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시인 신언관씨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 출간
농부 시인 신언관씨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 출간
신언관 시인, 2015년 ‘시와 문화’로 등단 후 다섯 번째 시집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3.26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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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관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 사진=신언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신언관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을 펴냈다.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은 시인의 지난 시절 삶의 열정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떤 삶이어야 하는가를 가늠하며 되돌아보고 되묻고 있는 62편의 시가 실려있다.

시인은 ‘부엉이’ 편에서 “도랑물은 지겹지 않은 선율로 / 지치지 않고 기도처럼 중얼거리고 있었지 / 그때 그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어 / 비록 귀뚜라미 사방에서 소리 내 울고 있어 / 그의 고독한 울음은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 난 대번 알아들을 수 있었다”라고 노래한다.

또한 ‘친구에게’란 시를 통해 “어여 오시게나, / 산과 들이 꽃 천지 / 봄바람까지 불어오니 / 목젖 열고 큰 소리로 / 같이 노래 부르세 (……) 손과 발이 덩더쿵 / 너울춤 추며 / 내 건너 고개 넘어 / 그대가 보내온 / 향기 쫓아 달려가면 / 눈 감고도 / 백 리는 쉬 가겠네”라며 회한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흙과 바람 속에 살아가는 달관의 삶을 펼쳐 놓는다.

신언관 시인은 “젊은 시절 무던히도 민중 해방을 외쳤다. 민중이 해방된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생각해보자. 민중은 무엇이고 해방은 또 무엇인가? 군부 독재의 장기 집권 시대도 끝났고 삼만 불 소득의 선진국으로 들어선 지금, 그것이 여전히 유효한 생각인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라며 시대에 대한 옹골찬 고뇌를 전했다.

이어 “그대는 민중인가 아닌가? 2023년 지금 민중의 실체는 있는가? 해방된 민중은 도대체 어떤 모습이며 민중 해방의 세상은 인류 역사에 있었는지? 혹은 실제로 실현 가능한 테제인지 아니면 공상의 세상, 천국 같은 것인지? 젊은 날 무던히도 외쳤던 민중 해방, 관념과 상상의 허깨비였던가?”라며 도발적 질문을 던지며 어찌해야 잘사는 거냐고 되묻는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 추천사에서 “농부 시인 신언관에게 농사의 마음은 곧 신심(信心)이요 시심(詩心)이다. 그래서 시인은 오늘도 ‘삽자루 잡고 일할 기력 있을 때가 행복한’ 것”이라며 “'엇배기 농사꾼의 늙은 꿈'은 부단한 성찰을 통해 자신을 담금질하는 노력이 여러 편의 시에 녹아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눈이 번쩍 뜨이게 한다”고 평했다.

신 시인은 1955년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시인은 대학 재학 중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1980년 5월에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수도군단에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다.

이후 시인은 농민운동을 하며 전국농민협회 사무처장,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총무, 민주주의민족통일 충북연합 의장,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연) 상임집행위원을 역임하였고, 1990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창립을 주도하며 창립선언문을 작성하였고 초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현재 신 시인은 고향인 오창읍 성재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가톨릭농민회 청주교구연합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시와문화’로 등단해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곳 아우내강의 노을’, ‘낟알의 숨’, ‘뭐 별것도 아니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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