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김태흠 앞에 놓인 양 갈래 길
[노트북을 열며] 김태흠 앞에 놓인 양 갈래 길
충남 현안 해결 놓고 '이완구 vs 양승조' 전례 선택 시점 올 듯…주저함 없길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2.10.03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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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 형식과 함께,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도정의 입장에서는 민선8기 4년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자료사진/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 형식과 함께,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도정의 입장에서는 민선8기 4년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자료사진/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약 13년 전인 2009년 12월 3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정치권을 뒤흔들 핵폭탄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민선4기를 이끌었던 이완구 당시 충남지사(전 국무총리)가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이 지사는 “세종시 수정이 공론화된 지금 누군가는 법 집행이 중단된 점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기꺼이 동참해준 국민과 원안 추진을 당부한 충남도민의 소망을 지켜내지 못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저를 용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항거하기 위해 일종의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당시 청와대 정무라인 쪽에서는 이 지사의 사퇴를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임 충남도지사들, 지역 현안 관철 위해 대통령과도 대립각

이에 따른 후폭풍 때문인지 한나라당은 이듬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며 세종시 수정안 추진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이 지사는 2013년 4월 치러진 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재기에 성공,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로 발탁되기까지 했다.

비록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불명예 퇴진했지만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도지사직을 던진 것만큼은 인정받을 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충청인이 지금은 고인이 된 그를 여전히 기억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민선7기를 이끈 양승조 전 지사는 전형적인 ‘충청도 선비(양반)’ 기질을 타고난 인물이란 평가가 많다. 민주당 도지사 경선 기간 ‘문재인의 사무총장’을 전면에 내세웠던 그 역시 혁신도시 지정과 서산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선정 등을 놓고서는 문재인 정부와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양 전 지사는 “혁신도시 지정 역시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의 지원(또는 결단) 덕분”이라며 오히려 공을 돌렸다. 이른바 ‘내부 총질’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여타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양 전 지사는 대신 100만 인 서명운동 등 차원이 다른 압박 카드를 사용하며 주요 현안을 관철시켜왔다.

그렇다면 김태흠 지사는 어떨까?

민선8기 출범이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긴 하지만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선공약인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서산~울진)와 충청산업문화철도 건설(보령~세종),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 초대형 현안 모두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 형식과 함께,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도정의 입장에서는 민선8기 4년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김태흠 지사, 이달 중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주저함 없길

김 지사 역시 지난 달 23일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직접) 움직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도민과 함께 움직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통령님께 압박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얼마든지 맞서 싸울 각오가 돼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정치권의 시계는 이미 국회의원 선거를 넘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다음 지방선거(2026년)는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시기와 맞물린다. 전례를 놓고 보면 ‘정권심판론’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은 집권여당 소속인 김 지사에게 전혀 새로운 스탠스를 강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양승조의 길’보다는 ‘이완구의 길’로 접어들 공산이 커 보이는 이유다.

6.1 지방선거에서 220만 충남도민이 김 지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충남의 이익을 극대화 할 적임자가 누구냐를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디 김 지사가 그럴 시기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았으면 한다. 김 지사는 이미 이를 위한 ‘명분 쌓기(?)’에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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