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혹 떼려다 혹 더 붙인다
[청년광장] 혹 떼려다 혹 더 붙인다
점점 계획이 틀어지고 있는 친윤계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2.03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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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계획이 생각처럼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경원 전 의원을 사실상 발가벗겨서 내쫓을 때만 해도 그들은 이제 혹을 뗐다고 믿었지만 오히려 혹이 하나 더 붙어버렸다. 혹이 하나 더 붙게 된 이유는 사실 모두 그들이 자초한 일이었다. 그들의 노골적인 당권 장악 의도와 김기현 의원의 미숙한 행동들이 그 원인이다.

문제가 된 김기현 의원의 페이스북 사진
문제가 된 김기현 의원의 페이스북 사진

지난 27일에 김기현 의원이 배구선수 김연경 씨, 가수 남진 씨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꽃다발까지 준비해 응원해줘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후 김연경 선수와 남진 씨는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비방 글에 시달렸다. 특히 남진 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 전라남도 목포시 출신이었기에 더더욱 비난을 많이 받았다.

마음고생이 많던 남진 씨는 결국, 김기현 의원과의 친분을 부정하며 그날 처음 본 사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남진 씨는 YTN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잠시 인사말을 나눈 뒤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은 정치와 관련 없는데 김 의원이 허락 없이 사진을 SNS에 올렸다며 매우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김연경 선수 측도 YTN과 통화에서 남진 씨와 같은 입장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 밖에도 남진 씨는 31일에 스포츠경향과 한 인터뷰에서 김연경과 동향이고 지인들과 보름 전에 약속을 하고 여의도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김기현이 갑자기 나타나 인사를 나눈 뒤 김기현 측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고 사진을 찍은 것이라며, 팬과의 사진 요청을 거부한 적이 없던 것이 이런 일로 얽히게 된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 남진 씨와 김연경 선수 두 사람 모두 김기현 의원을 응원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으며 김기현 의원이 두 사람과 같이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서 꼽사리를 낀 것이었다. 그렇게 친한 척하면서 사진 한 장을 찍은 다음 마치 두 사람이 자신을 응원하러 온 팬인 양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이다

이에 김기현 의원은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까 모르는 사이는 아니겠죠 하하.”라고 멋쩍게 웃어넘기고 또 그건 제가 알 수가 없죠. 현장에 가니 있었으니까요. 지인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그 자리에 남진, 김연경 두 분이 오신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갔더니 꽃다발 준비해서 전달해줬고, 그래서 꽃다발을 감사하게 받고 그 자리에서 같이 응원하는 엄지척 사진을 찍었고 그것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다고요.”라고 했다. 아무리 봐도 궁색한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냥 솔직하게 남진 씨와 김연경 선수랑 같이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면 될 일을 왜 궁색하게 변명을 대고 거짓말을 해대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헛발질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 결선투표 양자 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안 의원은 59.2%의 지지율로, 김 의원(30.5%)보다 앞섰다고 한다. 국민의힘 지지층 410(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9%포인트) 대상 조사에서도 안 의원의 지지율은 60.5%를 기록했고 김 의원은 37.1%로 나타났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난달 31일에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한 유승민 전 의원 지지층의 표심이 아직 반영이 안 된 조사 결과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결과가 나왔다. 물론 샤이 윤석열이 있을 수 있어서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오차범위 밖을 벗어난 수준이어서 있다고 하더라도 상수로 작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31~21일 전국 남녀 1005명에게 실시해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428명 중 48.9%가 결선투표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을 지지한 반면 44.4%가 김 의원을 지지했다. 양자간 격차는 오차범위(±4.8%포인트) 내인 4.5%포인트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 실시한 지난 3차조사(125~26)와 비교해 8.1%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김 의원은 같은기간 대비 3.6%포인트 하락한 결과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다자대결시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선 안철수 의원이 43.3%1위를 차지했다. 안 의원은 지난 조사대비 9.4%포인트 증가했다. 김 의원은 지난주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36.0%를 기록했다. 두 후보간 차이는 오차범위 내인 7.3%포인트로 나타났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으로선 혹을 떼려다 혹을 더 붙인 셈이 되었다. 앞서 말했지만 이 일은 본인들이 자초한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저지하고자 했다면 부드럽게 회유를 했어야 했다.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행인의 외투를 벗긴 것이 폭풍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었다는 이솝 우화도 못 보았나?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은 나경원을 작년 이준석 전 대표 처럼 발가벗겨서 내쫓아버렸다. 노골적으로 자신들이 당을 장악하겠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그러니 비윤계 입장에선 위기감에 더욱 결집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본래 안철수 의원과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다. 바른미래당이 왜 박살이 났는지 생각해보라. 그 당은 출범 당시조차도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 간 실랑이로 인해 컨벤션 효과가 전혀 없었던 당이었다.

