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인] “은퇴 후의 삶, 고민되시죠? 저는 전공을 살렸죠”
[굿모닝충청인] “은퇴 후의 삶, 고민되시죠? 저는 전공을 살렸죠”
‘나무의사’ 한용덕 씨, 2020년 말 대전시 녹지직 공무원 퇴직
30여년 현직 이론·실무 겸비… “자기발전 위한 노력 지속해야”
  • 황해동 기자
  • 승인 2022.08.07 19:1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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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대전시 녹지직 공무원을 정년 퇴직하고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용덕 씨. 사진=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2020년 12월 대전시 녹지직 공무원을 정년 퇴직하고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용덕 씨. 사진=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은퇴 이후의 삶’, 최근 중·장년층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현직에서 활동하는 시간 이상의 삶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을 살릴 것인가, 또 다른 삶을 살아볼 것인가. 격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두 가지 다 만만치 않은 선택이다.

‘나무의사’ 한용덕(61) 씨는 전공을 살린 사례로 꼽힌다.

한 씨는 2020년 12월 말 대전시 한밭수목원 조경팀장(5급 사무관)으로 퇴직했다. 1990년 충남 홍성군청 녹지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나무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30여년이다.

어릴 적부터 유독 나무와 숲을 좋아했던 한 씨는 군 입대 전 대학에서 화훼를 전공했으나, 복학하지 않고 고향인 보령 천북면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나무와 함께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는 꿈을 키웠다.

결국 그는 가로수 등 도시 숲 조성·관리, 숲 가꾸기, 수목원 운영·관리, 도시공원 조성·관리 등 나무와 관련된 전문직업으로 녹지직 공무원을 선택했다.

충남도립대에서 자치행정학을 공부한 것이 공직 입문의 밑거름이 됐다.

2008년 3월 대전시 동구로 전입한 후에는 10개월 만에 승진할 정도로 노력하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30년을 나무를 키우고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녹지직 공무원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됐지요.”

한 씨는 사무실에만 매달려 있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을 아껴 현장에서 실무를 익혔고, 이론과 관련 법규를 공부하는 것에도 게으르지 않았다. 고향 천북에 농장도 만들어 왔다.

고향 농장은 2002년부터 조성해 왔다. 1만 3000여평 임야에 조경수를 심어 관리했다. 현재는 소나무 종류를 비롯해 단풍나무, 목련 등 약 5000그루가 심어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조경분야를 평생 굳은 심지를 갖고 개척해 와 뿌듯합니다.”

한 씨의 자부심은 평생 쌓아온 전문지식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퇴직을 앞둔 2020년부터 ‘나무의사’ 시험을 준비해, 2년 4개월만인 올 4월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토양학, 수목병리학, 수목생리학, 수목해충학, 수목관리학, 해충 판별, 현장 실무 등 30년 경력이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한 씨는 전했다.

한 씨는 “퇴직 후에도 나무를 키우고 관리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국가에서 시행하는 나무의사를 적합 직종으로 보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라고 했다.

그는 나무의사 외에도 산림공학기술자, 산림기사, 조경기사, 식물보호산업기사 등 나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가 자신의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는 것을 방증한다.

‘힘들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한 씨는 “현장감독, 이론 공부, 시골 농장관리 등 부산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고, 흥미를 갖고 있는 조경분야를 개척해 와 뿌듯하다”라고 했다.

“공무원 합격은 시작일 뿐입니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 씨는 “녹지직 공무원들 중에 나무 한 그루 심어보지 않고, 삽 한 번 잡아보지 않은 공무원들이 많은데, 자기발전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현장 관리감독, 식재, 병해충 예방·대응 등 현장 적응도를 높이려면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의욕과 성취욕이 생기고, 알찬 직장생활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꿈꾸는 삶도 나무와 가깝다.

“평생 나무를 키우고 관심을 쏟아온 만큼, 앞으로도 나무병원을 운영하면서 도심 수목에 대한 병해충 진단, 처방, 현장시술 등의 일을 하고 싶습니다. 농장 관리도 해가면서요…”

‘나무의사’에 대한 한 씨의 설명을 들어봤다.

-나무의사가 뭐하는 직업인가.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야하는데 비생물적 피해, 생물적 피해, 노령화 등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는 원인을 진단해 처방과 시술을 하는 직업이다.

생물적 피해는 해충·병 등, 비생물적 피해는 토양의 투수 및 양분흡수 여건·기상여건(비, 건조, 이상고온화 등)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살충제, 살균제, 토양성분 진단에 따른 토양 개량 등 원인 규명에 따라 처방할 수 있지만, 사전에 숲에서의 예찰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기후변화에 따른 현장 여건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토양학, 수목병리학, 수목생리학, 수목해충학, 수목관리학 5개가 1차 필기시험 과목이다. 2차 시험은 애벌레로 해충 판별하기, 현미경 활용법, 현장실무 등 주관식으로 치러지는 종합시험이다.

올해가 6회차 시험이었고, 응시자의 15% 정도가 합격한다. 현재 전국에 약 750명의 나무의사가 있다.

-나무의사는 어떻게 일하나.

▲광역시·도에 나무병원을 등록하고 개원할 수 있다. 관공서 생활권 수목 진단 민간용역 등의 일을 할 수 있고, 아파트 등 개인정원 진단·처방·방제 업무 등을 할 수 있다. 내년 6월말이면 식물보호기사와 산업기사 등 2종 나무병원은 없어지고, 1종 나무의사들만이 활동할 수 있다.

‘나무의사’ 한용덕 씨가 전하는 ‘화분 잘 키우는 꿀팁’

-1일 최소 3-4시간 이상 일조량 보장돼야 한다.
-화분이 죽는 이유의 80-90%는 과습이다. 뿌리호흡이 어려워진다. 투광·통풍이 매우 중요하다. 일광 조건이 좋지 않으면 응애나 진디가 많아진다.
-오래된 뿌리를 털어내고, 새 옷(흙)을 입혀주자. 제한된 용기 속에서는 뿌리가 밀생되기 쉽다. 결속력이 강해지면 정상적인 호흡이나 수분흡수가 어렵다. 적당한 시기에 분갈이가 필요하다.
-과습을 방지하고 투광·통풍이 좋아야 병해충을 예방할 수 있다.
-적절한 생육공간 확보(분갈이), 가지정리(밀생), 투광·통풍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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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맘 2022-08-10 18:08:56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시는 분이네요~
한용덕님의 앞날도 응원합니다 ~~

안당 2022-08-09 16:50:11
좋아하는 일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비단길 2022-08-09 16:29:04
너무 멋지십니다!

국민대회 2022-08-09 15:13:09
자유통일을 위한 1천만 서명 국민대회. 8월15일 오후3시. 광화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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