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가) 강아지를 안고 와서 70대가 넘은 외교장관 사모님에게 ‘이 안을 둘러봐야 되니 잠깐 나가 있어 달라’고 해서 (정의용 장관 부인이) 바깥에 정원에 나가 계셨고, 그 사이에 그 안을 둘러봤다(고 들었다). 정 장관 내외분이 상당히 당황했다. 특히 (정 장관 부인이)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전언을 들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결국 불안 불안하던 상황이 벌어지고 만 것일까?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무례'다. 요약하면, '몰상식+안하무인+후안무치+막무가내'가 한데 버무려져 빚어낸 "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배우자 김건희 씨가 관저로 쓰기 위해 지난달(16~17일)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방문했을 때 일어난 상황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뒤늦게 까발렸다.
그는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게 직접 들었다”며 이렇게 전했다.
우 의원의 전언을 종합하면, 김씨는 마치 이사 오는 사람의 자격으로 집안을 둘러보기 위해 살고 있는 고령의 안주인이 살고 있는 집에 사전 약속도 없이 들이닥쳐 점령군처럼 완장을 휘두른 꼴이라고나 할까. 다름아닌 현직 외교부 장관 부인에게 마치 윗사람이 지시하듯 “안을 둘러봐야 되니 나가 있어 달라”고 했을 정도라면, 단순 무례차원의 일과성으로 웃어넘길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이날 상황에 대해 “갑자기 그 날 이후 인수위 분위기가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한다’는 식으로 입장이 하루 만에 바뀌었다”며 “김씨가 방문한 다음에 바뀐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달 중순 김씨가 갑작스레 외교부 장관 공관을 찾아 건물을 살폈고, 그 과정에서 특히 정원에 있는 키 큰 나무 하나를 콕 짚어 “(전망을 가리니) 베어내는 게 좋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공문이 오간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당연히 외교부 장관 공관을 안 쓰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정 장관 내외분으로서는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김씨가 방문했을 때 정 장관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대사 등과 외교 행사를 진행 중이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 시간에 외교부 장관이 동남아 대사와 미팅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면 그때 오면 안 된다”며 “관저와 관련해서 이런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생기고 있는 건 사실 국가 망신”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