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도입 놓고 충남교육청 딜레마
IB 도입 놓고 충남교육청 딜레마
'귀족학교' 우려에 수능 준비 어려움부터 초·중·고 연계까지
교사 등 교육공동체 동의 관건…교육청 "초등부터 단계적 준비"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2.08.07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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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이 김지철 교육감의 공약인 ‘충남형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교육과정’ 도입을 놓고 딜레마를 겪고 있다. (충남교육청 전경. 자료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교육청이 김지철 교육감의 공약인 ‘충남형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교육과정’ 도입을 놓고 딜레마를 겪고 있다. (충남교육청 전경. 자료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교육청이 김지철 교육감의 공약인 ‘충남형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교육과정’ 도입을 놓고 딜레마를 겪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교육과정 도입을 위해선 교육공동체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현재로서는 대대적 변화에 따른 현장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귀족교육'이라는 시선도 있어 참여율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IB가 뭔데?

교육청에 따르면 IB는 1968년 스위스 비영리 공적 교육재단인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BO)’가 개발한 교육과정이다. 토론 수업과 글쓰기 과제 등을 통해 문제 해결력을 키우고 경험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적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며 현재 세계 각국의 학교에서 IB를 운영 중이다. 일본의 경우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 IB를 도입했다.

다만 IB를 도입하려면 IBO가 제시한 3단계(후보-준비-인증)를 거쳐야 한다.

국내에서는 2019년 4월 제주와 대구교육청이 IB를 도입, 한국어로 번역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6.1 지방선거를 통해 교육감이 교체되면서 지속 여부는 미지수다.

도내에서는 충남삼성고가 자체 도입, 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IB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IB 도입까지 최소 4년…일관된 철학 요구

교육청은 IB 교육과정 도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김 교육감은 6.1 지방선거 후보 시절 “교육의 질을 높이고 모든 아이에게 특별한 교육을 제공하겠다”며 IB 도입과 함께 충남형 변형을 공약한 바 있다.

교육청은 김 교육감 임기 내 초 2곳, 중 2곳, 고 1곳의 최종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도내 학교의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IBO에 준비학교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준비학교가 되면 IBO로부터 교사 연수 등을 받고, 후보학교 승격을 추진한다. 후보학교 승격까지는 약 2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6.1 지방선거 당시 IB 교육과정 도입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6.1 지방선거 당시 IB 교육과정 도입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이 과정에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후보학교가 되면 지불해야 하는 연회비는 학교급별에 따라 다른데 평균 1000만 원 정도. 이 비용은 교원의 교육자료 제공, 컨설팅 지원 등에 활용된다.

이후 최종 인증을 받아야 IB를 운영할 수 있는데, 그 기간이 대략 4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청은 IB를 먼저 도입한 다른 지역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지난 4일과 5일 충남형 IB학교 추진실무단이 대구교육청 등을 찾아 운영 사례를 공유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IB 도입 둘러싼 갑론을박…교육공동체 동의가 필수

변화를 추구할 때 우려가 따르기 마련이다. 교육청이 추진 중인 IB 교육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어로 수업을 하다보니 ‘귀족교육’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전문가는 5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교육비가 많이 들고, 이미 외국어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인식으로 IB는 귀족교육이라는 시선이 강하다”고 말했다.

수능시험 입시체제에 적합한 방식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예산지역 학부모 A씨는 “논·서술형 위주의 IB 평가와 달리 수능은 선지형이다. 동시에 대비하기가 힘들 것”이라면서 “IB가 정말 아이들한테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공동체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특히 교사의 경우 교육과정 재구성 등을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교육청은 학교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초등학교부터 단계적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IBO와 협상을 통해 대구처럼 한국어 IB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IB 도입 학교 교사가 중도에 다른 곳으로 옮기면 연속성 유지가 어렵다. 학생 역시 IB를 도입한 초등학교에 다녔지만, 중학교는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IBO 누리집 갈무리.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IBO 누리집 갈무리.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제주 표선면 소재 초·중·고등학교가 IB를 도입·운영하는 것처럼 초·중·고 연계가 필요하다는 얘긴데, 교육청 역시 이 같은 이유로 딜레마를 겪고 있다.

만약 IB 도입을 원하는 학교가 없으면 김 교육감의 공약 추진은 사실상 무산된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공약 추진을 위해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라는 점을 전제한 뒤 “교육공동체 전체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새로운 방식의 교육인 만큼 얼마나 많은 학교가 IB 도입을 동의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귀족학교라는 비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계속해서 “국내 대학에서도 IB 이수 학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 수시 전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며 “다만 우려가 있는 만큼 초등학교부터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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