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인사이드] '나는 신이다'와 성범죄 프레임 그리고 정치
[컬쳐 인사이드] '나는 신이다'와 성범죄 프레임 그리고 정치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3.03.10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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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였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웹다큐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성범죄가 거론되고 있다. 법적 처벌의 계기가 특히 그러했다. 성범죄 프레임이다.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예상대로였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웹다큐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성범죄가 거론되고 있다. 법적 처벌의 계기가 특히 그러했다. 성범죄 프레임이다.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예상대로였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웹다큐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성범죄가 거론되고 있다. 법적 처벌의 계기가 특히 그러했다. 성범죄 프레임이다.

심지어 여성 교주의 아가 동산을 다룬 내용에도 성범죄가 등장한다. 물론 그들이 법정에 그래도 설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무죄 판결과 관계없이 살인죄가 컸다. 생각을 해보면 성범죄가 아니라면 이들이 재판에 불려 나올 일이 없을 듯 언론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만약 부당한 가스라이팅과 육체적, 정신적 착취가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하는 데 말이다. 이런 행태가 있어도 여전히 자신들의 왕국을 건사할 수 있고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데 부각조차 되지 못한다. 아마도 부각 되지 않는 이유는 다른 데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또 다른 권력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주목되었던 점은 언론의 집중 타깃이 된 JMS나 이재록보다는 오대양 편이었다. 이는 JMS나 이재록 편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물론 오대양에도 살인과 성범죄가 등장한다. 당시 오대양 사건에서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하고 변사체로 발견된 것은 잘 주목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왜 이 점이 중요하냐면 오대양은 집단 자살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교살 혐의가 매우 짙기 때문이다. 이 다큐에서 집중 다뤄낸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언론도 그러했지만, 오대양은 대개 사이비 교주가 신도들을 이끌고 집단 자살을 한 것으로 검찰 등에서 결론 내렸다.

더구나 당시 서둘러 오대양은 집단 자살 사건으로 결론 내린 검사는 박영수였다. 대장동 비리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 박영수가 맞다. 이런 맥락에서 오로지 사이비 종교 집단이 창궐한 것을 교주나 신도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확한 것인지 따져 볼 필요도 있다.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교세와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과연 그들 내부의 믿음 때문만인지, 외부의 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오대양 사례를 통해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때문에 OTT 다큐도 언론 행위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국내 방송에서 할 수 없는 발언과 사실 적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의가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 있는 OTT 다큐 제작의 러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문제지만 성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보도는 지엽적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2차 가해 논란 등등은 당사자주의가 아니라면 또 다른 관음증의 수단화일 수 있다. 물론 표현의 방식에서는 당사자와 처음부터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한 논박 위에 큰 빅피쳐가 작동하고 있는 점도 병행하여 부각해야 한다.

사이비 종교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데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정치와 공권력에 대한 조명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수많은 무고한 목숨이 생명을 잃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에게도 고통을 거두어갔을 것이다. 종교와 정치의 결탁, 현재도 마찬가지다. OTT 다큐 저널리즘 시대에 그것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한 다시 재발할 수 있으며,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최근 JMS에 관해 검찰총장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어디 JMS만의 문제일까. 수많은 사이비 종교 단체로 고통받는 현실을 과연 어디까지 파헤칠 수 있을까. 국민은 아마 드러난 사안에 대해서만 숟가락 얹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고 있다.

오랫동안 사이비 종교 문제를 거론하고 추적했던 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더 이상 과거가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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