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유가족들 위로가 먼저 아닌가?
[청년광장] 유가족들 위로가 먼저 아닌가?
월드컵 선전에 숟가락 얹는 대통령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2.07 10: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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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역시 브라질 축구 대표팀은 세계 최강이자 영원한 월드컵 우승후보였음이 6일 새벽에 열린 카타르월드컵 16강전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그간 우리 한국은 월드컵에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월드컵 우승국들 여럿을 꺾어본 경험이 있기에 그걸 바탕으로 기적을 써내길 바랐으나 브라질은 그들보다 한 수 위였다.

태극전사들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크게 분전했으나 실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 : 4로 완패하며 아쉽게도 16강에서 행진을 멈추어야 했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이 무려 3팀이나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아시아 축구의 대반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호주가 아르헨티나에 1 : 2로 패배하고 일본이 크로아티아와 1 : 1 무승부를 거둔 후 승부차기에 패배해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이었던 우리 대한민국마저 브라질에 1 : 4로 패배하며 결국 3팀 모두 16강에서 이른바 ‘올 킬’을 당했다.

하지만 예상 외의 선전으로 16강 진출을 달성한 태극전사들에게 국민 모두가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고 이들은 7일 귀국할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4년 4개월 동안 대표팀을 잘 이끌며 목표를 달성했던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아쉽게도 재계약이 불발되며 고국인 포르투갈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한다. 모두가 용감하게 잘 싸웠고 공격적이고 맞불을 놓는 축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귀국하는 태극전사들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초청해 환영 오찬을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일부 독자들은 대통령이 잘 싸우고 온 우리 선수들 격려 차 환영 오찬 좀 할 수도 있지 왜 트집을 잡느냐고 필자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건 필자도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리라고 해도 받는 사람이 부담을 느낀다면 그건 좋은 자리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카타르에서 한국까지는 비행기로만 8시간이나 걸리고 시차도 6시간이나 차이가 난다. 그만큼 여독이 많이 쌓이는데다 현지 시각에 익숙해져 있을 선수들 입장에선 한국에 올 때 역시차 적응으로 힘들어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 중에는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잠시 고국에서 환영 인사를 받고 쉰 다음에 도로 소속팀이 있는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안 그래도 브라질에 1 : 4로 실력 차 이상 점수 차로 패배한 원인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힘을 많이 뺀 데다 주전 선수들 반 정도가 부상을 달고 뛰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그런 만큼 선수들에겐 무엇보다 첫째도 둘째도 휴식이 우선이다.

그런데 환영한다고 대통령 주관 오찬을 열면 선수들이 온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겠는가? 선수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대통령 앞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오찬을 연다고 한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만큼 자세가 경직될 것이 분명한데 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려 하는지 모르겠다. 

정 잘 싸웠다고 격려해주고 싶으면 전화 한 통이나 축전 하나면 그만이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을 더 푹 쉬게 배려해주는 게 좋은 일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아직 국내는 10.29 참사로 인한 여파가 수습되지 않았다. 잠시 월드컵의 열기로 인해 묻히긴 했지만 여전히 유가족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을 초청해 오찬을 열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유가족들을 모셔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직접 듣는 것이었다.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청와대에서 나와서 용산으로 온 것 아니었나? 그럼 직접 유가족들과 대면해 무엇을 원하는지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 아닌가?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직접 초청해서 위로하는 자리를 연 적도 또 원하는 바를 듣는 자리를 연 적도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직접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하며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의 경질과 처벌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그런데 지금 월드컵에서 선전을 하고 온 태극전사들에게 슬쩍 묻어가면서 이 참사를 허겁지겁 덮으려는 것인가?

대다수의 축구팬들이 지난 3일에 태극전사들이 극적으로 포르투갈을 상대로 2 : 1로 역전승을 거두며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것에 환호할 때 유가족들은 그 환호를 함께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하루 아침에 잃은 것도 서글픈데 도대체 왜 죽었는지 납득이 가는 설명이 없었다. 그런 입장에서 지금 월드컵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는가?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무엇이 중하고 무엇이 덜 중한지를 가려보는 눈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태극전사들이 잘 싸우고 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월드컵보다 더 중한 것이 국내의 문제다. 태극전사들 불러서 오찬하기 전에 먼저 10.29 참사 유가족들과 만나고 또 화물연대 측과 만나서 직접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순서 아닐까? 

그냥 가볍게 대표팀의 선전에 대해 응원하는 목소리만 남기는 것으로 끝내는 걸 바라고 있다.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 정치권이 스포츠에 숟가락 얹는 것으로 보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2008 북경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 때도 선수단 전체 귀국 환영 퍼레이드 참석을 명분으로 대한체육회가 이미 조기에 일정이 끝난 선수들의 귀국을 막았던 전례가 있었다. 그 때 그런 일을 겪고도 깨달은 것이 없는건지 모르겠다.

그 당시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경기가 다 끝났는데도 빨리 고국에 돌아가 쉬지도 못하고 억지로 경기도 없는데 이역만리 타국의 선수촌에서 지내다 폐막식 때에야 돌아올 수 있었다. 선수들이 스포츠 성적 내는 기계인가? 선수들도 사람이다.

더 이상 정치권이 개입해서 이렇게 선수들의 자유와 휴식까지 박탈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잘 싸우고 돌아온 태극전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 한 통만 보내고 푹 쉬게 한 다음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있게 배려하는게 최선이다.

그리고 대신 유가족들의 목소리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자리를 만들어라. 그것이 바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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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딱갈이 2022-12-14 11:00:58
윤석열은 유가족이 한국인들이라 우스운 거겠지.
윤의 딱갈이, 국힘은 국정조사를 통한 참사 진상규명을 거부하고, 자식들이 죽은 사고 조사에 유가족이나 생존자는 청문회 증인이나 참고인으로라도 나오지 말라는 인간말종들 !

아시아의 원수 집안 아베의 빈소에는, 득달같이 쪼르르 문상가서 머리 조아리며,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고 주절주절한 친일 말종. 일본에서 이태원같은 참사가 났다면, 조문단 꾸려 보냈겠지.

일제 수탈로 인한 강제징용 배상도, 한국인끼리 알아서 해결한다고 주접 떠는 일본 딱갈이가 자국민에 대해 무슨 공감이나 배려를 하겠나.
징용자 양금덕(93) 할머니가 받게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살마저 외교부 제동으로 사실상 취소시킨 친일 굴종 윤석열, 한심한 딱갈이 넘.

거 참... 2022-12-10 19:55:54
이래도 트집
저래도 트집
문재인때는 아당이 초당적으로
협조해 줬는데.....

굥퇘지도살 2022-12-07 10:33:12
영광이쥬? -,.- 칵~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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