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위기의 한미동맹
[청년광장] 위기의 한미동맹
외교 라인의 전면적 경질 및 쇄신이 필요하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9.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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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수구 정부와 수구 정당은 입만 열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솔직히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동맹’이라기보다는 ‘사대’에 가까워 보인다.

세상에 자국의 군대가 전시상황에서 작전 통제하는 권한도 남한테 넘기고 받아올 생각도 안 하는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가 사대가 아니면 무엇인가? 그들의 행동은 ‘친미’를 넘어서 ‘숭미’에 가깝다.

그런데 요즘은 시대가 변한 모양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입으로는 ‘친미’ 정부라 하는데 정작 하는 행동은 ‘친미’가 아니다. 이 블랙 코미디 같은 광경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입만 열면 ‘친중’ 정부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작 박근혜정부 시절에 박근혜가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쏙 뺐다.

지난 2월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민주당 집권 기간, 친중·친북 굴종외교를 너무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통령이 되면 미국, 일본, 중국, 북한 정상 중 누굴 먼저 만나겠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는 “저는 먼저 미국 대통령, 그다음 일본 수상, 중국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 (만날) 순서를 정하라면 그렇게 하겠다. 왜냐하면 민주당 정권의 집권 기간 동안에 너무 친중 친북의 굴종외교를 하는 가운데 한미관계, 한일관계가 너무 많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계속해 선거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에 대해 “2년 전 대한의학협회 의사들이 우한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 입국자를 차단해달라고 6번에 걸쳐 정부에 요청했지만 친중 정권이 묵살했다(2월 19일 울산 유세)”, “입으로만 민주주의라고 하지 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반미·친중·친북 이런 데 빠져있다(2월 24일 수원 유세)”며 친중 정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래 당신 말이 다 맞다고 치자. 그런데 지난 8월 3일 미국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 당신은 휴가 기간이라는 핑계로 접견하지 않았다. 어디 그 뿐인가? 공항에서 펠로시를 마중나간 정부 측 인사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렇다고 당신이 어디 멀리 지방으로 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펠로시가 입국한 그 시간에 당신은 서울에서 연극을 보고 배우들과 술 마시고 있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15일에는 중국의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방한을 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접견했다. 미국 정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패싱해버리고 전화 한 통으로 퉁쳐놓고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는 만나는 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윤석열 대통령 당신이야말로 진짜 ‘친중’ 아닌가? 

거기다 2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달 ‘낸시 펠로시 패싱 사건’ 당시 펠로시는 상당히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고래(古來)로부터 ‘접대의 관습’이란 것이 있다.

이것은 외교상에는 불문율로 내려오는 것으로 적대국의 사절단이라도 일단 손님으로 왔으면 융숭하게 대접을 해서 보내는 것이 ‘접대의 관습’이다. 하물며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다. 그런데 이런 푸대접을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방한을 했던 낸시 펠로시는 주한미국대사관을 방문해 대사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눈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는 친중인가요?”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낸시 펠로시 자신이 대만을 먼저 방문한 후에 한국에 들렀기에 한국이 중국 눈치를 보느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이 틀어졌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측에선 사실 확인을 위해 공식 경로로 미국 대사관에 문의를 했다고 한다. 대사관 측은 “한국을 방문하는 미 의원들과 정부 인사들은 직원들의 견해도 듣고 한미관계 증진을 위한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종종 대사관 직원들과 만납니다”라며 “이는 내부적인 논의로, 우리는 이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참 이 답변이 묘하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단호하게 ‘사실이 아닙니다.’ 같은 답변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노 코멘트’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는 건 한국일보가 인용한 그 외교 소식통의 말이 사실일 개연성도 상당히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낸시 펠로시 패싱 사건’이 터진 후로 급격하게 한미관계는 냉각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마치 낸시 펠로시를 홀대한 것에 대해 보복이라도 하듯 한국 기업 죽이기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미국에 전기자동차 수출로 재미를 보고 있던 기업들에게 치명타를 안긴 ‘인플레이션 방지법’은 그 시작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이젠 ‘반도체 산업 육성법’까지 내놓으며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노리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해법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방지법과 반도체 산업 육성법. 이 두 법에 담긴 함의는 결국 하나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럼 미국은 왜 이런 압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인가? 미국 정부도 바보가 아닌 이상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어떤지 잘 안다.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 것이다.

