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언제부턴가 대전하면 따라붙는 것이 ‘노잼도시’다. 민선8기를 이끌고 있는 이장우 시장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지적하며 “‘꿀잼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노잼도시 대전’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고정관념일까?
대전세종연구원 한상헌 지역학연구센터장이 그에 대한 답으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지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센터장은 최근 발행된 대전세종포럼 2023년 봄호 ‘호명과 경관으로 바라본 대전의 지역정체성’을 통해 이에 대한 문제를 짚었다.
한 센터장은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 떠돌던 ‘노잼도시’는 2019년 7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노잼도시’로 소개하면서 대전의 정체성으로 굳어지고 있는 중”이라며 “과연 대전이 ‘노잼도시’로 호명되는 것은 타당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한 센터장은 이 같은 문제를 비(非) 연구적인 방법으로 풀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재미로 넘치는 도시는 어디가 떠오르나?”라고 물었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센터장은 “간혹 제주, 군산 등이 거론되지만 대전과 비슷한 규모의 도시 중 재미있다고 자신 있게 떠올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심지어 광주나 대구, 울산의 경우 ‘우리도 재미없어’라고 강변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한 센터장은 특히 “이후 대전시의 문화관광정책 수립 때마다 ‘노잼도시 탈피해 꿀잼도시로 만들자’거나 ‘차라리 노잼도시 대전의 고유한 콘텐츠로 승화해 경쟁력을 확보하자’ 등의 주장이 반복되면서, 어느 방향으로든 대내외적으로 ‘노잼도시 프레임’을 벗어나기 힘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을 계기로 덧씌워진 ‘노잼도시 대전’이라는 프레임을 극복 또는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그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음을 문제 삼은 대목으로 풀이된다.
계속해서 한 센터장은 “지역정체성이라는 것이 하나로 귀결될 리 만무하지만 우리는 쉽게 ‘충청권’, ‘노잼도시 대전’으로 낙인한다”며 “대전은 충남도의 거점도시로 발전했지만 한편으로는 백제문화권의 한 자락으로 전북도까지 긴밀한 유대감을 간직했고, 금강유역권의 테두리 속에서 충북도와 친화성을 지니기도 한다. 대전을 규정하는 지칭어들은 다양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