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
[청년광장]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
이준석을 발가벗겨 쫓아내고 대문까지 걸어 잠그는 국민의힘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8.20 21: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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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尹-李 간 갈등이 도무지 끝이 날 생각을 않는다. 요즘 이준석 전 대표를 보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이 떠오른다. 토사구팽. 그 뜻은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이다. 한나라의 유방(劉邦)이 초나라 항우(項羽)를 상대로 4년 간 전쟁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고 한나라를 세운 직후에 벌어진 일에서 비롯된 고사다.

당시 유방은 자신과 성씨가 같은 동성제후(同姓諸侯)들과 함께 한신(韓信)과 더불어 유 씨가 아닌 개국공신 7명을 제후로 봉했다. 이 성씨가 다른 7명의 제후들을 이성제후(異姓諸侯)라 부른다. 하지만 유방은 어느 정도 국가가 안정이 되자 이 7명의 이성제후들이 장차 자신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 여겨 한 명씩 올가미를 씌워 제거했다. 그 때 한신이 내뱉은 탄식에서 토사구팽이란 단어가 유래한 것이다.

현재 이준석 전 대표는 유방에게 버림을 받았던 한신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의해 버려질 위기에 놓여 있다. 아니 이미 버림을 받았다고 봐야겠다. 사실 지금 그의 처지가 궁지에 몰린 건 어느 정도 본인이 자초한 면이 있다. 일단 상대에게 책잡힐 거리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스스로 책잡힐 거리를 상대에게 던져주었다. 지금 윤핵관들은 그걸 트집 잡아 이준석 전 대표를 맹렬하게 물어뜯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푸대접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대선 기간 동안 이런 저런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1월 중순 경에 봉합에 성공했고 이준석 전 대표도 나름대로 20대 남성들의 표를 끌어모아서 간발의 차로나마 승리하는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온갖 자폭 행보로 무너지는 틈을 타 반사이익을 끌어올리며 승리하는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두 번의 전국단위선거에서 연승을 하는데 공이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런 공에 비해 그가 국민의힘에서 받고 있는 대우는 너무도 볼품 없다. 지금 강제로 대표 자리에서 해고되기 전부터 말이다. 세상에 이렇게 승장을 형편 없이 대우하는 예는 역사적으로도 찾기가 어렵다. 전쟁 중에 왕과 장수가 갈등을 일으킨 사례는 숱하게 있었다. 하지만 장수가 승리를 거두고 오면 어떤 식으로든 허물을 덮고 상을 내려 예우를 했다. 이기고 왔는데 처벌하고 처형한 사례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준석 전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필자가 윤석열 대통령을 쭉 지켜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다. 스탈린은 우리가 아는 이미지와 달리 굉장히 섬세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남에게 사소한 은혜를 입은 것도 일일이 다 기억하며 보답을 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만큼 사소한 원한들도 일일이 다 기억해두었다가 훗날 모조리 배로 갚아 버리는 특징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그런 점에서 스탈린과 성격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정국 내내 속으로 이준석 전대표에 대해 이를 갈고 있었고 건수 하나 잡히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 성 상납 의혹 사건이 터졌고 이를 구실로 윤핵관들을 움직여 이준석 전대표를 발가벗겨 사실상 내쫓아버렸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수족 노릇을 하는 윤핵관과 일부 어용지식인들을 동원해 이준석 전대표의 제거가 정당하다는 선전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일부 어용지식인들은 언론에 등장해서 이준석 전 대표 덕분에 선거에서 이겼다는 건 잘못된 논리이며 오히려 이준석 전 대표 때문에 선거에서 질 뻔했다는 식으로 선전 중이다. 필자가 이준석 전대표를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참 이런 식의 대우는 좀 지나쳐 보인다.

다시 말해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소한 원한까지 다 기억해 두었다가 훗날에 모조리 갚아버리는 성격이라는 걸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쨌든 초반에 갈등이 있었으나 후에 다시 봉합해 열심히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엔 열심히 기면서 충성 맹세까지 했다. 그러므로 책잡힐 거리가 생겼어도 가벼운 징계 정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생각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마음 속으로 그에 대한 원한을 쌓아둔 채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뭐 하나 꼬투리라도 잡혀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성 상납의혹 사건이 터졌고 그걸 구실로 윤핵관들을 움직여 자기 마음 속 원한을 다 쏟아냈다. 이준석 전대표가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했던 말이 필자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이다.

이준석 전대표는 그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이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까 당연히 털고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처럼 되니까 당황스럽다.”고 했고 덧붙여서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했다. 즉, 본인은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공이 있으니 그걸로 무마되리라 믿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전혀 무마해줄 생각이 없었으니 당황했다는 것이다.