일본은 그나마 중국과 지리적으로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에 중국의 위협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바로 인접해 있다.

전 근대시절에 우리보다 국력이 약했던 일본은 자기 마음대로 독자적인 연호(年號)를 썼는데 반해 신라와 고려는 잠시 독자적인 연호를 썼다가 중국 연호를 썼다. 조선도 청나라 말기에야 독자 연호를 썼고 그 전까진 계속 중국 왕조 연호를 썼다. 그나마 고구려와 발해만이 국력이 강성해서 독자 연호를 끝까지 유지했을 뿐이다. 그 차이점은 바로 지리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일본은 섬나라라 바다로 막혀 있어서 중국이 대규모 해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쳐들어가기가 어렵다. 반면에 한국은 육로로 중국과 이어져 있기에 간편하게 쳐들어갈 수가 있다.

지리적인 여건 상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더 중국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피하기 위해 독자 연호 사용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현대에도 이 차이점은 변함이 없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떨어져 있기에 친미 일변도 외교를 해도 다소 안전하지만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해 있기에 보다 외교적 계산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괜히 미국과 중국 양국 사이에서 등거리 실리 외교를 한 것이 아니다. 그걸 ‘친중’ 운운했던 게 수구 정당과 수구 언론들이었다. 그들이 한 짓을 보면 조선시대 인조반정을 주도했던 서인(西人)들, 숭명사대주의자 삼학사들이 생각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문재인 대통령이 뛰어난 외교술을 보였기에 미국도 한국의 등거리 실리 외교에 대해 묵인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만큼 외교술이 뛰어난 인물이 아니다. 낸시 펠로시는 패싱하면서 리잔수는 만나니 결국 미국은 윤석열 정부를 ‘친중’ 정부라고 판단하게 되었고 이제 확실하게 미국이냐 중국이냐 둘 중 한 쪽에 줄을 서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런 미국의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난 미국 순방 당시 한미정상회담을 계획했을 것인데 조 바이든은 48초 동안 얼굴 한 번 보고 쓱 지나가는 것으로 펠로시 패싱 사건에 대한 복수(?)를 했다. 거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비속어 발언을 하여 해결은커녕 오히려 동맹국의 국회를 조롱했다는 논란만 일으켰다.

이제 29일에 미국 부통령이 방한할 계획이라는데 일본엔 4일이나 머물면서 한국엔 당일만 있다가 바로 간다고 한다. 여기서 또 무슨 사고가 터지지나 않을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걱정된다. 이렇게 어설프기 짝이 없는 외교 행보로 국격을 실추시키고 국익을 손상시킨 정부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7일에 외교부 장관 박진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환영하는 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대책 없는 외교 행보로 난파선을 만들어놓은 박진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박근혜정부 시절 무능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였던 외교부 장관 윤병세는 국민들에게 ‘윤병신’이란 멸칭으로 불렸는데 지금 박진 장관을 보면 그 윤병세 전 장관이 ‘외교의 달인’으로 보일 정도다.

국민의힘은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해 ‘다수 야당의 횡포’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는데 그런 짓은 하지 말라. 국익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같은 당 동료 의원이라지만 감쌀 게 있고 혼낼 게 있는 것이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외교 행보로 국익에 손상을 끼쳤으면 당신들이 먼저 오히려 따끔하게 매를 들어야 마땅한 것이다. 왜 정권 초반인데 정당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밀리고 있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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