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이재명의 탕평책, 과연 통할까?
[조하준의 직설] 이재명의 탕평책, 과연 통할까?
비명계를 어르기 위한 이재명의 고육지책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3.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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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끊임없는 비명계의 내부 총질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탕평책(蕩平策)이었다. 27일에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책위의장에 김민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몫 송갑석 의원을 임명하는 등 비이재명(비명)계를 대거 발탁한 주요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이끌 사무총장은 그대로 친명계 조정식 의원이 유임됐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통합과 탕평, 안정의 의미를 담아 당직을 개편했다"며 당직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임선숙 전 최고위원이 물러나며 공석이 된 새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호남 출신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임명됐다. 지역구가 광주 서구 갑인 송 최고위원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선출직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정책위의장은 김성환 의원에서 김민석 의원으로 교체됐다. 15·16대에 이어 21대 국회에 입성한 3선 의원인 김민석 신임 정책위의장은 지난 대선 당시 정세균 후보 캠프에 몸담았으나 계파색은 옅다는 평가다. 다만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돼 교체 여부가 주목받았던 사무총장직은 조정식 의원이 계속해 맡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의원들은 모두 당직에서 물러났다. '7인회' 소속 김병욱 의원은 정책위 수석부의장에서 물러나고 김성주 의원이 자리를 이어 받는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정세균 후보를 도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7인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이 맡았던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직도 박상혁 의원으로 교체됐다. 박상혁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냈다. 7인회 소속 문진석 의원이 맡았던 전략기획위원장엔 한병도 의원이 선임됐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친문계로 꼽힌다.

대변인단도 대거 교체됐다. 수석대변인직은 권칠승 의원이 안호영 의원의 뒤를 이어 수행하게 됐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친문계다. 그리고 김의겸 의원을 비롯한 임오경 의원과 황명선 전 대변인은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대변인단의 빈자리는 강선우 의원이 채우게 됐다. 강 의원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때에 이어 대변인을 다시 맡게 됐다. 박성준 의원과 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됐다.

박성준 대변인은 조 사무총장이 유임된 데 대해 "민주당의 통합도 중요하고 안정도 중요하다""내년 총선을 위해 당의 살림을 꾸리면서 안정에 방점이 있는 자리가 사무총장인데 조 사무총장은 5선으로서 그간 일을 잘해왔고 사무총장으로서 안정을 추구하며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는 표현이 많았다. 중량감 있고 안정을 위해 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얼마나 고심을 많이 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본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 야심찬 탕평책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우선 송갑석 의원은 단순히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한 달 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반란표를 던지도록 선동한 인물 중 하나로 의심을 받고 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중 상당수는 현재 이재명 대표의 간곡한 당부 때문에 잠시 목소리를 낮추고 있지만 소위 비명계들에게 상당한 원한을 갖고 있다. 한 달 전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찬성표 혹은 무효표를 던진 배신 행위를 똑똑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이후 지도부 내에서 잡음이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의심을 받을 사람은 당연히 송갑석 의원이 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안 했다고 하더라도 전적이 있기에 가장 먼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단합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미 배신을 한 자들을 과연 동지라고 품고 가야하는지도 의문이다.

또 이재명 대표가 이런다고 해서 비명계 인사들이 과연 감동을 받을 것인가? 오히려 더 많은 걸 요구하려 들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실세 자리라 할 수 있는 사무총장 자리를 조정식 의원이 유임하게 된 걸 가지고 비명계 인사들이 익명으로 인터뷰를 하며 씹어대는 기사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이 점이 이 대표의 탕평책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다.

아마도 이번 탕평책은 이재명 대표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일 것으로 보인다. 마음 같아서는 비명계 인사들을 싸그리 날려버리면 좋겠지만 현실이 녹록하지가 않다. 한 달 전 체포동의안 부결 당시 비명계의 집단 반란으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부결이 이루어졌다. 만약 검찰이 추후에도 또 체포동의안을 내놓으면 그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소위 비명계들을 싸그리 날려버리면 잠깐은 속시원할지 모른다. 하지만 차후에 체포동의안이 또 국회에 올라올 경우 이들은 이재명 대표에게 앙심을 품게될 것이고 또 이미 더불어민주당에서 쫓겨난 이상 더 거리낄 것도 없다. 그럼 옳다구나 하고 찬성표를 또 찍을 것이다.

그래서 가결이 된 다음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 기각이 되면 다행이지만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는 부장판사 3인의 성향을 보면 안심할 수 없다. 그럼 정말로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야당대표가 구속되는 불명예를 남길 수 있다는 말이다.

그 경우 이재명 대표가 검찰공화국의 순교자로 남게될 것이란 그런 순진한 발상은 애저녁부터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구속영장이 인용됨과 동시에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이재명 대표를 실컷 난도질하고 갈가리 찢어발길 것이다. 그럼 더불어민주당은 차기 대선에서 변변한 대권주자 하나 못 내는 식물정당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지지자들 입장과 달리 현직 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으로선 어떻게든 저들에게 당근을 주어 어르고 달랠 수밖에 없다. 최근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박용진 의원, 이원욱 의원 등에게 항의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자중을 부탁한 것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 당 대표란 자리가 얼마나 해먹기 고역인 자리인가 다시금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표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탕평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에 대한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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