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산 웅도 유두교의 마지막 겨울
[동영상] 서산 웅도 유두교의 마지막 겨울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올해 말 철거 예정...관광객들 "아쉬워"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2.12.06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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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아들 어디가?”

“서산 웅도 좀 다녀오려고”

“그래? 그럼 올 때 애인 좀 만들어 와”

휴가를 낸 5일, 어머니와 아침 인사를 나눈 뒤 서둘러 서산시 웅도로 향했다.

오후 12시 10분 웅도 유부교의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오후 12시 10분 웅도 유두교의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오후 12시 10분 웅도 유부교 주변 갯벌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오후 12시 10분 웅도 유두교 주변 갯벌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웅도는 면적이 1.58㎢로 작지만, 볼거리가 풍성하다. 곰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을 닮아 웅도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은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린다.

바닷길이 열리면 웅도 주변으로 거대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해에서도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는 가로림만이다.

웅도에 도착한 오전 12시 10분, 바닷물이 빠져 너른 갯벌이 드러나 있었다.

갯벌을 보면서 충남도의 핵심 현안인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의 정부 예비타당성 재조사 통과를 기원했다.

오후 12시 50분 웅도 유부교의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오후 12시 50분 웅도 유두교의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웅도는 ‘유두교’라는 다리가 뭍과 섬을 연결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웅도는 ‘유두교’라는 다리가 뭍과 섬을 연결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웅도는 ‘유두교’라는 다리가 뭍과 섬을 연결하고 있다.

밀물이 들어오면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에 다시 모습을 드러난다. 이러니 물때에 따라 육지가 되고 오롯이 섬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웅도다.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카메라 덜렁 메고, 아니 휴대전화만 챙겨 훌쩍 다녀올 여행지로 어울린다.

유두교가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올해 말 철거된다.

교량이 바닷물의 흐름을 가로막아 갯벌에 퇴적물이 쌓이고 생물이 줄어들자 서산시가 유두교 대신 높은 다리를 놓기로 한 거다.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카메라 덜렁 메고, 아니 휴대전화만 챙겨 훌쩍 다녀올 여행지로 어울린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카메라 덜렁 메고, 아니 휴대전화만 챙겨 훌쩍 다녀올 여행지로 어울린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유두교가 사라진다고 하니 아쉽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유두교가 사라진다고 하니 아쉽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유두교가 사라진다고 하니 아쉬웠다.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결심, 인근에 주차한 뒤 유두교를 걸었다.

차가운 바닷바람에 몸이 덜덜 떨려올 정도로 추웠다.

그러나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듣고, 수면에 반짝이는 햇살을 보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오후 1시, 유두교가 잠기기 전 섬에서 나오는 차량 행렬이 포착됐다. 마지막 절경을 담으려는 관광객 발길도 이어졌다.

1시 30분쯤 유두교 위로 서서히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은 손난로 대신 핸드폰과 카메라를 꺼내 들며 순간을 기록했다.

이 남성은 매일 밀물 때마다 유두교를 찾아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이 남성은 매일 밀물 때마다 유두교를 찾아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다른 관광객들에게도 여러 자세를 알려주며 나름의 인생 사진(?) 찍는 비법을 전수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다른 관광객들에게도 여러 자세를 알려주며 나름의 인생 사진(?) 찍는 비법을 전수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인근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거기 청년 혼자 왔나 봐? 사진 찍어줄까?”라고 물었고, “감사합니다” 인사하며 카메라를 건넸다.

이 남성은 매일 밀물 때마다 유두교를 찾아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차갑겠지만 물속에 발 담그고 물장구치면 인생 사진 건질 수 있어. 조금만 참아. 혈액순환 도와줄겨”

이 남성이 알려주는 대로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다른 관광객들에게도 여러 자세를 알려주며 나름의 인생 사진(?) 찍는 비법을 전수했다.

오후 1시 55분쯤에는 다소 위험한 모습이 포착됐다. 물길에 차량이 진입한 것.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오후 1시 55분쯤에는 다소 위험한 모습이 포착됐다. 물길에 차량이 진입한 것.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그렇게 오후 2시 30분쯤 유두교는 물속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그렇게 오후 2시 30분쯤 유두교는 물속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이 남성은 “갯벌 살리려면 유두교 철거하는 게 맞지. 그런데 사진을 찍기 위한 여행객들의 방문이 증가하는 상항에서 사라진다고 하니까 아쉽지”라고 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여행을 왔다는 한 부부는 “가볍게 힐링하러 왔다”고 밝힌 뒤 “물에 잠기는 다리가 신기하다. 그런데 사라진다고 하니 아쉽다”고 전했다.

오후 1시 55분쯤에는 다소 위험한 모습이 포착됐다. 물길에 차량이 진입한 것.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착각한 한 여행객이 웅도에서 빠져나온 것이라고 한다. 바닥도 깊이도 알 수 없는 물길을 발밤발밤 해치고 가는 운전자의 모습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사라질 도로, 마지막이라는 말에 간직하고자 사진에 담았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사라질 도로, 마지막이라는 말에 간직하고자 사진에 담았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그렇게 오후 2시 30분쯤 유두교는 물속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사라질 도로, 마지막이라는 말에 간직하고자 사진에 담았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의 해를 마무리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러 웅도로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오후 5시쯤 집에 도착했더니 어머니가 한마디 했다. “어째 애인은 안 데려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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