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누가 이 사건으로 이익을 보는가?”
[김선미의 세상읽기] “누가 이 사건으로 이익을 보는가?”
심사 2주 앞두고 바꾼 국민의힘 공천 규정, 상식적이고 공정한가
박성효 예비후보 공천 배제 지역정가 술렁, 온갖 음모와 추측 무성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04.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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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한때 여러 차례 정치 입문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 자리를 약속한 정당도 있었다. 

그것도 당을 넘나들면서 말이다. 나의 인기(?)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지경이었다. 당연히 거절이었다. 

당을 넘나들면서 권유 받은 정치 입문, 그러나 정치는 내 일이 아니었다

기자로서 정치 관련 칼럼도 쓰고 발언도 했지만 오래도록 지켜본 정치권은 나하고는 맞지 않는 너무나 먼 당신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자신이 쏟아낸 말과 행동과는 상관없이 롤러코스터 타듯 요동치는 이합집산과 야합,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곳에서 맨정신으로 견녀내는 일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내가 특별히 도덕적이거나 원칙주의자여서가 아니다. 평균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소심하기 짝이 없는 내 생각이지만 말이다.

유‧불리에 따라 손바닥 뒤집기가 일상다반사로 횡행하는 정치판은 기자 초년병 시절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이합집산과 야합, 배신과 음모를 맨정신으로 견녀내야 하는 극한직업(?)

아니, 점점 퇴행하며 더욱 사납고 그악스러워지고 있다. 갈수록 최소한의 염치나 부끄러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에는 당적을 옮기는 일에 대해 최소한의 변명이라도 늘어 놓았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은 천연기념물이 되어가고 있다. 

갈아탄 새당에 대한 충성심 경쟁이라도 하듯 과거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정당에 대해 더 세게 비난과 독설을 퍼붓는 것이 유행이다. 거칠고 모진 언사와 태도는 상대당에 국한하지 않는다. 

나의 입지를 위해서라면 오랫동안 함께한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느와르 영화보다 더 야비하고 비정한 게 현실 정치판이지 싶다.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지의 등에도 칼을 꽂는 느와르보다 더 비정한 현실

국민의힘의 공천 규정때문에 한 주일 내내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일 선거구 3번 낙선자 공천 배제’ 방침을 확정했다. 

1일 공천 규정 발표 후 해당자와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과 철회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내 일부에서도 결과적으로 특정인을 배제하는 자당의 공천 규정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했으나 결론을 바꾸지는 못했다. 

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동일 선거구 3번 낙선자 공천 배제’ 규정에 딱 걸렸다. 대전시장을 역임한 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여러 대전시장 예비후보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성효 국민의힘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4일 최고위원회를 방문해 ‘3번 이상 낙선자 공천 배제’ 수정 또는 삭제를 강력 촉구했다. 사진=박성효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제공/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박성효 국민의힘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4일 최고위원회를 방문해 ‘3번 이상 낙선자 공천 배제’ 수정 또는 삭제를 강력 촉구했다. 사진=박성효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제공/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동일 선거구 3번 낙선자 공천 배제’ 규정에 딱 걸린 박성효 예비후보

공교롭게도 국힘의 새로운 공천 규정 해당자는 17곳의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 중 박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국민의힘 당심은 알 수 없지만 여론조사 1위인 예비후보의 공천 배제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당사자의 반발과 분노는 물론이고 당연히 지역정가에 온갖 음모론과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국민의힘 공천 규제 방침에 동의한다. 한 사람이 독점하는 독과점을 깨고 더 많은 정치 신인들의 진출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 그렇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지방권력의 독점과 지방 토호세력과의 유착을 막기 위해서 낙선자 뿐만 아니라 당선자도 3선이 아닌 재선으로 규제한다면 금상첨화다. 12년은 너무 길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 규제 방침 동의, 그러나 공천 심사 앞둔 변경 타당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닷없는 국민의힘 공천 규정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규제 내용보다 시기의 문제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뤄진 지난 대통령 선거처럼 급작스럽게 정해진 것도 아닌데 선거 코앞에서 룰을 바꾸는 것은 누가 봐도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출마 예상자들이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무엇보다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친 마당에 뒤늦게 공천 심사 규정을 바꾸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것도 제한을 완화해 더 많이 포용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누군가가 배제되는 규제다. 아무리 늦어도 1년 전쯤에는 예고하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규제 내용보다 시기의 문제, 선거 코앞의 룰 변경 합리적 의심 당연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국회의원 동일지역구 3선 초과 제한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부터 적용된다. 

물론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말이다. 22대 총선은 2년 후인 2024년 4월 10일이다. 

“이 사건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살인 등 대형 사건이 일어나 용의자를 추적할 때 경찰이 가장 먼저 던지는 추리다. 

예외가 있기는 하나 추리가 빗나가는 법은 거의 없다. 물론 영화이니까 그렇다고 치부할 수 있다. 

살인 등 대형 사건 용의자 추적할 때 경찰이 가장 먼저 던지는 추리와 질문

지금까지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박성효 예비후보의 배제로 궁극적으로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 지역정가에서 이를 둘러싸고 온갖 음모론과 상상가능한 갖가지 추측들이 무성한 이유다. 

자연스레 고작 심사 2주일을 앞두고 바꾼 공천 룰은 과연 상식적이고 공정한 조치인지 묻게 된다. 

느와르 영화보다도 더한,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비정함을 다시금 확인케 하는 현실 정치판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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