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노인들 '뒤통수'를 친 대통령
[청년광장] 노인들 '뒤통수'를 친 대통령
- "열 번도 넘게 속았으면, 이젠 그만 속을 때도 되었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9.17 06:52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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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젠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강력한 지지층마저 스스로 날려버리려는 모양이다.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나마 지금 30%대 초반 지지율이라도 나오는 게 누구 덕인지 과연 알고는 있나 싶다. 알고 있었다면 아마 이런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대통령실이 15일 지속 가능한 한국형 복지국가 기틀을 다지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현금 복지의 경우 취약계층에 집중하고, 서비스 복지는 민간 주도로 끌고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한마디로 복지를 민간에 맡기는 ‘복지 민영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정말 이건 누구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여년 전개된 우리나라의 복지 확대를 보면 약자 집중 지원보다는 득표에 유리한 포퓰리즘적 복지사업이 더 눈에 띄는 형국”이라며 “이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 같은 정책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정말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지 한 번 묻고 싶다.

민간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본인들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민간 기업이다.

선진국 중에서 가장 복지가 열악한 나라를 꼽자면 아마도 미국일 것이다. 미국은 의료보험도 민영화되어 있다. 그래서 보험료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살인적이다. 미국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사람이 대략 우리나라 인구만한 수준이다.

미국의 병원은 선진국답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5,000만 명의 빈곤층이 그 대가를 지불할 여력이 있을 리 없다. 미국에선 아프면 죽어야 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 사망자 통계를 보면 1위가 미국이다.

미국이 이런 불명예를 얻은 원인에는 의료보험 문제도 크게 한 몫을 했다. 아파도 병원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치료를 받겠는가? 미국의 사례를 보면 왜 복지를 민영화하는 것이 위험한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복지는 국가가 주도해야 하는 것이다.

또 대통령실의 말이 어이가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10여년 전개된 우리나라의 복지 확대를 보면 약자 집중 지원보다는 득표에 유리한 포퓰리즘적 복지사업이 더 눈에 띄는 형국”이라고 했는데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농촌 마을주치의’ 정책을 은근슬쩍 폐기했다는 게 15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마을주치의 제도 도입은 윤 대통령의 농정 분야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의료기관이 없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 지역에에 전문 의료인이 찾아가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공익직불금 확대 공약과 더불어 호응이 높아 새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런데 농식품부는 마을주치의 제도 도입을 추진을 검토한 결과 현실적으로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데다, 전문 의료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행정리는 3만7563개(읍부 9456개·면부 2만8107개)로 의사 1명이 10개 마을을 순회 진료한다고 가정하면 약 3757명의 의사를 확충해야 한다.

평균 1억2000만원이 넘는 의사 연봉(서울시 보건소, 5급상당)을 감안하면 연간 인건비로만 최소 4509억원이 필요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급여 수준을 더 높게 잡는다해도 마을주치의를 하려는 의료진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결국 이것도 ‘空約’으로 끝난 셈이 됐다.

마을 주치의 제도 자체는 정착되기만 하면 굉장히 이상적인 복지제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것은 결국 현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본래 보수 정당 텃밭이었던 노년층과 농촌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 자극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인부터가 노년층 표심을 끌어내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고 스리슬쩍 폐기해 놓고 어디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디 그 뿐인가? 공공형 노인일자리도 콕 집어서 6만 개나 없애버린 게 지금의 윤석열 정부다. 노인일자리는 노인 복지를 위해서 내놓은 정책이다.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그나마 자신의 논밭이 있으니 최소한 무료할 일은 없다.

하지만 도시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할 일이 없어서 하루하루 무료하게 보내고 있다. 평일 한낮에 공원에 가면 노인들이 할 일이 없어서 바둑 두고 장기 두는 것으로 시간 때우는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다달이 나오는 연금은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서 개발한 것이 공공형 노인일자리다.

할 일 없이 노느니 소일거리 삼아서 푼돈이라도 벌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다. 그런데 이걸 예산낭비라고 6만 개나 없애버린 게 윤석열 정부다. 이 일자리를 통해 생활비를 벌던 노인들 입장에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일 것이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그나마 30%대 초반 지지율이라도 나오는 것은 노년층과 농촌 지역에서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다.

본인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라도 지켜야 그나마 나오는 지지율을 유지할 것인데 이런 짓을 하다니. 공약 폐기 자체도 나쁘지만 본인의 지지율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조차 모르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붕괴된다면 임기 중 탄핵으로 파면된 박근혜 씨보다 더 빨리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걸 모르는 듯하다.

어쩌면 지금 윤석열 정부는 배짱 장사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국갤럽 기준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지지율인 4%를 기록했다.

태극기 부대를 제외한 노년층들마저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에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 60대 이상 노년층들과 농촌 지역에서는 또 자유한국당 홍준표의 득표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늘 그랬듯이 그들은 관성적으로 보수 정당을 향해 표를 주었다.

설령 지금 윤석열 정부가 임기 중에 붕괴되더라도 다음 대선에서 그들은 또 국민의힘 후보를 찍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노인 복지나 농촌 복지는 아무렇게나 막 삭감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자고로 잡아놓은 물고기에겐 먹이를 주지 않는 법이라고 하지 않던가? 지금 정부와 여당은 노년층과 농촌 유권자들을 ‘잡아놓은 물고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젠 노년층과 농촌 지역 유권자들도 각성해야 한다. 언제까지 저들에게 속고만 살 것인가? 원래 저들은 선거철에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면서 살살 속이고 선거가 끝나면 늘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 짓을 상습적으로 했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라고 했다. 하지만 당신들은 두 번이 아니라 열 번도 넘게 속았다. 이쯤 됐으면 이젠 깨우칠 때도 되지 않았나?

본인 살림도 어려우면서 왜 거창하게 나라빚 걱정을 하고 종부세 납부하는 고소득자들 걱정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정말 어느 만평에 나온 것처럼 늘 갑에게 짓밟히고 억압을 받고 사기를 당하는 을의 삶을 살면서도 그래도 갑을 찍어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믿어서 그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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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미 2022-11-23 12:20:52
조하준 기자님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윤진숙 2022-09-27 13:12:30
댓가를 치러야지요

흠냐뤼 2022-09-23 15:14:00
2찍들은 자업자득 알아서 견디세요 ^^ ㅋㅋ
아무튼 알아서 버티세요~~

ㅎㅎ 2022-09-23 11:34:12
노인 일자리는 수입도 수입이지만
일하는 자체가 노인건강에 아주 좋은 효과를 가진 일거양득의 제도인데

이제 노인네들 병원에 몰려갈테니

의료보험료 작살나게 올르겐네

라마다 2022-09-20 04:29:48
노인 일자리는 수입도 수입이지만
일하는 자체가 노인건강에 아주 좋은 효과를 가진 일거양득의 제도인데
이걸 깨 버리니 이젠 노인들은 실실 앓다가 죽어나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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