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지 않아도 하늘이 보이는 게 원도심 매력 아닌가요”
“고개를 들지 않아도 하늘이 보이는 게 원도심 매력 아닌가요”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⑬ 박월훈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 승인 2015.04.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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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원도심은 잊혀진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도시를 엿볼 수 있는 현재의 표정이다. 원도심의 옛공간에는 청춘의 추억이 묻어있고, 그 가운데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는 곳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그곳에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시간의 수레바퀴를 이쪽으로 돌리고 저쪽으로 돌리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의 원도심은 도시의 풍경을 따뜻하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이 자원에 활력있는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대전시 도시재생본부 직원들이다. 본부를 이끌고 있는 박월훈 본부징을 만나 원도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재생이라는 의미는?
재생이라면 사실 일반인들에겐 낯선 용어죠. 사실은 20~30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에요.  재생이라는 뜻의 regeneration 이라는 말 자체가 유기체라는 의미죠. 도시도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쇠퇴하고 복원되고 다시 쇠퇴하는 거죠. 대전도 중앙로, 원도심 이런 쪽이 영화를 누렸던 곳이잖아요. 재생이라는 용어 자체가 물리적인 것에 정신적인 삶이 혼합돼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재개발, 재건축, 물리적인 정비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것이 포함되는 종합적인 개념을 재생이라고 보면 될겁니다.

재생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생긴 변화는?
커뮤니티 중심이 된거죠. 기존 생활방식은 철거하고 다른 도시가 만들면서 커뮤니티가 깨지며 도시가 만들어졌는데 도시 재생은 커뮤니티 붕괴를 지양 합니다. 오히려 수복이라는 의미, 다시 살리면서 환경을 바꾸는 의미로 이야기 합니다. 재개발, 재건축의 정비사업도 일정부분 필요하지만 소규모, 친환경, 공동체활동 발굴 방향으로 더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의 복원의 의미란?
공동체가 잘됐다는 지역이 많아요. 전국에서 유일한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공동체를 발굴하고 유지되도록 하는데요. 주부를 중심으로 마을 신문도 만들고 도서관도 운영하는 석교동 같은 경우는 지속적으로 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을 연결하는 작업이 어렵더라구요. 기존에는 공동체가 잘 유지되는 것에 만족했는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단위 사업들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죠. 지속성 있게 마을을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생각을 하는겁니다. 도시재생본부에서는 이런 공동체들을 발굴해서 재생사업화 하고 부족한 콘텐츠나 소프트웨어를 복원하고, 마을 공동체 리더를 교육해 마을을 전체적으로 돌보고 환경정비도 하는 도시재생 코디네이터를 양성하고 진작시키는 쪽으로 가는 겁니다.

도시재생본부가 생각하는 원도심은?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원도심은 옛충남도청과 대전역을 잇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전에는 신탄진, 유성시장, 도마동 변동 같은 구도심도 사실 원도심이거든요. 이런 지역들도 재생을 도모해서 균형 발전을 하도록 하려는 겁니다. 2007년에 도시균형발전 지원조례를 만들어 이쪽만 원도심이 아니다, 균형있게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넓게 보고 있고요. 그래서 이후로 저희들도  신탄진, 유성시장, 도마동 변동도 같이 보고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균형의 가치를 어떻게 부여해야 하는가?
균형은 전체성과도 연계 된 겁니다. 둔산에 대전예술의 전당이나 연정국악회관이 몰려있는데요. 중구와는 똑같을 수가 없는거죠. 예를 들어 동구는 근대문화를 집중 한다든지, 자원에 비례해 살려야합니다. 도마동과 변동은 패션타운, 유성시장은 전통시장과 온천을 결합시키는 발전, 나름대로 정체성을 극대화 하고 드러내는 발전이 맞다고 봅니다.

원도심 문화예술을 지원하면서 나타나는 딜레마는?
저희도 고민이 많아요. 원도심 LED 설치 이전과 이후에 이 쪽 주변도 많이 달라졌고. 중교로도 투자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사실 개인 간의 이해차이를 규정하긴 힘들어요. 그래서 도시재생 사업이 앞으로는 주민 협의체를 통해 협업하는 형태를 요구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이 결정되면 주민이나 주변 분들이 같이 모여서 같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임대료를 부당하게 올리는 것을 막는 협약이 이뤄져야 합니다. 물론 이를 강제하기는 힘듭니다. 건물주나 장사하는 분이나 문화예술 하는 분 모두 상생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도시재생사업을 표방하며 민관협조를 하겠다는 것에는 이런 의미가 포함 된 겁니다.

