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예산=이종현 기자] 29일 오전 10시쯤 충남 예산군 예산읍 아리랑 삼거리.
예산종합병원에서 축협 하나로마트 방향에는 ‘적색 신호 시 우회전 금지’라고 적힌 안내표지판과 빨간불, 주황불, 화살표 모양의 초록불로 구성된 세로 형태의 신호등(삼각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운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듯했다.
실제로 한 운전자는 빨간불 신호에 멈추는가 싶더니 그대로 슬금슬금 우회전을 시도했다.
빨간불 신호에 멈춘 앞 차량을 향해 빨리 우회전하라고 경적을 울려대며 위협하는 운전자도 보였다.
주민들 보행도 방해했다. 빨간불 신호가 떨어졌는데도 일부 차량이 횡단보도를 침범, 보행자를 위협하는 아찔한 순간도 목격됐다.
<굿모닝충청>이 현장에서 30분 동안 지켜본 결과 차량 20여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쳤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 빨간색 신호가 들어온 뒤 정지 의무를 어기면 처벌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지난 22일부터 시행됐다.
운전자는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곳은 초록불이 켜져야만 우회전할 수 있다.
우회전 신호등이 없는 곳은 차량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 반드시 일시 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한다.
3개월 간 계도 기간을 두는데, 이후 위반이 적발되면 승용차는 6만 원, 승합차는 7만 원의 범칙금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이런 가운데 충남경찰청은 도내 우회전 신호등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신호등의 경우 설치기준이 마련되기 전인 지난해 예산경찰서가 지자체와 협의해 자체 설치한 탓에 단속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지 애매하다는 게 충남청의 입장.
그러면서 새롭게 마련된 기준에 따라 1년 간 3건 이상의 우회전 차량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 지역 등에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충남청 교통계 관계자는 27일 기자와 통화에서 “(예산 사례의 경우) 모양은 비슷하지만 기준이 공식 마련되기 전 설치됐기에 공식적인 우회전 신호등은 아니”라면서 “공식적으로 도내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운전자들이 이 신호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이 관계자는 “우회전 신호등 설치기준과 신호 운영 체계 등을 검토해 조만간 도내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라며 “교통사고 감소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