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아름다운 둘레길] "능선 따라 물길 따라"
[충남의 아름다운 둘레길] "능선 따라 물길 따라"
⑤보령 청천호 둘레길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2.07.17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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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일상의 회복과 치유, 힐링이 되길 기대하며 충남의 아름다운 둘레길 10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글·영상=이종현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요 며칠 비가 왔다. 긴 가뭄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단비였다. 메말랐던 감성마저 비와 함께 촉촉해졌다.

하지만 여행에서 비만큼 반갑지 않은 소식이 있을까?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을 찾은 건 지난 12일이다. 다행히 전날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이 길은 2개 코스로 나뉘어있는데, 이글에서는 1코스를 다루고자 한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가느실 주차장 한쪽에 있는 옥녀상과 가느실 마을 유래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가느실 주차장 한쪽에 있는 옥녀상과 가느실 마을 유래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출발지점은 가느실 주차장이다. 둘레길에 찾아가기 좋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주차장 한쪽에는 의평3리 가느실 마을 유래비와 옥녀상, 잠시 쉬어가라고 정자도 놓여 있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물길이다.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유유자적 걸으며 저수지 풍경을 바라봤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1코스 출발점.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1코스 출발점.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천호가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는 기분이 들었다. 나룻배 2척이 정박한 모습은 소박하고 평화로웠다.

이 길은 걷는 내내 청천호를 옆에 끼고 있어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잔잔한 호수 위로 드리운 산과 구름의 그림자가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도 차분해졌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1코스 숲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1코스 숲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설렘과 두근거림을 안고 안내판을 따라 숲길로 들어갔다.

물기 잔뜩 머금은 숲에선 짙은 초록 내음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버석거렸던 땅도 폭신해졌다.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와 노약자가 걷기에 수월하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능선길 곳곳에 수줍게 피어난 꽃들이 좋은 길동무가 되어줬다.

부드럽게 굽이를 틀며 조금씩 오르는 널찍하고 평탄한 길은 걷기에 너무 매력적이었다.

길옆으로 늘어선 나무는 기분 좋은 그늘을 만들어줬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적당한 거리마다 정자 쉼터나 벤치가 나타나 쉬엄쉬엄 걷기에 제격이다.

쉼터에서 바라보는 청천호의 풍광은 장관이었다.

나무 밑동마다 크고 작은 버섯들이 눈에 띄었다. 땅이 축축해지면서 버섯이 쑥쑥 자란 듯한데, 색깔이 화려하다고 함부로 먹었다가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대나무숲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였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취하다 보면 대나무숲을 만나게 된다.

대나무숲은 산행의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입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입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양쪽으로 솟은 아름다운 대나무의 자태가 아름다워 계속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갔다.

그늘 속으로 걷는 길이라 시원했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대나무숲을 벗어나면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팔각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팔각정에 오르면 누구나 시 한 구절 정도는 떠오를 것 같았다. 대나무의 속삭임과 숲이 주는 상쾌함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신발끈을 조여매고 다시 푸른 풀과 나뭇잎이 무성한 숲속길을 걸었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끝나는 지점에 있는 팔각정.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대나무숲 끝나는 지점에 있는 팔각정.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둘레길에서 바라 본 청천호의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둘레길에서 바라 본 청천호의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길을 걸으면서도 나무 사이로 푸른 물이 잔잔하게 펼쳐져 있는 청천호는 “얼마 남지 않았어. 조금만 힘을 내”라고 다독이는 것 같았다.

다소 경사가 가파른 내리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안전 밧줄을 잡고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내리막을 벗어나자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길이 나타난다.

차 한 대 넉넉히 지날 수 있는 임도는 바퀴가 지난 곳 외에 풀이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이정표를 따라 원점인 가느실 주차장으로 회귀했다.

원점으로 돌아오기까지 1시간 40분이 소요됐다.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에서 만난 나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에서 만난 나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다만 팔이 아팠다. 다름 아닌 날파리 떼의 급습 때문이었다. 길의 초입부터 훅하고 날파리들이 얼굴 주변을 맴돌았다. 늘어진 팔을 휘휘 저었더니 아팠나 보다.

얼굴 주변을 맴도는 날파리를 애교로 봐주기엔 심할 정도였다. 날파리가 입안으로 날아올 수 있으니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이 길은 힘들이지 않고 걷을 수 있다. 뒷산에 가듯이 천천히 걸으면 되는 길이다.

주변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그동안 눈여겨 두지 않았던 세계가 보이는 것처럼 이 길은 작은 것에 관심을 두게 하는 그런 길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가느실 주차장 앞 버스 정류장.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보령시 청천호 둘레길 가느실 주차장 앞 버스 정류장.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산행 후 인근 식당에서는 청천호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과 어죽을 맛볼 수 있다.

1995년 국내 최초로 개관한 보령 석탄박물관과 보령 냉풍욕장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으니 둘러보면 좋겠다.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머드축제가 다음 달 15일까지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다. 대천해수욕장에 가기 전 이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 [충남의 아름다운 둘레길]은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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