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조선일보
[청년광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조선일보
그래봤자 진실은 은폐되지 않는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9.29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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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잇단 외교 참사로 인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신 MBC 등의 언론사를 물고 늘어지며 ‘왜곡 보도’, ‘국익 훼손’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 본질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MBC 박성제 사장을 비롯한 보도 책임자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아주 노골적인 언론 탄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등에선 연일 정부를 향해 비판 성명을 내며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심지어 동아일보까지도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비판 사설을 연달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독자 행보(?)를 걷는 언론이 있었으니 바로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이런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 엄호에 여념이 없다.  그저 정부의 기관지가 아닌가? 지금 조선일보의 모습을 보면 그 옛날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를 보는 것 같다.

조선일보는 28일에 MBC 제 3노조에서 나온 발언을 인용하며 윤석열의 미국 순방 당시 벌어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물타기를 시도했다. 여기서 잠시 MBC 제 3노조란 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MBC에는 몇 개의 노조가 있다. 이 중 대표적인 노조는 언론노조 소속의 제 1노조인데 제 3노조는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노조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순수 노조 운동을 지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말 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들은 MBC가 국민들로부터 ‘엠빙신’이라는 멸칭으로 불릴 당시 김재철, 김장겸 등 경영진에게 우호적이었던 노조였다. 2012〜2013년 당시 MBC 파업을 주도했던 노조는 제 1노조였고 그에 반해서 경영진들 편에 섰던 노조가 바로 제 3노조였다고 보면 이해가 보다 빠르게 될 것이다.

그 노조 초대 위원장의 면면을 보면 김세의, 최대현 등이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 느낌이 맞다. 김세의는 극우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의 주요 패널이자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시위 도중 사망한 백남기 농민을 향해 명예훼손을 했던 사람이다. 최대현은 MBC 블랙리스트 작성에도 참여했던 사람이며 현재 국민의힘에 소속되어 있다.

그럼 MBC 제 3노조가 어떤 사람들인지 분명히 알 것이다.  ‘MBC 노조’라는 딱지가 붙었다고 해서 그들의 말이 마치 지금 MBC 기자나 아나운서들의 생각이라고 이해하면 절대 안 된다. 현재 MBC는 성향이 그 시절과는 또 달라졌으니 지금 제 3노조는 MBC 주류 노선에 반대하고 있는 반 경영진, 친보수정당 노조라고 봐야 한다.

28일에 MBC 제 3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MBC의 자막 조작 사건’이라고 우기는 국민의힘의 프레임을 뒷받침하는 식의 성명을 냈다. 그들은 27일 뉴스데스크에서 현장에서 촬영을 했던 이모 기자가 해명을 한 것에 대해 ‘논점에서 벗어난 해명’이라고 주장하며 “전문가들이 최첨단 기계로도 판별하지 못한 대통령의 음성, 그것도 외교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는 사안을 ‘기자실 내 의견이 많다’는 매우 주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무책임하게 썼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먼저 MBC 제 3노조 측에 묻겠다. 그 전문가가 누구인가?  그의 말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필자가 보기에는 제 3노조 당신들이야말로 매우 주관적인 근거로 지금 이런 선동을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MBC 제 3노조는 현재 박성제 사장 체제 하의 MBC 보도 노선에 반대하고 친보수정당 행보를 보이고 있는 노조다. 그런 만큼 그들의 주장은 어느 정도 걸러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왜 조선일보는 이들의 말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것인가?

다른 게 아니다. MBC 보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국민의힘과 조선일보는 일체화된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행동에 나서면 조선일보가 여론을 선동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MBC 탄압에 나서자 조선일보가 여론 선동을 위해 지금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MBC 노조에서 나온 말을 보도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필자 같이 어느 정도 MBC의 역사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라면 그 기사에 담긴 의도가 뭔지 단번에 캐치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에 어둡고 특히 조선일보 보도를 맹신하는 노년층 사람들은 MBC의 보도가 자사 노조들도 비판할 정도로 신빙성이 없으며 아울러 MBC가 국익 훼손 및 대통령 명예 실추를 했다 여길 것이다. 조선일보가 노린 지점은 바로 그것이다.

어차피 조선일보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미 자신들이 대부분의 중장년층 이하 사람들에겐 별 영향력이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들이 노리는 대상 독자는 바로 정보에 어둡고 귀가 얇은 노년층들이다. 노년층 선동만 하면 되니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참 안타깝다. 필자는 조선일보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안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신문사 중에서 100년 역사가 넘은 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단 둘 뿐이다. 일제강점기 중반까지 두 신문사는 정말 민족정론지 노릇을 충분히 했었던 신문사였다. 그러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손기정 선수 유니폼의 일장기를 말소한 사건으로 폐간된 이후 친일파들 손에 넘어간 뒤로 지금 이 꼴이 난 것이다.  아무리 우리들이 ‘계란판’이라고 비웃어도 조선일보는 아직 여전히 거대 언론사라는 걸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조선일보를 향해 한 마디만 더 하겠다. 지금 이건 당신들이 그토록 중요해마지 않는 한미동맹과 직결이 된 문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지는 게 아니듯 윤석열 대통령의 말을 ‘날리면’으로 바꾼다고 해서 또 ‘이 새끼’가 미 의회가 아닌 국내 야당을 가리키는 것이라 한다 해서 진실이 은폐되는 것도 아니다.

그 때 윤석열 대통령이 무슨 말을 떠들었는지와는 별개로 한미정상회담은 그저 ‘48초 환담’으로 끝났다. 또 거창하게 준비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 해결’ 및 ‘한미 통화스와프 연장’ 등에 대해선 아예 말 한 마디 못 꺼내봤다. 이것이 진짜 사건의 본질이고 이 때문에 외교 참사라 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그저 외교 참사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일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안 썼다고 해서 외교 참사가 없어지는 게 아니란 말이다.

정부가 잘못을 하면 그걸 바로 잡는 것이 언론이 하는 일이다. 입에 발린 소리나 하고 어떻게든 미사여구로 포장이나 하는 게 언론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들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있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하고 천둥벌거숭이로 날뛰고 있는 것이다. 혼군(昏君)은 어리석은 임금과 그에 빌붙어서 이득을 노리는 간신배들이 합쳐질 때 탄생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당신들이 윤석열 정부를 진정으로 수호하고 싶다면 더 이상 이런 간신배 같은 짓거리는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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