그러나 유승민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간접적으로 안철수 의원과 단일화를 했다. 비윤계 입장에선 일단 구원(舊怨)이 있는 관계든 아니든 공동의 적이라는 윤핵관들과 맞서기 위해선 서로 뭉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에 필자가 지적한 대로 지금 그들은 오월동주(吳越同舟)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김기현 의원의 정치적 미숙함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이든 비윤이든 여당 지지층 입장에선 똘똘한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야당과 싸울 것인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김기현 의원이 미덥지 못한 사람이란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그러므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도 김기현 의원에게 과연 대표직을 맡겨도 되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 고발을 예고한 김건희 팬클럽 회장 강신업 변호사(출처 : 강신업 페이스북)
안철수 의원 고발을 예고한 김건희 팬클럽 회장 강신업 변호사(출처 : 강신업 페이스북)

이 추세대로 간다면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허나 변수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 씨와 달리 검찰이란 집단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건사랑 카페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본인의 소셜 미디어에 3일 오후 1시에 안철수 고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했다. 사유는 중대재해법 위반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윤핵관 인사 중 하나인 이철규 의원은 "자신이 진윤(眞尹)이라 하는 것은 가짜 상품으로 상표를 도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당원동지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스스로의 정체성을 밝히고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정조준했다. 이 의원은 "최근 대통령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며 윤심을 파는가 하면, '김장연대'의 균열을 운운하며 당심을 어지럽히는 모습이 금도를 넘었다""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수행에 태클 걸던 분이 윤심이 필요해지니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대선 이후 대통령은 단일화 정신에 입각해 안 의원에게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안 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방기해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 밖에 박수영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개각할 때 안철수 의원한테 '아주 높은 장관 하나 또는 총리를 맡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것을 거절했다""(윤 대통령이) 아주 서운해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나경원 () 의원도 비상근이지만 장관급 자리 두 개를 줬는데 그걸 너무 가벼이 던진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섭섭해 했다"면서 "안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검찰에 쭉 있어 공직의 무게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때(안 의원이 장관·총리직을 거절했을 때)부터 이미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 는 말씀을 몇 번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안 의원과) 한 번도 밥도 차도 안 마셨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혹 이러다 나경원처럼 또 다시 캐비닛 속에 숨겨져 있던 안철수의 의혹이 들춰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안철수 의원 역시 고집은 세지만 전형적인 강약약강인 사람 이기에 뭐 하나 켕기는 의혹이 터질 경우 그가 과연 버틸 수 있을 것인지 모르겠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지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볼성 사납기 그지 없다. 지금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또 갱신했다고 한다. 어디 그 뿐인가? 난방비 폭탄으로 인해 서민 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고 그저 누가 대통령과 더 친한가 경쟁만 하고 있으니 솔직히 김기현이고 안철수고 다 한심한 건 매한가지다.

김기현 의원 이든 안철수 의원 이든 볼썽 사나운 대통령과 친분 관계 과시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나 좀 발표해 줬으면 좋겠다. 그게 집권 여당 대표가 해야할 책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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