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메모 없이는 회담이 불가능한 것인가?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최한 의장국인 캄보디아 훈 센(Hun Sen)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회담을 하면서도 준비된 메모만 읽어내느라 시선이 분주했고, 상대방 정상과는 거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메모지에만 의존하는 ‘외교 결례’를 되풀이 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처음엔 이어폰을 끼고 회담에 임했으나 이마저 이내 빼버린 듯 보이지 않고, 메모장만 들여다 보느라 훈 센 총리를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장면은 국내 언론에는 일절 공개되지 않았고, 캄보디아 유튜브 채널인 〈프레쉬뉴스〉(Fresh News)를 통해 확인됐다.
한 정치평론가는 14일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보고 얘기해야 하는데, 말을 할때는 아예 메모장에 시선을 집중한 채 그저 메모만 읽고 통역도 귀찮은 듯 이어폰도 빼버렸다”며 “김건희 여사는 ‘이미지 외교’와 ‘애교 외교’를 보이더니, 윤 대통령은 ‘메모 외교’로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식 회담에서 소위 ‘말씀자료’(Talking Points)나 메모를 챙겨가는 건 원래 흔한 일”이라며 “하지만 회담 상대에게 말을 하면서 이따금씩 참고하는 거지, 메모카드를 줄곧 읽어내려가는 건 상대를 단순히 ‘무대소품’쯤으로 취급하는 것과 다름 없다”라고 비판했다.
돌이켜보면,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메모 외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 장관을 접견했을 때, 윤 대통령은 기본적인 인사말을 하는 11초 동안 무려 다섯차례나 메모지를 보고 읽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앞서 지난 6월 30일(현지시각)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유튜브 채널 〈고양이뉴스〉는 7월 2일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캐나다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포스팅, “이런 ‘메모장 외교’는 예고살인과 같은 외교 참사이자 망신”이라며 논란이 되는 장면을 하나하나 들추어낸 바 있다.
* 관련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