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새해에도 흑싸리껍데기로 살 것인가?
[노트북을 열며] 새해에도 흑싸리껍데기로 살 것인가?
시민에게 희망 주지 못하는 청주시-청주시의회 치열한 갈등 국면 
초등 교과서에도 나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성숙한 정치, 어른의 정치 펼쳐야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12.25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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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놀이 4월 이미지.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화투 놀이 4월 이미지.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 예산을 둘러싸고 청주시와 청주시의회가 극심한 갈등(葛藤)에 휩싸였다.

본관동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의 판단 여부에서 출발한 논란은 청주시와 시민사회 등과의 ‘보존과 존치’ 대립으로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6개월을 뜨겁게 달궜고, 철거 예산이 편성되면서 시의회의 여야 정쟁으로 확대됐다.

2022년을 일주일여 남기고 시의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철거 예산’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한 끝에 민주당의 모든 의사 일정 ‘보이콧’이라는 파국에 직면했다.

현재의 청주시와 청주시의회의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야말로 얽히고설킨 ‘갈등’ 형국이다.

갈등의 사전적 의미는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이 합쳐진 것으로 두 나무 모두 줄기가 뻗어나가는 덩굴식물로 칡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등나무는 시계 방향으로 자라면서 한 자리에 심어 놓으면 서로 엉키고 꼬이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같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대로 새해를 맞이한다면 청주시와 시의회는 시민에게 얼굴을 들 수 있을까?

갈등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초등학교 도덕과 사회 교과서를 살펴봤다.

초등 5학년 도덕과 6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정치란,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나름이고 이러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가는 과정을 정치라고 설명했다.

정치는 시민이 선거로 뽑은 정치인들이 수행하며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토론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또렷하게 강조했다.

정치의 3원칙으로는 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관용’, 사실이나 의견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져 살피는 ‘비판적 태도’, 상대방에게 어떤 일을 배려하고 서로 협의하는 ‘양보와 타협’을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화와 타협으로 함께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따르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갈등 해결을 위한 정치와 민주주의 설명이 어려운가? 청주시와 시의회 사람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현재의 갈등에 대한 책임은 청주시와 시의회는 물론 한표를 행사한 시민들 모두에게 있다. 

단순히 본관동 철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로 인해 확산되는 불신과 적대감은 시정을 넘어 사회로, 가정으로 급속하게 확산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갈등을 해결하기위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 청주시는 모두가 나설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내고 시의회는 시민들이 참여할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또한 문화재청은 전문기관으로써의 명확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예고 없는 폭설처럼, 기후위기에 처한 세상 앞에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대처해야 할 때다.

새해가 다가 오는데 언제까지 칡넝쿨과 등나무처럼 엉키고 설켜 있어야 하는가. 화투 놀이의 4월에 해당하는 흑싸리 껍데기로 살수는 없지 않은가? 

2022년이 아직 7일이나 남았다. 중학교에 올라가는 초등학생들의 방학도 일주일여 남았다고 한다. 한해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내일을 꿈꾸는 어른의 정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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