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대통령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르는 국힘 전당대회
[청년광장] 대통령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르는 국힘 전당대회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2.12 05: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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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것은 지난 10일 자로 정확하게 9개월이 지났다. 참 오랜 시간이 흘러간 것 같은데 날짜를 계산해보면 아직도 만으로 1년이 안 된 셈이다. 보통 이 무렵은 대통령의 힘이 가장 막강할 시기다.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대통령 권력의 전성기는 보통 취임 2년 차라고 한다. 1년 차는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하기에 그 힘이 온전하지 않지만 이제 1년 동안 기반을 다졌기에 2년 차부터 그 힘이 막강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임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무렵에 지지율이 어마어마하게 높았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서 나온 지지율을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취임 9개월 차였던 2018년 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으로 63~68%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았다. 리얼미터 기준으로도 한국갤럽과 비슷하게 63.1~66.5% 정도의 지지율을 보였다.

2월 10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2월 10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 지지율의 최고점조차도 그에 턱없이 못 미친다. 60%는커녕 55%도 못 넘어본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2월 10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긍정 32%, 부정 59%로 집계되었다. 긍정평가는 전 주 대비 2% 하락, 부정평가는 전 주 대비 3% 더 증가한 수치다. 대구/경북에서만 긍정과 부정이 45%로 동일하였고 나머지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과반 이상이 부정평가를 했다.

2월 8일에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출처 : 경향신문)
2월 8일에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출처 : 경향신문)

그보다 이틀 전인 8일에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 간 성인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2.5%, 부정 65.3%로 집계되었다. 앞서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월 30일부터 2월 3일까지 닷새 동안 성인 2,511명을 대상으로 한 2월 1주 차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직무수행평가가 긍정 39.3%, 부정 57.8%로 집계되었다. 즉, 긍정평가는 전 주 대비 무려 7% 가까이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무려 8%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2월 10일에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그래프(출처 : 뉴스토마토)
2월 10일에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그래프(출처 : 뉴스토마토)

한국갤럽과 같이 10일에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는 더욱 극적이다. 여기선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에 대해 긍정 34%, 부정 63.1%로 집계되었다. 긍정평가는 전 주 대비 4% 더 하락한 반면에 부정평가는 4.1% 더 상승했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긍정과 부정의 수치가 29.3% : 66.3%로 무려 2배 이상 더 크게 벌어졌다.

2월 10일에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출처 : 뉴스토마토)
2월 10일에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출처 : 뉴스토마토)

그리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이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개입 여부에 관한 여론조사였다.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 ‘개입한다’는 여론이 무려 70.4%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답변은 19.2%에 그쳤고 개입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고작 6.8%에 불과했다. 즉, 국민의 70% 이상이 윤석열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미 나경원 전 의원을 작년 이준석처럼 발가벗겨서 내쫓은 것과 안철수 의원을 향한 맹공이 여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친윤계 일색이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충격이 될 소식이 지난 10일에 전해졌다. 이 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예선 결과가 발표됐는데, 조금 뜻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최고위원 후보에 출마한 친윤계 현역의원 3명은 모두 탈락한 반면 친이준석계 후보들은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일을 어떻게 해석해야 것인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예상한 그대로 나왔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는 총 4명인데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이었다. 모두 현재 지지율 1~4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들이다. 하지만 13명 가운데 8명으로 압축한 최고위원 예선 결과는 뜻밖이었다. 친윤계 현역 의원 후보인 박성중, 이만희, 이용 등이 모두 탈락한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안에서는 친윤계 그것도 현역 의원 3명이 모두 탈락한 것을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윤심' 내세운 후보 예닐곱 명이 나오는 바람에, 표가 흩어진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이준석계는 전원 살아남았다.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후보가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나경원, 안철수 사람에 대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위력 과시가 반감과 우려를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금 소위 말하는 '윤핵관'들의 가장 문제는 이분들이 보수 유튜브를 보고 그걸 민심이라 생각하고 선거를 치른다는 있습니다.” 지적했다. 말은 3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대참패를 했을 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부위원장을 지냈던 조성은이 내렸던 분석과도 거의 유사하다. , 지금 국민의힘이 도로 과거로 회귀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국민의 70% 이상이 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당무에 개입했다고 지적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당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오늘날 정당 정치는 과거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임했던 그 시절이 아니다. 그런 행태의 정치는 이른바 ‘삼김시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YS, DJ, JP 등 이른바 삼김들처럼 뚜렷한 역사적 족적을 남긴 인물도 아니다.

 그러므로 3김처럼 당을 좌지우지할 형편이 안 된다. 그런 사람이 단지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마치 왕처럼 정당에서 군림하려 하고 노골적으로 자기 라인을 구축하려 하니 일반 당원들도 이래서는 안 된다고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가 가지고 있었던 전당대회 시나리오는 크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최상의 시나리오는 당 대표는 친윤계 김기현 의원이 당선되고 최고위원으로 역시 친윤계 의원들이 독식하는 것이었다. 이미 이동형 작가가 지적한 바 있듯이 윤석열 대통령은 7년 전 박근혜 씨처럼 총선 승리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박근혜 씨가 총선에서 지더라도 ‘진실된 친박’ 즉, 이른바 진박 의원 90명만 있으면 된다고 한 것처럼 본인 또한 총선에서 지더라도 ‘진실된 친윤’ 의원들을 더 많이 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대로 가면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친윤계가 독식할 수 있게 된다.

그 다음이 차상의 시나리오인데 설령 당 대표 자리를 안철수 의원에게 넘겨주더라도 최고위원으로 친윤계 의원들을 대거 당선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꼬투리 하나를 붙잡아서 최고위원이 수시로 안철수 의원을 향해 들이받는 모습을 연출하고 4명 이상의 사퇴를 끌어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수 있다. 그렇게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을 해 다시 친윤계가 공천권을 뺏어오는 시나리오다.

마지막이 최악의 시나리오인데 이것이 지금 현재 맞닥뜨리게 된 시나리오다. 당 대표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되었을 최고위원들이 친문계와 비문계로 골고루 섞여 있었다. 그 때문에 비문계 최고위원들은 수시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사건건 들이받았고 그 덕분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난파선처럼 이리저리 표류했다.

지금 국민의힘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오른 친윤계 의원들이 모조리 탈락했기에 당 대표가 김기현 의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허수아비 꼴이 나게 생겼다. 자신들이 꿈꿨던 시나리오가 모두 반대로 이루어지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렇게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게 된 것은 순전히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다.

차라리 윤석열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았다면 최상은 아니더라도 차상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시로  당무에 노골적으로 개입하여 이런저런 훈수를 두고 있으니 당원들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전당대회는 윤 대통령이 가정했던 시나리오들 중 최악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지만 앞으로 정부와 여당의 분열 및 대립이 점점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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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만 2023-02-12 10:33:35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게 있어야 지지를 해주지...있던 지지자들도 떨어져나갈판...조금이라도 욕 덜 먹으려면 부처마다 장관들이라도 전문가에 제정신 박힌 사람들 앉혀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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