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염증성 장 질환 회복 ‘핵심 효소’ 발견
KAIST, 염증성 장 질환 회복 ‘핵심 효소’ 발견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팀, 핵심 효소 IPMK 유전자 발굴
“염증성 장염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등 활용 기대”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10.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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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양한슬 교수. 사진=KAIST 제공/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왼쪽부터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양한슬 교수. 사진=KAIST 제공/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KAIST 생명과학과 김세윤‧양한슬 교수 공동연구팀이 염증으로 손상된 대장 조직 회복의 필수 인자인 핵심 효소를 발굴하고, 외부로부터 면역기능을 제공한다고 알려진 솔세포(tuft cell)의 발생을 조절한다는 점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생명과학과 박승은 박사, 이동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세포 및 분자 소화기학 및 간장학 (Cellular and Molecular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지난 8월 19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6일 KAIST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발병률이 매우 낮은 질환이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1년 말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 환자는 1만3천여 명,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만9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은 복통, 설사뿐 아니라 전신 무력감, 체중 감소, 장 천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심각한 질환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아직 발병 메커니즘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유전적 이상이나 면역학적 장애 또는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염증성 장 질환의 환자군 일부에서 이노시톨 대사(체내 합성 또는 음식을 통하여 공급되는 이노시톨 영양소를 이노시톨 인산 물질들로 전환하는 세포 내 생화학적 반응)의 핵심 효소인 이노시톨 폴리인산 카이네이즈(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 이하 IPMK) 유전자에서 단일염기변이(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등이 보고됐다.

IPMK 효소는 포유류의 이노시톨 대사에서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세포의 성장과 대사뿐 아니라 면역 반응 및 중추 신경계 기억 조절 등 다각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화기계에서의 생물학적 기능은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

IPMK 효소에 기반한 장내 솔 세포 발생 및 장염 회복 조절 설명. 사진=KAIST 제공/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IPMK 효소에 기반한 장내 솔 세포 발생 및 장염 회복 조절 설명. 사진=KAIST 제공/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에 KAIST 생명과학과 및 줄기세포 연구센터 김세윤, 양한슬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황성순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장 상피세포에서의 IPMK 효소의 역할규명연구를 다각적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장 상피세포에서 IPMK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 연구모델을 제작했고, 이를 분석한 결과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뚜렷한 장 조직의 구조와 기능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덱스트란 황산나트륨(DSS)을 투여해 대장염을 유발할 경우, IPMK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로부터 대장염 회복반응이 현저하게 둔화됨을 관찰했다. 이로부터 IPMK 효소가 손상된 대장 조직이 회복되는데 필수적인 인자임을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IPMK 효소가 제거된 장 조직에서는 솔세포(tuft cell)의 발생과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함을 관찰했다. 솔세포란 소장과 대장뿐 아니라 흉선, 췌장 등에 존재하는 세포로, 표면에 미세 융모구조를 보이는 독특한 세포다.

장 조직의 전체 세포 중 불과 2~3% 이하로 존재하는 솔세포는 외부로부터의 기생충 감염에 대응하는 면역기능을 수행한다. 또 솔세포로부터 합성돼 분비되는 아세틸콜린 신경전달물질은 장내 줄기세포 및 신경세포를 자극해, 장 조직의 항상성 유지와 손상 복구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솔세포의 발생과 기능을 조절하는 분자 타깃에 대한 이해는 극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연구팀은 첨단 단일세포 RNA 유전자 배열순서 분석기술(single cell RNA sequencing)을 통해 IPMK 효소가 제거된 장 상피조직에서, 아세틸콜린 분비를 담당하는 솔세포군의 발생이 특이적으로 감소함을 규명했다.

또 이러한 분석과정에서 생쥐의 대장에 존재하는 솔세포는 크게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군, 아세틸콜린 분비 솔세포군 외에 유전자 발현 능력이 감소한 새로운 솔세포군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학계에 최초 보고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발굴한 IPMK 효소에 기반한 아세틸콜린 분비성 솔세포의 발생 및 기능 조절은 향후 장 상피조직의 항상성 유지의 학문적 이해와 더불어, 염증성 장 질환의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등에 활용될 것ˮ이라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 서경배과학재단, KAIST 줄기세포 연구센터 지원사업, KAIST 그랜드챌린지 30 (KC30) 사업 및 포스코청암펠로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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