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리뷰] 세계 최고 기술로 네트워크 ‘장비독립국’ 실현
[사이언스 리뷰] 세계 최고 기술로 네트워크 ‘장비독립국’ 실현
되돌아본 출연연 성과 ⑥ ETRI - 100배 빠른 오케스트라 광 인터넷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5.06.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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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RI 연구진들이 차세대 광네트워크 장비인 오케스트라 광 인터넷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은 광인터넷 관련 실험장면
▲ 이종현 부장

[굿모닝충청 최재근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 광인터넷연구부(부장 이종현)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26일  차세대 광네트워크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그에 필요한 인프라는 외국 장비에 의존해 온 현실에서 가정용뿐만 아니라 대도시 연결 코어망에 들어가는 네트워크 장비까지 국산화함으로써 당당히 우리나라를 장비독립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쾌거였다.

특히 ETRI는 관련장비들을 국가연구시험망인 코렌(KORON)망에 적용, 기능 및 성능시험에도 성공한 것은 물론 이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인 코위버, 에이알텍 등에 이전함으로써, 창조경제 견인의 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덕에 이 기술은 지난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정 ‘2014년도 출연(연) 10대 우수연구성과’로 선정됐다.

오케스트라 광인터넷기술 세계 최고·최초
지난 2012년 ETRI 광인터넷연구부 연구팀은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연구에 돌입한다. 그동안 에릭슨, 화웨이, 시스코 같은 글로벌업체들이 장악해 온 국내 네트워크 장비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3년만의 연구 끝에 지난해 ‘차세대 광네트워크 장비 국산화’란 빛나는 성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인터넷 서비스에 있어서 크게 광전달망과 광가입자망 등 두 가지 분야로 나뉜다.

우선 대도시간 연결망이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광전달망에서는 차세대 광네트워크 인프라의 핵심인 코어용 3.2테라급 광캐리어이더넷(OCES-Optical Carrier Ethernet Swich)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름하여 오케스트라 광인터넷기술이다. 오케스트라란 이름은 광캐리어이더넷스위칭시시템의 영어약자인 ‘OCES(오케스)’와 3.2테라급을 나타내는 ‘테라엑세스’의 합성어로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모든 장비를 아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발된 기술은 광기반 전달망 구축시 광-회선-패킷 장비를 하나로 통합, 최적의 전송경로를 자동으로 설정해 제어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한다. 3.2테라급은 4KUHD 무압축 동영상(6Gbps)을 500개 방송으로 보내줄 수 있는 사양이다.   

또 가정용인 광가입자망에서는 현재 인터넷 가입자 속도인 100메가(Mbps)보다 100배 빠른 인터넷 가입자당 10기가(Gbps)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광가입자망 시스템(NG-PON2)'을 개발했다. 10기가급은 기존 100메가에서 6분 40초가 걸렸던 5G 영화 한편을 단 4초 만에 전송할 수 있다.

이는 가입자망부터 전달망까지 인터넷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풀 라인-업(Full Lime-Up)의 국산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국산장비 토탈솔루션 제공 체제를 구축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종현 광인터넷연구부장은 “그동안 대도시간 연결망이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장비들이 외산이었고, 중소기업체 중심의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은 기술 및 자금의 영세성으로 독자적인 제품 라인업 구성이 어려워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극복해보자는 목표를 두고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번 기술 개발로 장비종속국에서 장비독립국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또 “부품수급문제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 채 연구에 매진해준 연구원들 덕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각각 전송장비나 가입자 장미만을 제조해 왔는데 이번 기술로 외산을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창조경제 견인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광네트워크 기술은 이미 국내 중소기업 5곳에 기술이전 돼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일부 기술은 벌써 수출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술이전을 받은 업체는 모두 5곳으로 코위버, 텔레필드, 우리넷 등 3곳은 광전달망 기술을, 에이알텍, 빛과전자 등 2곳은 광가입자망 기술을 각각 이전받았다.

특히 에이알텍은 이전된 기술을 발판삼아 국내 최초로 중국 광트랜시버 시장에 진출, 730만달러의 수출성과를 올렸으며, 다른 업체들도 빠르면 올해 사업화를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통신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규모가 연 4조~5조원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번 기술과 관련된 광전송, 캐리어이더넷, 광트랜시버(100G 이상) 등 주요 장비규모도 2025년 2조813억원으로 연평균 67.33%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특화된 기술로 상용화 땐 2만여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등 국내외 시장에서 막대한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종현 부장은 “ETRI가 중소 장비업체들과 협업해 가입자망부터 전달망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관련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파란불이 켜졌다”라며 “앞으로 1000억원 이상의 신규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제는 10테라급 OCES 개발이다”
ETRI 연구팀은 이제 3.2테라급을 훨씬 뛰어넘는 10테라급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데이터가 폭주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10테라급 장비가 필요할 것이란 예측에 따른 행보다.

또 이번에 개발된 장비로 국내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를 모두 대체하는 것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 통신 대기업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국산장비에 대한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를 모두 국산화하는 것이 궁극의 꿈인 셈이다.

이종현 부장은 “지난해 착수 기술료로 7억 8500만원을 받고 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다한 상태”라며 “우리나라 장비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를 지원하는 것과 함께 최종적인 꿈은 국내 네트워크 장비를 우리가 개발한 국산 차세대 장비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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