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안 믿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뾰족한 수 없다”
경찰 안 믿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뾰족한 수 없다”
경찰 “가족 불러도 안 믿어…시티즌코난 등 효과적”
윤소식 청장 “어렵지만 설득해야…포상과 홍보”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08.20 0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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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은 피해자들이 출동한 경찰을 믿지 않아 현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은 피해자들이 출동한 경찰을 믿지 않아 현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은 피해자들이 출동한 경찰을 믿지 않아 경찰이 현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 경찰관들에 따르면, 피싱 사기범들은 기관을 사칭하거나 대환대출 등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기망하는 과정에서 세뇌기법 등을 사용해 “경찰이나 은행원들을 믿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은 “사기범이 ‘가짜 경찰이 올 것이니 믿지 말라’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세뇌한 뒤 은행으로 보낸다”라며 “제복 입고 출동해도 피해자들이 제가 경찰임을 믿어주지 않아 현금을 인출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매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 피해자를 설득해도 최소 30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설치됐는지 확인하려 해도 피해자가 직접 건네주지 않는 이상 제가 뭘 어떻게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경찰대학 등에서 개발한 악성 앱을 탐지·제거하는 시티즌코난 앱이 피해자 설득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출동 후 방금 복귀한 한 경찰은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하루 평균 3번 정도 받아 출동하는데, 피해자들이 비협조적인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피해자가 휴대전화에 시티즌코난 앱 설치를 허락해주면, 통화를 가로채는 악성 앱을 보여드린 뒤 삭제할 수 있어 설득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이폰엔 시티즌 코난이 없어 같은 방식의 대응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대 치안연구소 관계자는 “시티즌 코난은 악성 앱을 탐지·제거하는 앱이고, 아이폰엔 악성 앱 설치가 불가능해 전화나 문자 등으로 보이스피싱범이 접근한다”라며 “현재 의심 문자나 전화번호 등을 탐지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보이스피싱 통계.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최근 보이스피싱 통계.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색다른 주장으로는 피해자 설득이 어려우니 아예 현금수거책을 피해자와 함께 검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 경찰은 “피해자가 피싱범에 속아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면 현금수거책이 은행이나 피해자 거주지 주변에서 대기하기 마련”이라며 “피해자에게 수거책이 돈을 챙길 때 검거하자고 권유하면 조금은 더 설득하기 쉬워지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피싱 사기범에 속은 피해자를 설득할 방법이 없음에도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은 끊임없이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윤소식 대전경찰청장은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포상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청장은 “피싱 수법이나 예방법을 시민분들께 계속 알리면, 경찰이 피해자분들을 설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라며 “현장 경관들에게도 지속적인 포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등 피싱 사기 없는 대전을 위해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윤 청장은 경관들에게 “피싱 사기범들에게 단단히 속은 피해자를 경찰이 중간에서 설득하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경찰은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있음을 명심하면서 계속 노력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피싱 예시. 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피싱 예시. 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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