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자식같이 키운 벼를 갈아엎는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21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에서 쌀 시장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논갈이 투쟁에 나선 한 농민이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이하 농민회)은 이날 논산, 당진, 보령, 부여, 서천, 아산, 예산, 천안 등 9개 시군에서 동시다발 논갈이 및 농기계 행진 전개하며 쌀값 안정 강경투쟁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생산량 초과로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해 올해 본격적인 햅쌀 수확을 앞두고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쌀값이 올해 햅쌀 가격 하락으로 번지자, 농민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김병수 천안농민회 회장은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 쌀변동형직불금제도, 자동시장격리제 등으로 쌀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쌀값은 끝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며 "모든 공산품은 만든 사람이 제품값을 매기는데 쌀값은 농민들이 매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양곡관리법개정안에 대해서 여야는 서로 미루고만 있다"며 "더이상 정부와 국회에 기대지 않고 농민들의 힘으로 쌀값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산시 염치읍에 한 농민은 “쌀값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 반면 농자재 및 농업경영비용은 날이 갈수록 폭등하고 있는데 오르지 않는 것은 고생해서 수확한 농민들의 노동에 대한 대가 뿐"이라며 "밥 한 공기에서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원가는 206원에 불과한 현실에서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통계청 조사를 근거로 쌀 소비가 줄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연간 쌀 소비량은 연간 400만톤"이라며 "의무 수입 물량이 40만8천톤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를 중단해야 국내 쌀 농가가 산다"고 주장했다.
천안시 풍세면에 모인 농민들은 “정부는 마치 ‘농산물 가격이 물가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전농 충남도연맹과 충남 농민들은 하반기 총력투쟁을 펼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농민회는 이날 논갈이 투쟁과 함께 충남도와 도의회, 국회의원, 농협 등에 충남농정 10대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