 북쪽의 누군가에게 이 팔찌를 보여줬을 때 군침을 삼키며 탐내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그렇다면 천하종합의 인기 상품은 무엇일까? 무려 6만 원(정가 10만 원)에 할인 판매하는 ‘건강 모자’다.
사측에 따르면 이 모자를 착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원적외선 발생 ▲음이온 발생 ▲방사선 발생 ▲항균 작용 ▲탈취 작용 ▲집중력 강화 ▲탈모 방지 ▲자외선 차단 ▲전자파 차단 ▲골프 능력 강화 등이다.
이들은 모자에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일까? 이번에도 방사성 금속이다.
놀랍게도 이들은 모자에도 우라늄과 토륨을 집어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터무니없는 가격의 유사 과학 제품만 판매하는 것일까? 아니었다.
왜 파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아스파라거스(1kg)를 판매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아스파라거스는 1kg에 1만 6000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으나 이들은 1만 3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과연 여기서 제품을 구매한 사람이 있을까?”라는 호기심에 제품 사용 후기를 확인해봤다.
총 26개의 제품 후기 중 천하종합 관계자가 작성한 후기는 무려 19개였으며, 나머지 7개의 후기도 사측 관계자가 대화명(닉네임)을 바꿔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었다.
주요 후기 내용은 “28년간 코고리를 착용해 감기 등 전염병에 걸린 적 없다”, “코로나 퇴치가 가능하다니 일단 믿고 착용한다”, “중국인이 너무 좋다면서 ‘도매로 주문하고 싶다’라고 했다” 등이다.
천하종합은 왜 이런 기행을 계속하고 있을까? 네이버 쇼핑 QnA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양심이 있냐?”라는 한 이용자의 질문에 천하종합 관계자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아니? ‘코고리’라는 제품을 전 국민이 알게 되었어”라며 “이제는 효능을 설득력 있게 알리면 대박 상품이 되지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이렇게 기행을 일삼은 이유가 노이즈마케팅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로 인해 천하종합 대표 한기언 씨는 지난해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한 씨는 지난달 10일 전주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재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