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업인이다] 폭설로 무너진 인생 다시 일어서다
[나는 기업인이다] 폭설로 무너진 인생 다시 일어서다
충북 보은의 동양기업, 특허20여건·성능인증·시범구매인증 갖춘 ‘합성목재’ 전문 기업
2004년 폭설로 공장 무너지고 경매 넘어가…극한의 소통 속에서도 ‘반드시 성공한다’ 다짐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3.02 15: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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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지방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기에는 자본과 기술, 인력, 영업 등 어느것 하나 순조롭지 못한게 현실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산업의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굿모닝충청은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는 중소기업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연재한다. 그들의 실제 이야기가 후배 중소기업인에게 귀감이 되기를 소망한다. <편집자 주>

합성목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동양기업(주) 유성모 대표.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폭설로 공장이 무너졌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게 이런거구나 생각했다. 한 6개월쯤 극약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그러나 억울했다. ‘반드시 성공한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사업에 집중했다.”

동양기업(주) 유성모 대표가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리고 이겨냈을 때의 극한적인 상황을 회상했다. 

충북 보은군 장안농공단지에서 합성목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그는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해외에서 선박을 수주하고 이후 조선소를 차리는 의지와 패기, 열정을 사업의 최고 필요조건으로 꼽는다.

그가 국내 최고 품질의 합성목재 생산부터 시공까지 풀시스템을 갖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기업스토리는 눈물없이 들을수 없을 만큼 사연이 깊었다.

한때 너무 힘들어 음료수병에 극약을 담아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의지와 피땀흘리는 노력으로 이제는 웃으며 지난 일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폭설로 공장이 무너지다>

2004년 3월 5일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공장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습기가 많은 봄눈은 철재 공장의 지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마치 전쟁터 같은 공장 앞에서 “이제 망했구나” 하고 주저 앉아버렸다.

복구하는데 한달이 넘게 걸렸다. 그러나 무너진건 내 공장이고, 망할 위기에 처한 것은 나일뿐 거래처에서는 “돈을 안주면 원료를 안준다”며 인정사정이 없었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은행의 대출 만기도 한꺼번에 겹쳐 결국 공장은 경매에 넘어가고 집안에는 온통 빨간딱지가 가득했다. 다시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지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더 살수 있을까?” 

거래처와 은행 등으로부터 전화 받기가 무서울 정도로 시달리다가 결국 작은 음료수병에 극약을 담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하루가 십년같은 시절 6개월여를 버티다가 소주 2병을 사들고 속리산의 한 골짜기로 들어갔다. 술을 다 마시고 극약을 마시려다가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속리산 아랫마을을 내려다 보는데.

“따뜻한 날씨에 관광온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순간 화가 났다. 나만 왜 이렇게 생을 마감해야 하나.”

극약이 든 병을 집어 던지고 공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사업이 너무어려워 6~7살이던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공장에서 생활했다. 오후 3시쯤 됐을텐데 아내가 “여보 밥은 먹었어?” 묻는데 눈물이 핑돌았다. 

“그래 다시 해보자.” IMF 당시에도 늘 아내가 옆에서 흔들리는 나를 지켜주더니 이번에는 목숨을 살린 격이다.

다시 옷소매를 걷어부치고 공장에 집중했다. 그러나 자금 압박과 거래처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가 않았다. 

공장 경매가 시작되자 공장을 사기위한 사람들이 계속 찾아 왔다. 그들을 붙잡고 애원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라고 사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인의 도움으로 경매를 통해 다시 공장을 찾았다.

동양기업의 특허받은 칼라 합성목재.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동양기업의 특허받은 칼라 합성목재.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합성목재>

유 대표가 처음부터 합성목재 사업을 한건 아니다. 군대 제대후 플라스틱 건축자재 회사를 다녔다. 한창 매출이 오르던 중 물건 값으로 아파트 7채를 받기도 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으나 IMF로 부도를 맞고 말았다.

그때 “제조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장안농공단지에 들어와 건축자재를 생산해 판매했다.

문제는 처음 제조업을 시작하면서 제대로 품질이 나오질 않았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건축자재를 생산하던 중 한 거래처에 갔더니 “합성목재를 한번 만들어 봐라”고 권유를 받았다.

당시 합성목재 견본을 조금 잘라다가 사무실에 던져 놓고는 기존의 건축자대 생산을 계속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제품 불량이 나오고 거래처에서는 반품이 쏟아졌다. 

그 후로 황토불판을 시도했다가 또 실패했다. 그러다가 황토쌀독을 만들었었는데 당시 쌀독의 뚜껑이 잘깨지는 문제점을 개선해 한때 인터넷에서 베스트 상품에 오르기도 했다.

건축자재에서 항토불판으로, 다시 황토쌀독으로 품목을 바꿔가는 중 어느날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시 가동하지 않고 있던 건축자재 금형을 팔수 있냐고 물어왔다. 1벌당 3000만원가량 하는 금형 8벌이 있었는데 모두 1400만 원에 처분했다. 말도 안되는 돈이지만 고물값보다는 났다고 생각됐다.

황토쌀독이 제법 팔기기는 했으나 건축자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던 공장이었기에 금형을 처분하면서도 아쉬움이 많았다. 그때 사무실 한켠에 놔 두었던 합성목재 견본이 눈에 들어왔다.

