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사과하면 목숨 잃는 ‘죽는 사과’라도 먹었나?”
“윤석열 정부, 사과하면 목숨 잃는 ‘죽는 사과’라도 먹었나?”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11.01 10:43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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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유력언론은 ‘이태원 참사’를 한국 정부의 미흡하고 소홀한 안전대책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짚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외국의 유력언론은 ‘이태원 참사’를 한국 정부의 미흡하고 소홀한 안전대책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짚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Absolutely Avoidable” (사고를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
Bound to happen”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미국의 뉴욕타임즈(NYT)는 31일(현지시각) “서울의 핼로윈 압사는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고 했고,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은 전날 “이태원 참사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느낌이었다”라고 보도했다.

외국의 유력언론은 이처럼 ‘이태원 참사’를 한국 정부의 미흡하고 소홀한 안전대책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짚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에 대한 사과는커녕 애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양새다. 오죽하면 “사과라도 하면 목숨을 잃는 ‘죽는 사과’라도 먹었느냐”는 탄식과 원성이 치솟을까 싶다.

윤 대통령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밤새 9차례나 대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튿날 사고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이 관계자에게 던진 질문을 들여다 보면, 정작 사고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가 별로 없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설상가상으로 참사 현장에서는 수사관 데리고 현장 검증하듯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라는 질문을 공개적으로 던지고, 골목길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밟고 지나가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눈총을 샀다.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물건이 고인의 마지막 유품(遺品)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주대 시인은 “참사 현장에 미처 수거하지 못하여 어지럽게 남아 있는 피해자들의 유품을 저렇게 막 밟고 지나가도 되느냐”고 정색하고 따져 물을 정도였다.

앞서 주무부처인 이 행안부 장관은 “경찰 배치가 문제가 아니라, 시위 때문에 경찰력이 분산됐다”며 애먼 시위대에 책임을 돌려 버리는 파렴치를 보였고, 축제든 현상이든 10만명 넘는 인파가 몰려든 핼로윈 행사가 열렸던 관내 구청장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안전 대책 같은 것을 상의하지도 않은 주제에 “할 일 다했다”고 우기는 뻔뻔스러움으로 지탄을 받았다.

이에 뒤질세라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날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며, 대다수 국민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 목소리를 일축해버렸다. 정부가 알아서 수습할 테니, 잠자코 있으라는 식의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발언이었다.

이런 가운데 참사 당일 서울 시내의 안전 관리나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 기동대가 81개 부대나 있었으나, 당일 이태원에는 1개 부대도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체 기동대 81개 부대가 집회와 시위 및 거점 시설 경비 등에 투입했는데, 집회와 시위 21건에 무려 70개 부대가 배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근원적인 진상규명보다는 SNS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특정 무리에 대한 목격담을 근거로 수구언론이 펼치는 마녀사냥에 귀를 솔깃해 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또 행정 2인자라는 국무총리는 공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지시사항’을 내려 도마 위에 올랐다. 애도기간인 11월 5일까지 근무 중일 때 검은리본을 착용하되, '근조(謹弔)'라는 글씨가 들어가지 않도록 했고, 용어도 '이태원 참사(X)-이태원 사고(O), 희생자·피해자(X)-사망자·부상자(O)로 해야 한다는 등의 지시다.

행안부는 지난달 30일 각 시·도는 물론 중앙부처 등에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7일 “국가의 첫 번째 임무는 국민의 안전 보호"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원전 부품업체를 찾아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했고,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4대강보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로 복원시키겠다”며 환경정책을 되돌리고 있다. 이미 ‘안전 불감증’의 전도사 역할을 앞장서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 34조 6항에 명시된 ‘국가의 존재 이유’를 상기시켰다.

한편 ‘이태원 참사’에 대해 외신들의 보도는 한결같이 냉철하고 비판적이다. 김주대 시인은 “이런데도 윤석열은 사과하지 않을 것이고, 사과를 하더라도 ‘개사과’처럼 이상하게 할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군중심리에 의해 잘못된 행동을 한 극히 일부의 사람들을 잡아 살인죄를 씌우고 정부의 잘못을 물타기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쏟아내고 있는 외신 보도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한국 정부가 많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법 집행기관(경찰)이 클럽 경비원처럼 참사 발생 골목길에 대한 접근을 관리했어야 한다“

● 미국 CNN
"한국 정부는 토요일(29일) 밤에 많은 인파가 몰릴 걸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비상상황이 벌어지면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군중 규모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책임이 정부에 있다"

●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비극이 벌어질 당시를 촬영한 영상은 골목길이 많은 규모의 인파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태원 관할구청이 안전 대책으로 내놓은 건 코로나19 예방, 식당 안전 점검, 마약 단속 등뿐이었다“
"인파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 일본 아사히
"사람이 모이는 혼잡한 곳의 경비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만큼 장소를 특정하고 정보를 모아 미리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경찰은 군중의 움직임이 갑자기 변화하는 요인 등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요미우리신문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된 올해 많은 사람들의 핼러윈 축제 참가가 예상됐지만, 지자체와 경찰의 준비가 허술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 미국 뉴욕타임스(NYT)
"한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평시 재난 중 하나다. 번성하는 기술 강국, 대중문화 강국인 한국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한국에선 정치ㆍ노동 집회를 정부에 미리 신고하는 것이 법적 의무이지만, 매년 핼러윈에 젊은이들이 이태원에 모이는 데는 사전 허가 의무나 법적 제한이 없다. 서울의 공무원들이 29일 밤 조직적이지 않은, 자발적인 군중들에 허를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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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말 2022-11-03 19:18:43
매국노 친일파의 후손을 찍어주는 충청도에서 독립기념관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자. 성웅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아산 현충사도 다른 곳으로 이전하자. 매국노 친일파의 후손을 찍어주는 충청도는 독립기념관을, 현충사를 보유할 만한 자격도 못된다.

김순환 2022-11-02 12:39:03
왜곡된 뉴스와 기사가 난무한 우리나라 언론에 보기드문 진정한 가자님의 제대로된 기사네요. 더탐사를 통해서 알게되었지만, 정문영기자님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harmony 2022-11-02 05:01:19
세계 언론 40여개국 중 최하위 대한민국에 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님 같은 분이 계시다니....
대다수 국민들은 이미 저번 대통령의 외교 무대에서의
"이xx....." 실언에 대해 사과는 커녕 적반하장 유체이탈화법으로 언론과 야당을 탄압하는 세계 최악의 지도자라는 걸
잘 알고 있는 터다.
이번 이태원 참사 역시 몸에 밴 책임전가 궁리 하고 있는
정부에 보란듯이 유력 외신들의 정확한 판단의 기사들을
소개해 일침을 가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시민 2022-11-02 02:01:54
굿모닝 충청과 정문영 기자 칭찬합니다.
언론다운 언론이 없어서 늘 안타까웠는데
그래도 제대로 된 언론, 올바른 기자 한 분이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2022-11-02 00:14:34
좋은 기사입니다.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기자님. 현정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또 알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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