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예상대로였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웹다큐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성범죄가 거론되고 있다. 법적 처벌의 계기가 특히 그러했다. 성범죄 프레임이다.
심지어 여성 교주의 아가 동산을 다룬 내용에도 성범죄가 등장한다. 물론 그들이 법정에 그래도 설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무죄 판결과 관계없이 살인죄가 컸다. 생각을 해보면 성범죄가 아니라면 이들이 재판에 불려 나올 일이 없을 듯 언론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만약 부당한 가스라이팅과 육체적, 정신적 착취가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하는 데 말이다. 이런 행태가 있어도 여전히 자신들의 왕국을 건사할 수 있고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데 부각조차 되지 못한다. 아마도 부각 되지 않는 이유는 다른 데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또 다른 권력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주목되었던 점은 언론의 집중 타깃이 된 JMS나 이재록보다는 오대양 편이었다. 이는 JMS나 이재록 편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물론 오대양에도 살인과 성범죄가 등장한다. 당시 오대양 사건에서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하고 변사체로 발견된 것은 잘 주목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왜 이 점이 중요하냐면 오대양은 집단 자살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교살 혐의가 매우 짙기 때문이다. 이 다큐에서 집중 다뤄낸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언론도 그러했지만, 오대양은 대개 사이비 교주가 신도들을 이끌고 집단 자살을 한 것으로 검찰 등에서 결론 내렸다.
더구나 당시 서둘러 오대양은 집단 자살 사건으로 결론 내린 검사는 박영수였다. 대장동 비리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 박영수가 맞다. 이런 맥락에서 오로지 사이비 종교 집단이 창궐한 것을 교주나 신도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확한 것인지 따져 볼 필요도 있다.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교세와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과연 그들 내부의 믿음 때문만인지, 외부의 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오대양 사례를 통해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때문에 OTT 다큐도 언론 행위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국내 방송에서 할 수 없는 발언과 사실 적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의가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 있는 OTT 다큐 제작의 러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문제지만 성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보도는 지엽적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2차 가해 논란 등등은 당사자주의가 아니라면 또 다른 관음증의 수단화일 수 있다. 물론 표현의 방식에서는 당사자와 처음부터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한 논박 위에 큰 빅피쳐가 작동하고 있는 점도 병행하여 부각해야 한다.
사이비 종교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데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정치와 공권력에 대한 조명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많은 무고한 목숨이 생명을 잃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에게도 고통을 거두어갔을 것이다. 종교와 정치의 결탁, 현재도 마찬가지다. OTT 다큐 저널리즘 시대에 그것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한 다시 재발할 수 있으며,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최근 JMS에 관해 검찰총장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어디 JMS만의 문제일까. 수많은 사이비 종교 단체로 고통받는 현실을 과연 어디까지 파헤칠 수 있을까. 국민은 아마 드러난 사안에 대해서만 숟가락 얹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고 있다.
오랫동안 사이비 종교 문제를 거론하고 추적했던 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더 이상 과거가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