합성목재는 당시 국내에서 LG 등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던 분야였다. 그래서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며 합성목재 생산과 시공에 대한 공부를 했고, ‘상부결합식’ 특허를 내 놓기도 했었다.

“그래 이걸 한번 해보자” 곧바로 합성목재 금형회사에 전화를 걸어 건축자재 판돈 1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주고 1달만에 금형을 완성했다. 합성목재를 만난지 1년여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합성목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건 2009년이다. 당시 전국적으로 둘레길 열풍이 불면서 관공서에서의 합성목재 수요가 늘어났다. 

금형 개수를 늘리고 조달 등록도 하면서 주문량도 점차 늘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으로 전국의 강가에 자전거도로가 생기면서 전국에 합성목재 바람이 일어 관련 공장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기술만이 살길이다>

둘레길이나 자전거도로, 울타리의 데크는 초기에 일반목재로 시공됐다. 그러나 비바람에 오래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는 단점이 있어 방부목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문제는 방부목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 대안으로 합성목재가 부상하게 됐다.

합성목재는 나무가루인 목분에 올레핀 고분자수지 등을 합성해 만드는 제품으로 친환경적이며 목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줄인 신개념 건축자재다.

목분이 55%이상 들어가며 환경호르몬이 없고 방부제도 필요없다. 무엇보다 견고함은 일반목재보다 수십배 강해 수명이 반영구적으로 볼수 있다.

특히 합성목재는 ‘탄소중립’과도 맞는다. 나무의 수요를 줄리고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어서 미국과 우럽 등 해외에서 급속히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기술력이다. 유 대표는 합성목재 사업을 하면서 “기술 개발만이 살길이다”고 마음먹고 “1년에 1건 이상의 특허를 내자”는 각오로 제품생산 과정 및 시공과정에서 다양한 특허를 내기에 이르렀다.

최근 10여년 전에 일반목재로 시공한 데크가 많이 훼손돼 위험하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성목재는 이러한 위험을 방지할수 있는 최상의 제품으로 볼수있다.

동양기업의 다양한 합성목재 제품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동양기업의 다양한 합성목재 제품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동양기업의 우드림>

유 대표는 동양기업의 대표상품으로 합성목재 ‘우드림’을 브랜드화 했다. 우드(Wood)=림(林), 우드+림(Dream)은 그의 꿈과 기술력, 사업가치관이 모두 녹아있는 제품이다.

우드림은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방출이 없고 양면 논슬립 처리로 활용도가 높으며 데크 설치 및 시공이 매우 간편하다. 또한 클립 고정식 결합으로 데크간의 간격이 일정하며 파손부분의 교체가 쉽다. 흰개미 등 벌레로부터 안전하고 썩지않는 내구성은 기본 장점이다.

우드림은 특허청의 특허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성능인증, 한국발명진흥협회의 우수발명품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특히 우드림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칼라제품 ‘디자인형 울타리’는 우수한 시인성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특허를 받았다. 기존의 단색 데크에서 자연과 어울리며 멋을 내는 데크가 있다면 바로 우드림이라고 보면 된다.

그는 “눈앞의 나무만 보지 않고, 숲을 보며 푸른 꿈을 꾸는 것을 약속하는 동양기업의 또다른 이름이 우드림이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의 사무실 한켠에는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수십개의 특허와 성능인증서, 제품인증서, 우수기술인증서, 우수기업인증서 등이 빼곡하다. 

동양기업 합성목재 시공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동양기업 합성목재 시공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가족과 형제, 그리고 사업>

유 대표의 사무실에는 또 ‘안되면 되게하라, 사명(使命)은 오직 성공(成功)뿐이다’라고 적힌 큰 액자가 걸려있다. 한때 목숨을 버릴 위기까지 처했다가 다시 일어난 기업인의 굳은 의지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그는 “합성목재 사업을 시작하면서 2년쯤 지났을 때 문득 ‘돈 달라는 전화가 안온다’고 느꼈다. 아 이제 빗을 다 갚았구나 하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고 회상했다.

인터뷰 내내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지난 시절을 이야기 했지만, 당시의 어려움을 글 몇줄, 말 몇마디로 표현할 수 없어 보인다.

“아직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잘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유 대표는 기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0년정도 해 보니까 제조업이 뭔지 알겠더라. 어떤 분야든 최선을 다해 10년을 버티고 이겨내면 반드시 살아남는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10년의 원동력은 ‘안되면 되게 하라’는 각오를 갖고 끊임없이 개발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이어 “정말 어려웠을 때 옆에 있어준 가족이 나의 원동력”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실재로 그는 영업을 당담하고, 동생은 제품생산을, 형은 시공을 담당하는 가족회사다.

유 대표는 “나날이 증가하는 환경오염 및 환경호르몬에 대응하기위해 자연 친화적인 합성목재 우드림을 개발해 주요 공공장소 및 대중이용시설에 주로 시공하고 있”며 “건축자재에 대한 지속적인 대체상품 개발로 생활공간의 자연친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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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풀 2023-04-05 08:48:35
안되면 되게하라. 나의 사명은 오직 성공뿐... 사장님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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