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충남도 공공기관장의 커밍아웃?
[노트북을 열며] 충남도 공공기관장의 커밍아웃?
캠프 출신 낙하산 논란 불구 전임 도지사 비판…'베이밸리'엔 "가슴 뛰는 이야기"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2.07.28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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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출신 비전문가 중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그가 민선8기 들어 전임 도정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캠프 출신 비전문가 중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그가 민선8기 들어 전임 도정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민선7기 충남도정의 다양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부분이 한두 가지 있다. 공공기관장 인선이 대표적이다.

양승조 전 지사 선거캠프 출신 비전문가들이 잇따라 공공기관장에 임명되면서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져왔다. 독립성이 생명인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실상 반대한 인물이 임명되는가 하면 심지어는 특정인의 기준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보자 전체의 점수를 상향하는 일도 벌어졌다.

양 전 지사는 이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철학(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로 정면 돌파를 지속해 왔다.

사실 선거캠프 출신이라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그럴 만한 능력이나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 공공기관장에 임명되다보니 “양 전 지사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다”는 평가가 굳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민선7기 캠프 출신 비전문가 공공기관장 인선 논란 지속

양승조 전 지사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 정면 돌파

그렇게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이 직무를 잘 수행했다면 또 모를 일이다. 민선7기 때처럼 주요 공공기관마다 크고 작은 논란과 갈등이 많았던 적이 있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기자와 악연을 이어온 공공기관장이 있다. A 대표이사다.

여러 일화들이 있지만 전국 윷놀이대회 개최를 둘러싼 A 대표이사의 대응은 여전히 씁쓸한 입맛이 감돌게 만든다.

과연 윷놀이가 충남도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가능한지,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런 행사를 치러도 되는지 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A 대표이사는 “도지사가 할 일 없어 노름판을 벌인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반드시 색출해서 공개토론장에 세우고야 말겠다”거나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이 도정을 흔들고 있다”는 등 상식 밖의 대응으로 많은 이들을 당혹케 했다.

“이순신 장군도 윷점을 놓으셨다”는 그의 반론은 귀를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충무공을 마치 ‘운발’에 기댄 승부사 정도로 비쳐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A 대표이사에 대한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2014년 발급된 경력증명서를 제출한 것이 화근이 됐고, 일부 의원은 공모 자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지만, 해당 상임위원장은 어느 날 “4년 가까이 의정활동을 하면서 오점이라고 생각하는 건 A 대표이사 인사청문회 때 ‘적격’을 내렸다는 것이다. 의원님들께 ‘(전임 대표이사의) 잔여임기로 들어왔으니 정말 잘 할 것이다.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한 것이 가장 큰 과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A 대표이사, 전국 윷놀이대회 비판에 “공무원 색출” 상식 밖 반응

민선8기 ‘힘쎈 충남’ “당찬 의지의 표명”…‘베이밸리’엔 “가슴 뛰는 이야기”

그런 A 대표이사가 민선8기 들어 또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근 상임위 업무보고에서 “민선7기에서 도 문화예산 대부분은 체육과 유산에 집중된 관계로 문화 쪽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며 “굉장히 아쉬웠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민선8기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새로운 기획이나 발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가 민선7기에 임명된 캠프 출신 비전문가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실상의 사퇴 압박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A 대표이사의 이 같은 발언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A 대표이사는 한 발 더 나아가 지역 일간지에 ‘힘쎈 충남과 문화예술’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당찬 의지의 표명”이라거나, 김 지사 대표 공약인 ‘베이밸리 메가시티’에 대해 “가슴 뛰는 이야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민선7기 때 결정된 천안중부물류센터 아파트 건설에 대해서는 “크게 실망한 바 있다”고 다시 한 번 양 전 지사를 겨냥했다.

캠프 출신 비전문가 중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그가 민선8기 들어 전임 도정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물론 그의 평소 소신이었을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임명장을 준 사람에 대한 도의적 차원에서라도 과연 이런 행동이 맞는지 의문이다.

한편으론 양 전 지사가 그토록 강조해 온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기준이 A 대표이사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얘기인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의 모습은 ‘뒤늦은 커밍아웃’일까, 아니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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