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아주 망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20대 대통령선거에서 패한 민주당은 내친김에 오는 6.1지방선거도 말아먹을 각오가 돼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늪에 빠진 민주당, 통렬한 반성과 혁신 대신 서로에게 손가락질
민주당은 대선 패인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뼈를 깎고 피를 토하는 혁신과 각오를 다져도 모자랄 판에 일각에서는 여전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며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호된 비난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비난과 질책만으로는 부족했는지 한발 더 나아가 자기들끼리 치고받느라 정신이 없다.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 수사권 폐지’를 놓고 당내 내홍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지금 당장 당이 갈라진다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 싶다. 서로를 향한 삿대질과 비난, 책임전가는 이 사람들이 정말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맞는지 싶을 정도다.
서울시장 후보 공천‧검찰 수사권 폐지 놓고 충돌, 내홍과 갈등 격화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위)가 송영길 전 당대표와 박주민 의원에 대해 서울시장 공천 배제 방침을 정하자 당장 당내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사의 공천은 안 된다’는 게 명분이었지만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일관성을 상실한 고무줄 잣대로 설득력을 잃고 분란만 키웠다. 결국 민주당은 21일 수습책을 내놓았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공천 배제(컷오프)하지 않고,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추가로 모집해 100% 국민참여 경선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한 것이다. 왜 평지풍파를 일으켰는지 알 수가 없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고무줄 잣대로 설득력 잃고 분란만 키워
민주당에 앞에 놓인 지뢰밭은 공천 문제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검수완박’이라는 거대한 늪에 갇혀 허우적거리고 있다. ‘검찰 수사권 폐지 입법’ 강행을 시도했으나 야당의 거친 비난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적 차원의 검찰의 집단 반기에 부딪혔다.
당내 일각에서조차 쓴소리와 속도조절론 요구가 잇따랐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라는 당초의 취지는 제대로 부각 시키지도 못한 채 ‘검찰을 박살내겠다’는 오기만 부각된 것이다.
여기에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꼼수 탈당'에 국민의힘, 정의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도 “민주정당이길 포기하는 것” “원칙을 저버린 소탐대실” 등 강도 높은 비난과 반발이 쏟아지며 민주당을 늪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검찰 수사권 폐지‘ 설득은커녕 ‘꼼수 탈당’에 악법 낙인만 더해져
애초 검찰의 기소권 수사권 분리는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검찰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사에 대한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받고 신뢰를 담보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업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여론전과 프레임 전쟁에서도 지고 당내부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권 폐지의 당위성과 정당성에 대해 국민들을 제대로 납득시키지도 못했다. 남은 것은 뒤가 두려워 검찰을 틀어쥐려는 악법을 만들려는 집단이라는 낙인뿐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정치의 본질은 지면 이기는 것”이라며 “이렇게 고집 부리고 무리하면 민심이 떠난다”고 민주당에 일침을 가했다.
현재까지 지방선거 분위기도 썩 좋지 않다. 텃밭인 호남권을 제외하면 광역단체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후보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당내 기류라면 법안 통과 장담못해 '분당' 수순 입방아도
민주당의 강박적 태도를 보면 ‘검수완박’의 늪에서 벗어나 어떻게 당을 추스를지, 출구전략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과 같은 당내 기류라면 법안 통과도 장담할 수 없지 싶다.
이렇게 될 경우 지방선거는 물건너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방선거는 고사하고 최악의 경우 당이 갈라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부 갈등과 파열음에 벌써 “민주당發 정계 개편 신호탄의 시작이다”, 더 나아가 “이미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일 수 있지만 서울시장 공천 논란, 검찰 수사권 폐지 입법 외에도 사사건건 집안 싸움으로 영일할 날이 없는 민주당을 보면 그러고도 남지 싶다.
민주당에게는 천만다행으로 검찰 수사권 폐지와 관련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여야가 받아들임으로써 그나마 퇴로가 열렸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입증하려는 민주당, 당 내분 물고 뜯는데 이골
불리한 정치, 언론지형이라지만 그래도 국회 170여석, 나쁘지 않은 현 대통령의 지지도를 갖고도 안이함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정당이다.
그런데도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입 가진 이마다 중구난방으로 불만과 비난을 쏟아내는가 하면 당과 동료의 등에 비수를 꽂는 일도 서슴치 않는게 민주당의 현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판의 속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서로 물고 뜯는 데는 이골이 난 모습이다. 민심을 읽지 못하고, 절박함이 없이 자중지란으로 날을 지새면서 안 망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