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vs 아랍'까지 나온 충남도지사 선거판
'이스라엘 vs 아랍'까지 나온 충남도지사 선거판
김태흠 예비후보, 개소식서 인구 집중 천안 언급하며 거론…양승조 캠프 "막말"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2.05.0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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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 선거 때마다 슬그머니 나오는 구호가 하나 있다. ‘천안·아산 필승론’이 바로 그것이다. (자료사진 및 캠프 제공사진 합성: 양승조 충남지사와 김태흠 도지사 예비후보/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도지사 선거 때마다 슬그머니 나오는 구호가 하나 있다. ‘천안·아산 필승론’이 바로 그것이다. (자료사진 및 캠프 제공사진 합성: 양승조 충남지사와 김태흠 도지사 예비후보/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충남도지사 선거 때마다 슬그머니 나오는 구호가 하나 있다. ‘천안·아산 필승론’이 바로 그것이다. 충남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천안과 아산에서 이기는 후보가 도지사가 된다는 뜻이다.

거꾸로 보면 이 지역에 연고가 있는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천안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지사(예비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체적으로 62.55%의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천안시 서북구 74.47%, 천안시 동남구 66.99%, 아산시 66.57%를 얻으며 승기를 잡은 바 있다.

지난 대선 기준 충남지역 유권자는 총 179만6474명으로, 그중 30.38%인 54만5803명이 천안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지역 유권자 26만5136명까지 합하면 81만939명으로, 무려 충남 전체 유권자의 45.14%가 천안과 아산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그만큼 충남지역 주요 선거의 결정권을 천안과 아산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남도지사 선거 때마다 ‘천안‧아산 필승론’ 고개…김태흠 발언 미묘한 파장

이런 가운데 본선 주자인 국민의힘 김태흠 예비후보의 말 한마디가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의도성 여부와 무관하게 ‘천안 vs 비(非)천안’ 구도를 일깨우는 동시에, 도정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불균형발전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 예비후보는 7일 같은 당 김동일 보령시장(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보령‧서천의 인구는 줄어드는데 천안‧아산은 인구가 많고, 상대 후보가 천안 출신이다 보니 걱정을 많이 하신다”며 “(하지만) 이스라엘이 아랍하고 싸울 때 인구가 많아서 이기나? 여러분 신경 쓰지 마시고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양승조 지사 측은 “부적절한 비유이자 막말”이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캠프 제공)
양승조 지사 측은 “부적절한 비유이자 막말”이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캠프 제공)

직전까지 보령‧서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예비후보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천안에 비해 불리한 구도임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극복할 비책이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천안시정을 국민의힘 박상돈 시장(예비후보)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양승조 캠프 “부적절한 비유이자 막말” vs 김태흠 캠프 “천안, 불리한 지역 아냐”

아직은 섣부른 이야기지만 김 예비후보 주변에서는 “초대 정무부지사(현 문화체육부지사)를 천안 출신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는 얘기가 일찌감치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양 지사 측은 “부적절한 비유이자 막말”이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8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양 지사께서 천안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천안이 정치적 기반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4년 동안 충남도 전체를 아우르면서 활동해 왔고, 누구보다 균형발전을 위해 앞장서 왔다”며 “이스라엘을 둘러싼 역사나 알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순히 인구수를 가지고 갈등을 부추기는 소지역주의적 행태는 도지사 후보로서 결코 적절치 않다. 막말 시리즈의 연속일 뿐”이라며 “편가르기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서산공항과 서천 브라운필드, 보령해양머드박람회 등 민선7기 동안 도내 균형발전을 위해 앞장서왔고 조만간 추가적인 공약도 제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예비후보 측은 “정치공학적으로 지역을 구분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충남 전체를 놓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전략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태흠 예비후보 측은 “정치공학적으로 지역을 구분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충남 전체를 놓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전략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캠프 제공)
김태흠 예비후보 측은 “정치공학적으로 지역을 구분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충남 전체를 놓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전략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캠프 제공)

김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마치 영남과 호남처럼 천안과 그 이외의 지역을 나누는 것은 결코 적절치 않다. 기본적으로 천안은 양 지사에게 유리하고 김 예비후보에게는 불리한 지역으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충남 전체적으로 볼 때 천안과 아산에 젊은 층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대를 뛰어넘어 도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접근해 달라”고 주문했다.

양쪽 모두 ‘천안 vs 비(非)천안’ 구도에 경계심…불균형 문제 이슈 부각 전망

이처럼 양쪽 캠프 모두 ‘천안 vs 비(非)천안’ 구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실제로 그 프레임에 갇히거나 걸려들 경우 역작용이 만만치 않을 거란 판단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치 국회에서 수도권규제 완화 찬반을 놓고 서울‧경기권과 나머지 지방 국회의원들이 팽팽한 입장차를 드러내듯 뚜렷한 경계선이 만들어질 소지도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 박정현 부여군수가 “서북부 인구를 강제로 이주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구 편중 및 불균형 발전 문제가 심각해 자칫하다가는 나머지 현안과 쟁점을 집어삼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비(非)천안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양승조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민주당 이정문 국회의원(천안병)은 9일 오전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예비후보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동안 “밋밋하다” 또는 “이웃집 아저씨 이미지”라며 각을 세워 온 김 예비후보와, “등 떠밀려 나왔다”고 맞서 온 양 지사가 새로 부각된 쟁점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엔 “누가 충남도내 불균형발전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냐?” 하는 쪽으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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