현재 이준석 전 대표는 장외 여론전과 법의 심판을 빌려 다시 당 대표직에 복귀하길 꿈꾸고 있다. 생각 외로 법원의 판결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된다. 이미 이준석 전 대표는 다 발가벗겨진 상태인데 이 상태로 갑옷을 갖춰 입고 무기까지 들고 있는 윤핵관들을 상대로 맞서 싸우기는 어렵다. 현재 그는 국민의힘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에 사면초가(四面楚歌)인 상황이다.

박 대통령, 유승민에 직격탄
박 대통령, 유승민에 직격탄 "자기 정치에 이용" (SBS8뉴스|2015.06.25)

실제로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선 현재 이준석 전 대표에게 내려진 당원권 6개월 정지에 이어 추가 징계까지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미 발가벗겨서 내쫓다시피한 이준석 전 대표를 아예 다시 집에 못 들어오게 대문 빗장을 걸어 잠그겠다는 신호다. 아울러 이것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개인 숭배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과거 새누리당이 망하게 된 계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개인 숭배 정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졌던 진박(眞朴) 즉, ‘진실된 친박’을 감별하는 생쇼로 내분을 일으켰던 걸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때 이 진박 감별 생쇼로 희생된 인물이 바로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적 멘토 유승민 전의원 이었다. 지금 국민의힘은 6년 전 새누리당의 말로를 다시 걷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국민의힘은 또 하나의 자충수를 뒀는데 바로 통화 녹음 금지법을 발의한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통화를 녹음하여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굉장히 복잡한 뭔가가 있다.

18일에 신동아가 단독 보도로 내놓은 기사가 바로 힌트다. 이준석 전 대표가 예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한 내용이 유출된 적이 있었다. 이 사건이 바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尹-李 간 갈등의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즉, 이준석 전 대표에게 결정적인 녹취록이 있고 그것이 퍼지는 걸 미리 방어하고자 이런 법안을 내놓은 게 아닌지 적잖이 의심이 간다.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은 이준석 전 대표를 일단 발가벗겨서 무력화시키는 것엔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들의 계산대로 흘러갈지는 모르겠다. 현재 돌아가는 국민 여론은 오히려 이준석 전 대표에게 동정적이다. 19일에 미디어토마토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공감한다는 여론이 55.4%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37.6%보다 18% 정도 더 높았다. 이준석 전대표와 윤핵관 중 누가 더 쇄신 대상이라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윤핵관이 47.4%로 24%를 꼽은 이준석보다 2배 정도 더 높았다.

그와 동시에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50.2%로 과반을 넘겼고 국민의힘은 33.9%에 그쳐 이미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으로 완전히 벌어졌다. 정권 출범 100일 남짓한 시점에 여당이 야당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한 사례는 없었다.

임기 초반에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던 이명박 정부조차도 정당 지지율만큼은 역전당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부 분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가만히 앉아서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평가가 27.7%에 그쳐 여전히 20%대 중후반에서 정체되고 있다.

이 쯤 되면 정부든 여당이든 둘 중 하나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하는데 어느 쪽도 심각성을 못 깨닫고 서로 머리 터지게 싸우고 있다. 본래 보수정당의 강점이 끈끈한 결집력인데 요즘 이 쪽도 결집력이 옛날만 못한 것 같다. 차라리 이럴 것 같으면 계급장 떼고 시원하게 치고받고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래야 국민들 한 사람이라도 더 국민의힘의 본 모습을 깨닫게 될 테니까.

본래 이 당은 이런 당이었다. 선거 때에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척 쇼를 하고 선거에서 이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옛날 모습 그대로 돌아가는 것이 특징인 당이다.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알고 자기 밥그릇 놓고 집안 싸움이나 벌이며 선거 때에만 감언이설로 국민들을 살살 속이는 자들이 지금 국민의힘이다. 저들이 진정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는 건 어쩌면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 국민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저들이 계속 저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그런 짓을 계속 해도 또 속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저들의 마인드는 언제나 “선거는 51%만 득표하면 이긴다.”였다. 호구들 숫자를 최대한으로 끌어모아 득표율 51%만 만들자가 그들의 전통적인 전략이었다. 이들이 탄핵으로 정권을 잃은지 불과 5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건 또 낚인 호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들의 목표는 언제나 51%의 호구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 51%의 호구에 들어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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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남 2023-02-04 12:11:49
한심한 정당인 것은 분명합니다
누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마는 일시적으로 어떻게 든 국민만 속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양 하는 정치인들이 있어서 문제인 것 같아 씁쓸한 심정입니다
좀 더 두고 봐야 되겠지만~~

CHEONG.A 2022-08-21 05:25:09
오, 기사 감사합니다. 요즘 많이 통제된 느낌이라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많은 기사들로 다양한 인사이트 얻고 있어요. 힘내세요, 기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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