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2023년도 예산이 정기국회 내 처리가 끝내 무산된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국회에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다하지 못해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밤늦게 언론에 입장문을 전하고 “정기국회 내에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도록 촉구한 것은 대한민국이 위기관리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점을 국회가 나라 안팎에 보여주자는 의미였다”며 “예산안 합의 처리가 지연되어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의 위기관리 능력에 강한 의구심을 갖게 되면 국제금융자본의 이탈 등 한국경제의 새로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예산안은 정부 사업들의 단순한 숫자 총합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의지와 국민과 민생을 돌보겠다는 국회의 결의가 담긴 사회적 합의문서”라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민생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를 향해서는 “국정운영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이 다른 정치적 득실을 따지면서 예산안 처리에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된다. 원내 과반이 훨씬 넘는 제1야당도 다수당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양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또 “헌법 제57조에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은 정부와 국회가 오로지 국민과 민생만을 기준으로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라는 명령”이라며 “여야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합의하고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이자 국민의 명령인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저는 1년 반 뒤에는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은퇴해 초야로 돌아갈 사람이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오직 중립적 입장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는 충정뿐”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