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미국 내 서열 3위인 정치 거물 낸시 펠로시(Pelosi) 하원의장이 3일 저녁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 시각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학로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하는 등 휴가를 즐겼다. 윤 대통령은 연극 관람 후 배우들과 뒤풀이까지 하며 휴가를 만끽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펠로시 의장이 방한하는데 윤 대통령을 만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펠로시 의장은 당초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과 겹쳐서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며 “대신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오찬하는 일정이 이미 발표됐다”고 밝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아무리 처음 해보는 초보 아마추어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렇지, 가뜩이나 동맹국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지대한 거물급이 몸소 찾아왔는데도 예정된 휴가나 즐기겠다는 자세는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냥 일 자체를 안 하는 듯.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 아닌가??”라며 “나라의 최고 중요 동맹국 미국의 하원의장이 방한하는데 참모들과 회의하며 만날 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 시간에 연극 보고 밖에서 술 마시고 있는 게 제 정신이냐”고 발끈했다.
그는 “펠로시 정도의 영향력 있는 미국 정치인이라먼 당연히 만나 인사하고, 대만 방문 결과 설명도 듣고 국제 정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이게 그냥 '안 만난다'라고 발표할 일일까? 한국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외교 ‘왕따’가 된 거 같아 정말 부끄럽다”고 고개 숙였다.
다른 네티즌은 공자의 말씀 가운데 유명한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远方来 不亦乐乎: 멀리서 벗이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를 떠올리며, 윤 대통령의 ‘결례’를 지적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에서는 로런스 웡(Lawrence Wong)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상징적 존재인 할리마 야콥(Halimah Yacob) 대통령 등을 만났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스마일 사브리(Ismail Sabri) 총리를 만났으며, 대만에서 차이잉원(Tsai Ing-wen) 총통을 만났다.
이후 한국을 방문해서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권성동 박홍근 등 여야 원내대표를 만난 뒤, 일본으로 건너가 기시다 총리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