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장예찬의 삼류소설
[청년광장] 장예찬의 삼류소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2.28 1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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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7일 서울 강서구 ASSA 빌딩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서 장예찬이 과거에 썼던 웹소설이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그 소설이 보통 소설이 아니었다. 소위 말하는 ‘야설’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판타지소설이었는데 문제는 그 내용이었다. 실존 여성 연예인을 연상하게 만드는 인물을 등장시킨 뒤, 성적으로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예찬은 2015년 4월부터 2016년 12월 13일까지 '묘재'라는 필명으로 '강남화타'라는 판타지 무협 소설을 출간했다. 29세 남성 한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여성 배우를 성관계로 치료하고, 성대 이상으로 고생하는 여성 가수를 치료한 뒤 교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 장예찬의 삼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의 이름은 ‘이지은’인데 바로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본명이다. 기사에 보도된 그 소설 내용에 따르면 "이지은이 얼굴을 붉히며 삼단고음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암 인 마이 드림- 임- 임-"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지은은 아이유의 본명이고 또 '3단 고음'으로 유명한 '좋은 날' 가사 일부다.
이번 보도를 '저열한 공작'으로 규정한 장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탁현민처럼 에세이에서 음담패설을 했냐, 이재명 아들처럼 댓글로 여성 연예인 성희롱을 했냐"며 "살다 살다 소설 내용으로 공격받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논란이 불거지자 현재 아이유 팬클럽 회원들은 아이유의 소속사에 장예찬을 향해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일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장예찬은 자신의 글은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이라고 맞섰다.
장예찬 뿐 아니라 그의 전당대회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아이유가 이지은인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고 장 후보를 두둔하고 나섰다. 미안한 말인데 아이유의 본명이 이지은이라는 건 당신보다 연세가 훨씬 더 많은 필자의 부모님도 다 아시는 사실이다.
서민교수는 이날 위원장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소설과 현실은 구분하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두고 삼성 사장을 범죄자로 묘사했다고 흥분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며 "우리나라가 특정인을 살인자로 묘사하는 것보다 성적인 표현을 쓰는 걸 더 큰 범죄로 여기는 탈레반 국가이긴 하지만, 단톡방 대화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글이 아니라 웹소설을 가지고 공격하는 것은 어이없다"고 했다.
표현의 자유는 필자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허나 필자가 늘 강조하는 것이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해서 특정 인물의 명예를 훼손하고 낄낄거려도 된다는 건 절대 아니다. 
서민 교수는 “우리나라가 특정인을 살인자로 묘사하는 것보다 성적인 표현을 쓰는 걸 더 큰 범죄로 여기는 탈레반 국가”라고 했는데 웃기지 마라. 서양 국가들은 우리보다 표현의 자유를 널리 보장하는 대신 그에 대한 책임도 훨씬 더 엄격하게 묻는다. 그리고 서양 국가라고 타인을 향해 노골적으로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걸 허용하는 것도 아니다. 

'이준석계'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집요하게 공세를 취했고, 장 후보는 적극 해명하기보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다시 꺼내 들어 맞불 작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소설에서 현존하는 여가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하고, 여가수가 불렀던 노래 가사를 그대로 차용해서 여가수를 특정한 후에 키스를 했다거나 쓰다듬었다는, 변태적 습성이 담겨있는 글을 갖고 판타지 소설로 빙자하고 있다"며 "창작의 자유라는 건, 헌법상 개인의 권리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공중도덕과 윤리의식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장받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사실상 야설 정도의 웹소설로 벌어들인 돈으로 수익을 거뒀다는 건 부당하다"며 "강간 미화, 성적 대상화, 종교 비하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하고 본인이 갖고 있는 기득권인 청년재단 이사장, 청년 최고위원 후보, 보수논객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겨냥했다.
장 후보는 "저는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을 썼다"라는 말로 해명을 끝냈다. 그런 뒤 "이기인 후보가 교주처럼 여기는, 이준석 전 대표는 본인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고 측근을 시켜 '7억 각서'를 현실에서 썼다"며 "이준석 전 대표에게 한마디도 못하는 내로남불 천아용인이 100% 허구인 소설에 대해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느냐"고 맞받았다.
이에 이 후보는 "판타지 소설은 면책특권이 아니다. 판타지 소설로도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나 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장예찬 후보 제발 좀 부끄러운 줄 알라, 본인의 과거 행적을 사과하라"고 꼬집었다. 관련 논쟁을 지켜보던 김가람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관련 질문을 받고 "그걸 누가 바람직하다고 얘기할 수 있겠나"며 "우리 당을 대표하는 장예찬 후보 정도 되면, 너무 선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지적이 나오면 겸허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더해 이 후보는 토론 끝에 다다라선 "판타지 소설이라는 미명 하에 야설을 써놨는데, 그것을 과연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빨리 장예찬 후보가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장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저는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을 썼다"고 말할 뿐, 별다른 사과나 해명을 내놓진 않았다.

한편 이기인을 지지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아이유 팬덤을 건드리면 총선이 위험해진다. 먹고 살기 위해서 야설(야한 소설) 작가는 할 수 있는 건데, 아이유 팬덤이 움직이면 곤란하다"고 적었다. 이후 소설 일부를 캡처해 올리면서 "아이유 팬 여러분 죄송하다. 국민의힘을 미워하지는 말아달라. 그냥 후보 한 명의 행동"이라고 비꼬았다. 또 글을 올려 "이 작품이 12세 이상 열람 가능한 등급인 것 자체가 이해 안 된다"고도 했다.
참 가지가지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집권여당의 최고위원 선거가 이렇게나 저질스러울 줄이야. 한 나라의 집권여당 전당대회가 이렇게까지 수준 낮은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책 경쟁은 애당초부터 없었고 서로서로 어느 계파에 줄 서기 모습과 흑색선전밖에 안 보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도를 넘은 악플과 사이버불링으로 인해 법적 처벌을 받았던 사람들은 수두룩하다. 그리고 그 악플 세례로 인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를 보면 장예찬은 느끼는 게 없나? 그 악플과 저질 야설을 써댔던 것도 그들 나름으로는 표현의 자유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를 누렸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다.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이다.
표현의 자유가 만능이라면 악플과 사이버불링을 자행했던 그 자들이 왜 법적 처벌을 받았겠는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죽는다는 속담은 달리 나온 게 아니다. 돌을 던지고 노는 건 자유다. 하지만 그렇게 자유를 누리는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럼 그에 대한 책임도 마땅히 져야하는 것이다. 
아직 아이유 측 공식 반응이 나온 건 확인하지 못했는데 만약 아이유 측에서 당신을 고소한다면 구차하게 변명댈 생각말고 사과를 하든 처벌을 받든 당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라. 그게 성인이고 장차 정치인이 보여야할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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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3-03-04 09:31:26
이준석과 장예찬
이준석은 장예찬을 향하여 "야설 작가" 그리고 장예찬은 이준석을 향해 " 철딱서니"라는 서로 잘났다고 막말로 얼룩지고 있는 현실을 보며 與의 젊은 정치인들의 장래가 역시 암담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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