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정신상태가 썩었다
[청년광장] 정신상태가 썩었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데 '웃기고 있네' 필담을 주고 받은 김은혜와 강승규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1.10 10: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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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국정감사 자리에서 참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10.29 참사에 대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국회의원들이 질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과 김은혜 홍보수석 이 ‘웃기고 있네’란 메모를 주고 받다가 적발된 것이다. 이 때문에 또 한 번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 쯤 되면 누가 정말 웃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건의 전말을 좀 더 정확하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국정감사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10.29 참사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었다. 대통령실이 이번 참사가 일어나는 중에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떻게 대응을 하도록 했는지에 대해 따져 묻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사건이 터졌다. 어떤 매체의 사진기자가 강승규 수석과 김은혜수석 두 사람이 필담을 주고 받는 사진을 찍었는데 그 때 수첩에 ‘웃기고 있네’란 말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 전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구 을의 이수진 의원과는 동명이인이다.)이 비서실장 뒤에 배석해 있는 수석들의 태도에 대해 먼저 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에게 지적한 바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질의를 하는 중인데 수석들이 계속해서 비웃듯이 희희덕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니 이수진 의원이 주호영 위원장에게 제지를 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주호영 위원장도 그걸 받아들여 대통령실 수석들에게 주의를 주었고 김대기 비서실장도 사과를 했다. 그런데 그 직후에 바로 사건이 터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실시간으로 올라온 기사를 보고 이 ‘웃기고 있네’ 사진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가 “이건 진짜 국회 모독입니다. 웃기고 있네? 이게 진짜 웃기고 있는 자리입니까?”라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주호영 위원장은 “배석하신 분 중에서 이걸 혹시 쓰신 분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는데 아무도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안 일어날 거예요?”, “지금 이 자리가 어떤 자리입니까?”라고 소리치자 그제야 마지못해 강승규 수석과 김은혜 수석 두 사람이 자수를 했다. 강승규 수석과 김은혜 수석은 자신들끼리 사담을 주고 받은 내용일 뿐 결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비아냥거린 것이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통할 리가 없었다.

주호영 국정감사위원장은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무슨 사담을 주고 받았는지 해명을 하라고 권했지만 끝까지 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두 사람 모두 원만한 감사 진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강제 퇴장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참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는가? 

역설적으로 결국 이들이 주고 받은 ‘웃기고 있네’라는 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비아냥거린 것이 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설령 백 번 양보해서 그들 말대로 어제 일을 가지고 사담을 나눈 것이라 해도 문제가 안 되는 건 아니다. 그 자리가 어떤 자리였는가? 이번 10.29 참사에 대해 대통령실의 책임과 자세에 대해 묻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자기들끼리 잡담하고 있는 게 올바른 정신상태라 할 수 있나? 윤석열 정부는 국무회의에서도 서로 자기네들끼리 잡담하고 희희덕거리고 그러는 정부인가? 이 사람들이 얼마나 국회 알기를 우습게 알면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이런 일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하물며 지금은 서울 한복판에서 15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대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국정감사다. 그런데 의원이 질의를 하는 중간에 키득키득 웃지를 않나 ‘웃기고 있네’ 같이 비아냥거리는 투의 잡담을 하질 않나. 뭐 이런 정부가 다 있는가? 엄연히 당신들은 국정감사의 피감기관이다. 국회에 놀러온 사람들이 아니란 말이다. 피감기관 소속 공무원으로서 참석한 사람들이 이 따위 자세를 보였던 건 전례가 없었다. 박근혜 정부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김은혜 수석과 강승규 수석 두 사람이 이 따위 짓거리를 한 점을 보면 이들의 정신상태가 얼마나 썩어빠졌고 대통령실 내부 기강이 얼마나 해이한 상태인지 분명하게 알 수가 있다. 최소한 기본이 된 사람들이면 진심이든 가식이든 일단 진지한 척은 한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도 김기춘 비서실장이 말 돌리기와 변명으로 책임 회피를 했지만 일단 분위기 자체는 진지하게 임했다. 지금 윤석열 정부처럼 뒤에서 서로 잡담하거나 국회의원들 뒷담화 까는 짓은 안 했고 자신들이 진지하다는 티는 냈다는 말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150명이 넘는 아까운 목숨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스러진 이 사건에 대해 책임 회피를 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던 게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책임 회피라는 말은 최소한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걸 인지는 하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책임을 인지는 하지만 부담은 하기 싫기에 남에게 떠넘기는 것이 바로 책임 회피다.

하지만 지금 이 국감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정신상태로 볼 때 이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자신들이 이번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그들은 “이번 참사의 책임은 일선 경찰들과 소방관들에게 있고 그들이 똑바로 대처를 못해서 발생한 것일 뿐 우리 책임은 없다.”고 전제하고 국감 자리에 임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야당 의원들이 참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책임을 묻고 있으니 그들 입장에선 그 말이 웃기고 가소롭게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수석에 이르기까지 모두 스스로 자신들 책임이 없다고 마음 속에 못을 박고 있었는데 야당 의원들의 질의 내용이 마음에 와 닿겠는가?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 자신들 책임은 없는데 참사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하니 그들은 속된 말로 “X랄하고 있네.”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걸 글로 표출한 게 바로 그 ‘웃기고 있네’인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아무리 대통령실에 대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성토해도 우이독경(牛耳讀經)이고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수석이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나왔으면 비서실장이라도 나서서 똑바로 질책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9일에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김대기 실장은 김은혜와 강승규 수석을 징계하라고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국회가 자기들은 국회의원도 해봤고 해서 좀 편하니까 아마‥ 잠깐 그 일탈이 있는 거죠. 계속 떠든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엄호를 했다.

그래 한 때 동료 의원들이었으니까 편하게 생각하고 아무 말이나 막 떠들어도 된다는 말인가? 참 하나 같이 정신상태가 글러먹었다. 이렇게 싸고 도는 건 어떤 멘탈이면 가능한 것인가? 그래놓고 또 한다는 소리가 “그래서 사과하고, 저도 사과하고, 다 사과하고.. 그 다음에 퇴장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더 이상 뭘 하란 말입니까.”라고 항의까지 했다.

말로만 사과하고 국감장에서 퇴장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되나? 당시 야당 의원들은 유가족들을 대신해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희희덕거리는 것도 모자라 “웃기고 있네.” 같은 소리를 하며 비아냥거렸다.

그래도 사과 몇 마디와 국감장 퇴장으로 모든 걸 다 퉁칠 수 있나? 지금 즉시 강승규와 김은혜 수석을 경질하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말해도 용서가 될지 안 될지 모르는 판이다. 그런데 뭘 잘 했다고 그 따위 소리를 하나? 이러니 정신상태가 썩어빠졌다고 하는 것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은혜 수석은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반성합니다. 다만 이 필담은 운영위나 이태원 참사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고 했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가식적으로 밖에 안 보인다. 

대통령 이하 윤석열 정부 구성원들 모두가 10.29 참사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있지만 국민 여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 70% 이상이 이번 참사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마이동풍으로 버틸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겠다.

지금 정부가 하는 행위는 국민을 상대로 객기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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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 공화국 2022-11-15 01:31:30
울긴 애 울어 ? 거퍼 사과하는게 분통터져 우나 ?
웃다가 울다가 왠 생 쑈 ?
앞에선 눈물 쑈, 뒤로는 야당 조롱, 위선자들 !

#jj# 2022-11-10 13: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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