마을 커뮤니티를 위한 좋은 마을 만들기의 성과는?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최소한의 지원, 경비를 적게 들이면서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 부분은 도시재생사업화 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니,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고, 주민들의 회비가 있다면 더 생산적인 것에 쓸 수 있다는 거죠. 거점이 되는 사업은 지원해주고 소소한 형식의 사업은 자발적으로 충당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축제도 관에서는 마중물 정도로 지원을 하고 기본적으로 상가들이 십시일반, 여러 단체들이 참여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죠. 우송대쪽의 용수골 축제도 캠퍼스타운 생기면서 상가, 대학, 학생들이 같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상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내잖아요. 물론  시에서도 지원하지만요. 이런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봐요.

원도심 재생의 민관협치 방향은?
도시재생본부가 출범 하면서 세미나와 포럼을 시민대학에서 진행을 하면서 참여와 관련한 교육을 했어요. 최근에 도시환경주변계획 세미나를 하는데 종전과는 다르게 추진위원회, 조합원 들에 일일이 알려줬어요. 단순히 통보하고 알려주는 요식행위가 아니고, 시끄럽더라도 더디가자는 차원의 소통이었던거죠. 제가 볼 때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계속 운영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포럼이나 세미나 등을 통해서 서서히 바뀌는 것이지 하루 아침에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에요. 마을의 사회학자, 도시계획자, 건축자, 미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또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원도심의 자원은?
저는 대전에 89년에 왔어요. 대흥동 청사에 와서 업무를 시작했죠. 대전이라는 도시에 대해 깊숙한 내용을 경험하진 못했어요. 하지만 도시업무를 하면서, 대전의 옛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대전에는 근대 문화유산들이 매우 많아요. 하지만 속에 묻혀 있는 거죠. 드러내서 연결이 안되어 있는거죠. 군산이나 대구는 우리 보다 앞서 있는데요. 사실 우리 보다 자원이 많은 건 아니에요. 우리의 철도관사촌, 충남도청, 철도보급창 등은 굉장히 좋은 자원이거든요. 또 3대 하천을 저는 가장 높게 평가합니다.  3대 하천이 도시를 통과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의미있는 경우입니다. 대전에 사시던 분들은 3대 하천에서 목욕도 하고, 연애도 하고, 그런 추억이 있을겁니다. 이런 것들을 발굴해서 기억을 도출해내고 사업화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공간은?
원도심이라고 부르는 대흥동, 선화동 일대가 사람들에게 정겨운 이유가 보통 4층 건물이에요. 그러니까 고개를 안들어도 하늘이 보이고 몇십년 된 나무들이 역사를 말해주고 있잖아요. 유성시장 같은 곳도 전통시장으로 참 볼만한 곳이거든요. 제가 볼 땐 다른 건물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나 외지인들은 무형의 장날을 보려고 옵니다. 그런 것이 훨씬 매력있고요. 목동도 교도소 자리에 있는 망루로 마찬가집니다. 이데올로기의 역사와 이응노 화백의 발자취 이런 스토리가 잘 펼쳐져 있거든요. 이런 것도 도시재생본부가  해야 합니다. 철도 관사촌 인근도 소제호가 있던 자립니다. 소제동에서 바라보면 호수가 보였던 스토리가 있던 곳인데요. 이런 것들을 꺼내면 상당히 좋은 공간이 될 것 같아요.

원도심의 가능성은?
도시재생본부가 여기 와서 처음으로 얘기 한 것이 차없는 중앙로입니다. 한 번에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학습이 필요한 거죠. 그러니까 어린이날 행사나 벼룩시장도 이곳에서 계속 추진해야 되요. 이런 것들이 2~3년 학습이 되면 차를 줄여서 대중들의 공간으로 변신하도록  하는 거죠. 대전의 핵심은 대중교통으로 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도시의 지속성이 높아지고, 환경이 중요한 도시 사람이 중요한 도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도심에서 대중교통 혁신이 이뤄지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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