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북스] 우리는 모두 ‘앵무새’가 될 수 있다
[굿모닝북스] 우리는 모두 ‘앵무새’가 될 수 있다
  • 박수빈 기자
  • 승인 2023.01.0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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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우리 사회에 앵무새는 아직 존재한다. 모두가 앵무새가 될 수 있다.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을 조장하며, 방관하는 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계속해서 앵무새를 죽인다면, 당신이 앵무새가 됐을 때 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잼과 스카웃’은 없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굿모닝충청)
우리 사회에 앵무새는 아직 존재한다. 모두가 앵무새가 될 수 있다.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을 조장하며, 방관하는 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계속해서 앵무새를 죽인다면, 당신이 앵무새가 됐을 때 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잼과 스카웃’은 없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굿모닝충청)
'앵무새 죽이기' 표지. 하퍼리 저. 김욱동 번. 열린책들.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앵무새 죽이기' 표지. 하퍼리 저. 김욱동 번. 열린책들.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한국은 1970년대만 하더라도 북한보다 못 살던 나라였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산업을 키웠고, 시설이 열악했던 시기에 고속도로를 신설해 국가의 토대를 닦았다.

경제, 산업, 문화, 교통 여러 분야에서 급성장을 이뤄냈지만, 딱 하나 이루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시민 의식’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이동권 관련 시위가 한참이다. 이들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이 곳곳에서 들고 일어나고 있다.

이들이 외치는 구호는 항상 똑같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그 모습과 그들을 대하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바로 ‘앵무새 죽이기’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미국의 소설가 하퍼 리(Harper Lee)가 집필한 소설이다. 책 제목에도 나오는 앵무새의 의미는 보호받지 못하고 멸시받으며 고통받는 약자들을 일컫는다.

이 소설은 193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어내 성경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소설이라고 평가받는다.

죄가 없음에도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모든 죄를 뒤집어쓴 톰을 변호하게 된 애티커스 핀치와 그의 자식인 잼(아들)과 스카웃(딸)의 이야기가 담겼다.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그 당시 흑인을 냉대했던 백인들의 잘못된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백인 여자를 강간했다는 이유로 톰은 기소된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다. 피해자로 법정에 오른 백인 여자는 톰에게 먼저 성관계를 맺자고 하며 그를 덮쳤지만 그 모습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들켜 얻어맞았다.

그들은 백인인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톰이 강간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그를 법정에 세운다.

왼 팔이 없는 톰, 여자의 목에 생긴 양손 자국, 왼 손으로 친 자국이 명확한 여자의 상처 등 톰이 무죄라는 확실한 증거를 애티커스가 밝혀냈지만 배심원은 톰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다. 흑인이라는 이유다.

이러한 과정이 애티커스의 딸인 스카웃과 그의 오빠인 잼의 시선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톰이 사형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겼고, ‘감히 깜둥이를 변호한다’며 멸시를 하는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에 대해 신사답게 맞서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톰이 사형 선고를 받자 배심원들에게 분노한 잼과 스카웃에게 애티커스는 말한다.

“만약 배심원들이 모두 너와 같은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톰에게 무죄가 내려졌을 수도 있겠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약자를 괴롭히지 말고, 친구와 잘 지내야 하며,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하고, 이해심 넘치는 어른으로 자라야 한다고.

하지만 어른들은 어떤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살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를 폄하하고, 그들을 모욕한다. 그 뿐인가. 사회적 약자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것이 자신들의 권리 침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앵무새는 아직 존재한다. 모두가 앵무새가 될 수 있다.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을 조장하며, 방관하는 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계속해서 앵무새를 죽인다면, 당신이 앵무새가 됐을 때 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잼과 스카웃’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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