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고나 기자]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의 접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보수 유튜브 채널인 이봉규 TV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전화통화 성사 과정을 공개했다.
강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 일정이 잡혀 있어 펠로시 의장이 의사를 물어봤을 때 이미 양해를 구했다”면서 “의전적으로 정리가 된 사안"이라 설명했다. 또 "일부러 만나지 않은 것이며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등의 주장은 외교 정책이 흔들린다고 비판하기 위한 억측"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채널 선택에 대한 비난이 이어진다. 해당 채널은 지난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해온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가 진행하는 방송으로 극우 채널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무속인을 초청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사주를 보면서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내보내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직이 굳이 극우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현안을 해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뒷말이 이어진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도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각성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봉규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이봉규TV’를 즐겨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당시 윤 대통령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이 씨는 해당 사진이 자신의 채널을 보고 있는 것이라 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대통령실 고위직과 분명한 친분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없는 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전에도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 간의 접점은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튜버 강용석 씨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상대 후보를 공격해야지 왜 김은혜(국민의힘 경기도지사 당시 후보)를 공격하느냐, 함께 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선거개입의 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통화 사실을 부인했고 강 씨도 “노코멘트”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문자 파동’ 사건에서 등장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 또한 극우 유튜버 출신이다. 강 행정관은 과거 ‘자유의 새벽당’ 대표로 활동하면서 유튜버를 진행왔는데, ‘중국 속국 문재인’, ‘박근혜 탄핵은 중국 공산당과 관련’, ‘페미와 대선과 간첩’ 등의 소재로 방송을 진행해왔다. 논란이 일자, 현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 안 모씨가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해온 사실도 지난달 밝혀졌다. 안정권 씨는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식에 VIP자격으로 초청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턴라이트TV 강민구 대표의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고모인 김혜섭 목사가 보수 유튜버들을 관리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김건희 라인에서 보수 유튜버들이 관리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안정권이 김건희를 의리녀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극우 유튜브 챙겨보는 게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이냐”, “대통령실의 편협한 시선의 이유가 바로 이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