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국정조사
[청년광장]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국정조사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1.24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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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우여곡절 끝에 10.29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성사됐다. 국회가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오는 24일부터 실시한다.

참사 유가족이 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눈물로 요구하자, 국정조사에 회의적이었던 국민의힘이 서둘러 합의에 나선 모양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비공개 회동 이후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국정조사특위는 오는 24일 본회의를 거쳐 곧바로 자료 제출 등 준비기간을 거친다. 다만, 기관보고나 현장검증, 청문회 등 본격적인 활동은 2023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뒤 시작한다고 한다.

국정조사 대상엔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행정안전부, 용산구 등 17개 기관이 포함됐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경찰 병력 부족이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관련 기관인 대통령실 경호처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호처가 빠지게 된 이유는 국민의힘의 완강한 반대 때문이었다. 주호영 대표는 “경호처를 민주당이 (조사)하자고 요구했지만, 저희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였다.”고 하며 “그야말로 국정조사를 정쟁으로 가져가고자 하는 것 아니냐.” 고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성사된 것은 환영하지만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 되는 게 아닌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지난 22일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유가족들과 면담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그분들의 의견이 158명 희생자 유가족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였다.

전체 유가족들 대변하는 목소리가 아니라는 근거는 무엇인지 묻고 싶은 부분이다. 그런 소리를 할 것이라면 뭐하러 면담하는 쇼를 한 것인지도 묻고 싶다. 유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지니 결국 마지못해 국정조사에 합의하기로 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경호처에 대한 조사가 국정조사를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는 인식도 문제다. 분명히 용산 대통령실 이전은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 인력을 차출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해 배치할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거기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사고 당일에 아직 입주하지도 않은 빈 집이었던 한남동 관저를 경비하고 있었다 하지 않았던가? 이 점으로 볼 때 경호처 조사는 반드시 들어갔어야 했다. 경호처 조사가 빠진 국정조사는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다.

왜 저들은 진실 규명을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든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경감시키려고 그러는 것인가? 참사가 났으면 대통령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군림하기만 하고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라면 대통령으로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 여당은 대통령을 보좌할 의무도 있지만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무작정 싸고 돈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국정조사 특위는 민주당 9인과 국민의힘 7인, 비교섭단체 2인(정의당1, 기본소득당1)으로 구성된다.

▲ 민주당 : 권칠승, 김교흥, 신현영, 우상호(위원장), 윤건영, 이해식, 조응천, 진선미, 천준호

▲ 국민의힘 : 김형동, 박성민, 박형수, 이만희, 전주혜, 조수진, 조은희

▲ 정의당 : 장혜영

▲ 기본소득당 : 용혜인

특위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다. 국정조사특위 활동 기간은 45일이다. 애초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이 제안했던 60일보다 기간은 줄어들었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본 회의 의결을 통해 연장할 수 있다.

일단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본다.

그동안 국정조사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던 국민의힘이 서둘러 국정조사특위 구성에 합의한 배경엔 참사 유가족의 진상규명 요구가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참사 유가족은 지난 22일 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후 추가 행동도 예상되는 만큼, 국민의힘이 정치적 부담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호영 대표는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했지만, 그게 (국정조사특위 구성) 합의에 영향을 미친 점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참 그들의 강철 멘탈이 부러울 따름이다. 빈 말로라도 그냥 그렇다고 하면 어디 누가 두들겨 패기라도 한다던가?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이 모여야 하는 것이다. 어째서 저들에겐 휴머니즘의 자세가 없는 것인가?

이런 태도 자체가 여전히 국민의힘이 정신을 못 차렸다는 걸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저들이 부랴부랴 국정조사 합의에 나선 이유는 현재 자신들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지금의 위기를 넘기자는 심정으로 마지못해 합의에 나선 것 뿐이다. 국정조사가 성사되었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만도 없다. 저들이 어떤 방해를 할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국정조사에서도 여당 간사로 있었던 이완영 전의원이 사사건건 이상한 질문과 논점에서 벗어난 소리를 주구장창 떠들며 방해하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제2의 이완영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윤석열 정부는 저조한 지지율이 고착화된 상태로 이대로 가다간 임기 중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저들에겐 지금의 사태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6년 만에 다시 찾아온 중대한 위기라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인만큼 국정조사에 합의하며 진상 규명에 동참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방해를 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국정조사가 합의된 점은 환영하지만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런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저 자체가 이번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큰 걸음을 내딛은 것도 사실이라 본다.

여야 모두 진상을 규명하고 유가족들의 맺힌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데 크게 도움을 주길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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