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지난 18일 아침, 면도 후 하루 정도 지난 턱수염들이 목구멍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제 기자회견 제외하면, 최근에 취재는 비대면으로 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인근 병원을 찾았다.
잠시 후 병원에 도착했지만, 대기자가 많아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약 40분 간 계단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윽고 검사 순서가 돌아오자 의사는 박기자의 코에 길쭉한 면봉을 깊숙이 쑤셔 넣고 이리저리 돌렸다. 체감 상 눈보다 더 깊은 곳을 찔린 것 같았다.
잠시 뒤 간호사가 이름을 불렀고, 박기자는 불안감을 안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의사는 “박종혁 씨는 코로나19 양성이네요. 대리인 통해서 약 받아 가시고 오늘부터 일주일간 자가 격리 하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1인가구라 대리인을 통해 약을 수령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자 의사는 “아 그러시면 약국 앞에서 잠시 대기하세요”라고 말했다.

잠시 후 약국에서 약을 받았지만, 2일분 밖에 받을 수 없었다. 일주일 동안 쓰기엔 부족한 양이었다.
자취방에 도착하고 약 5시간 뒤, 목이 따끔따끔 거리면서 ▲콧물 ▲가래 ▲두통 ▲열 ▲설사 ▲멍함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기력이 없어 그대로 잠들었다.
“오미크론 변이는 비교적 약하다니까 재택근무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지만, 안타깝게도 박기자의 육체는 오미크론 변이보다 더 약했다.
지난 20일 약이 떨어졌고, 기력은 더 떨어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약 처방 방법’을 검색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날 약 처방 받는 법을 찾아보려 했지만, 머리가 멍해져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실패했다.
다음날 오전 10시 40분, 격리 문자에 쓰여 있었던 비대면 진료 가능 병원에 전화했으나, 한 곳을 제외하고 전부 통화 중이었다.

상담원과의 통화를 통해 진료 예약을 잡았고, 이날 오후 12시경 비대면 진료에 성공했다.
전화로 증상을 말하자 의사는 “곧 약국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약 3시간 뒤 약국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대리인이 없어 수령할 수 없다고 말하자 약사는 퀵서비스 번호를 안내해줬다.
잠시 뒤 기사가 도착했고, 진료 신청 약 5시간 만에 약을 받을 수 있었다.
약의 힘으로 상황이 점차 나아졌고, 지난 23일에는 굉장히 많은 자료를 처리할 수 있었다.
비대면 진료가 없었다면, 시름시름 앓다가 쓰러졌을 것.

한편,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총 352만 3451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이 중 의원급 비대면 진료건수가 278만 48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의원급 중 과목별 진료건수는 내과가 131만 8237건으로 가장 높았고, 비율은 46.9%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가 아닌 장기적 비대면 진료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현 체제의 장단점을 분석해 미래의료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SNS를 통해 제안했다.

반면, 의사협회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해 12월 6일 입장문에서 “의료분야 특수성을 고려 않은 채 편하다는 이유로 원격의료의 당위성을 이야기해선 안된다”라며 “대면진료 원칙이 훼손될 경우 국민건강에 커다란 위해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