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6일 명동대성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를 열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이날 봉헌 미사를 집전, 강론을 통해 "이번 참사를 통해 국론이 분열되거나 사회적인 갈등이 커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 아픔을 통해 더 성숙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또 희생자들의 유가족들도 그렇게 바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더 하나가 되고 서로 위로하며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는 것이 희생자들 마음, 가족의 아픔을 보듬는 길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사회적인 시스템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로 삼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대주교의 강론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강론 내용에 진정성이 결여된 데다, 참사 자체에 대한 현실적 이해부족 탓에 어느 종교단체보다 정의구현을 앞장서 외쳐온 천주교 본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론 분열, 갈등 운운하는 무의미하고 부적절한 언급은 둘째 치고, 정 대주교에게 공개 질문을 하겠다”며 다섯 가지 질문을 던졌다.
① 희생자 유가족을 직접 만난 적 있나요?
② 참사 후에 참사 현장에 가본 적 있나요?
③ '참사 진상규명하고 책임지라'는 말을 윤석열에게 요구한 적 있나요?
④ 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처럼 살진 마시길...
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대교구장이라면, 정순택 대주교처럼 설교했을까요? 깊이 반성하고 회개하시길...
이번 참사와 관련,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나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원론적 입장의 성명발표에 그쳤을 뿐 현실 참여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고, 참사의 진상규명이나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일절 내지 않았다.
한편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오는 14일(월)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10.29 참사' 희생자 추모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사제단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0.29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하느님께서 평화의 안식을 주시라고 기도하고 국정 책임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 당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거절했나 ?
국민을 지켜야 할 책임자가 352명의 사상자를 앞세우고 당신 앞에 왔는데, 왜 침묵했나 ?
왜 당신은 잃은 156명의 양들과, 부상당한 196명의 양들을 대신해 말할 수 없나 ?
352명의 양들은 물론, 이대로라면 앞으로 더 잃을 수도 있는 양들을 보호하려,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건가 ?
현 정부의 책임자들이 본인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양들을 잡고자 할 때, 책망할 건가 ?
탐욕, 사리사욕없이 국민을 위하고 지킬 수 없는 권력이라면, 당장 내려놓고 나가라고 하겠는가 ?
당신은 이 땅의 수많은 양들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앞으로 어떤 방법을 제시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