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검사 출신으로 도배된 인사 과연 괜찮은가?
[청년광장] 검사 출신으로 도배된 인사 과연 괜찮은가?
노골적인 엽관제 인사를 단행하는 윤석열 정부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6.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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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가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 요직에 등용된 사람들이 죄다 검사 출신으로 도배되어 있다는 것이다. 검사와 별다른 관련이 없는 분야 자리까지 모두 검사 출신들을 등용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통령이 검찰총장 출신이라지만 이건 정말 노골적인 제 식구 감싸기 혹은 검찰공화국 수립으로밖에 안 보인다.

특히 더 위험한 것은 민정수석비서관을 없애는 대신에 법무부장관 한동훈에게 인사 검증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법무부에 이런 권력을 추가로 얹어주는 게 적법한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이건 국가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는 게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법무부에 무슨 근거로 인사 검증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인가?

법무부 장관 외에도 정부 부처 요직에도 검사 출신 일색이다. 세상에 금감원과 검사가 무슨 연관이 있어서 금감원장에도 검사 출신 인사를 임명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국정원과 검찰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몰라도 국정원의 실세인 기조실장 자리에까지 검사 출신을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 시절엔 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요직을 차지했다고 반박했다.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 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요직을 차지했다고 해서 본인이 검사 출신 인사들로 도배하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인가?

우리 정부의 인사 원칙은 필자가 알기로 정실주의와 엽관주의를 배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능력에 맞게 적재적소의 인재를 배치하는 능력주의가 우리 정부의 인사 원칙이다. 하지만 평생 범죄 수사만 하던 검찰 출신 인사들이 과연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자리에 등용되는 게 합리적 인사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건 전형적인 엽관주의 인사라고 봐야 한다.

엽관주의 인사란 선거를 통하여 정권을 잡은 사람이나 정당이 관직을 지배하는 정치적 관행을 말한다. 이걸 창시한 사람은 미국의 제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이다. 일종의 코드 인사인데 코드 인사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게 엽관제 인사다. 왜냐하면 엽관제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능력보다 통치자에 대한 충성도, 친분 등이 더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무능한데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만 높아서 공직에 임명되는 경우가 엽관제에선 허다하게 벌어진다. 코드 인사라도 이 사람이 전문성과 능력이 높은 사람이 등용되면 아무 말이 없는 것과 다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 본인의 친정이었던 검찰 출신 인사들을 널리 등용하고 있으니 전형적인 엽관제 인사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건 기성 언론들이 잘 짚고 넘어가지 않았던 사실인데 필자가 한 번 지적해 보고자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전형적인 엽관주의다. 엽관주의의 단점은 사전을 찾아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단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논공행상 과정에서 소외된 자가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본래 엽관제란 것이 정당에 대한 충성도와 기여도에 따라 공직자를 임명하는 인사제도인데 본인은 나름대로 이 정권을 위해 충성을 했고 이 정권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고 믿었는데 논공행상에서 제외되면 그 자가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그런 조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들이 주요 요직에 등용되는 동안에 국민의힘 안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도움을 주었던 이른바 ‘윤핵관’이란 인물들은 논공행상에서 완벽하게 소외되었다. 결국 윤석열은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이 ‘윤핵관’이란 인물들에게 뭘 베풀어줄 생각은 별로 없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오로지 자신의 뿌리였던 검찰에만 베풀어줄 리가 없다.

하지만 이런 윤석열 대통령이 하나 간과한 것이 있는데 본인이 대통령이 되는데 크게 기여했던 국민의힘과 수구 언론들은 그 대부분이 이익 집단이리는 점이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이란 캐치프레이즈로 대권을 잡았다. 국민의힘과 수구 언론들은 열심히 대통령을 그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인물인 양 포장해주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말한 그 ‘공정과 상식’이 부합한 세상이 아니다. 정말로 그런 세상을 원했다면 언론이 지금처럼 욕을 들어먹고 살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민의힘이 세간의 멸칭으로 불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여당과 수구 언론들이 원하는 세상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다. 저들은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자신들이 이용해 먹기 좋고 또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사람이라고 믿어서 간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데 자신들이 크게 공헌(?)했으므로 그들은 자신들에게 떨어질 이권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오로지 검찰 출신 인사들만 끼고 돌며 그들에게만 이권을 베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이야 정권 초기니까 어느 정도 참고 넘어갈지 몰라도 이는 향후에 내분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미 불과 5년 전에 입증된 사실이다. 바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는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파면되었는데 그녀가 파면된 것에는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촛불혁명을 일으켰던 것이 컸지만 그 이면에는 언론들 그 중에서도 조중동이 등을 돌린 게 컸다. 박근혜 정부 중반기까지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와 말기의 보도 행태를 다시 놓고 비교해 보라. 그 논조가 확연히 다르다.

왜 이렇게 태도가 180도 달라졌는가? 그건 최순실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수구 정당과 수구 언론들은 모두 이익집단이다. 그러므로 이권과 기득권을 서로 나눠 먹어야 하는데 최순실은 그러지 않았다. 박근혜를 끼고서 암흑의 권력을 휘둘렀던 최순실은 대한민국의 이권과 기득권을 재벌, 언론들과 나누려 하지 않고 혼자 독점하려 했다. 그나마 2016년 초까지는 최순실의 힘이 어느 정도는 먹힐 수 있었다.

그러나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패배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 때부터 박근혜 정부는 레임덕에 빠지기 시작했고 슬슬 언론들이 계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 10월 25일에 JTBC에서 최순실의 태블릿 PC 특종을 보도하자 그 동안 최순실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해두고 아끼고 있었던 언론들은 잽싸게 시류에 편승해 박근혜와 최순실을 맹렬하게 공격하였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소위 말하는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었다.

물론 박근혜와 최순실은 쫓겨나도 할 말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당시 수구 언론들의 행태는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손익에 민감한 집단들인지 또 얼마나 악질들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들은 자신들의 손익에 따라 어제까지 무조건 미사여구로 포장해주던 대통령도 오늘 바로 버려버릴 정도로 영악한 사람들이다.

필자는 내 나라 내 조국 대한민국이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수구 언론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윤석열 정부의 미래는 명약관화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 수구 기득권 세력들과 이권 나눠먹기를 하라는 게 아니다. 그 전 보수 정권과는 뭔가 다르다는 모습을 보이라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검찰만 노골적으로 챙기는 그런 구태스러운 엽관제 인사를 버리고 개개인의 능력을 우선시 하는 능력주의 인사로 돌아가라. 코드 인사 이전에 개개인의 능력 검증은 필수다. 일평생 범죄 수사만 하던 사람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 대북첩보전을 수행한단 말인가? 또 무슨 능력이 있어서 금감원 직무를 수행한단 말인가? 다시한번 대통령 본인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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