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널브러진 전동킥보드…아쉬운 시민의식
[르포] 널브러진 전동킥보드…아쉬운 시민의식
천안시 서북구 가로정비팀과 무단방치 상황 점검…"주차 좀 똑바로" 원성도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3.05.17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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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가 여기저기에 잡초처럼 널브러져 있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전동킥보드가 여기저기에 잡초처럼 널브러져 있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천안 박종혁 기자] 전동킥보드가 여기저기에 잡초처럼 널브러져 있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무성하게 자라난(?) 전동킥보드로 인해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손잡이를 휙휙 돌리며 킥보드를 피해 가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굿모닝충청>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서북구청 가로정비팀(팀장 나종석)과 함께 천안지역 전동킥보드 무단방치 상황을 점검해 봤다. 

시청 주변인 불당동 일원에는 자전거 도로를 틀어막고 있는 전동킥보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나종석 팀장은 “주차구역이 코앞인데 이렇게 길을 막아두고 간 분들 생각하면 안타깝다”며 “그래도 3월쯤에 강제 견인 조례 통과 후 무단방치 건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팀장은 “조례가 통과된 3월 초부터 지난달까지 약 800건의 계고장을 발부했다”며 “젊은 세대가 많은 서북구가 동남구보다 단속 건수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북구는 삼성대로 쪽이 가장 적발 건수가 많다. 킥보드를 이용해 출근한 뒤 방치하는 형태다”라며 “동남구는 대학가를 제외하면 무단방치 건은 거의 없다”라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계고장이 붙은 전동킥보드, 실시간 민원 처리 단톡방.(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왼쪽부터) 계고장이 붙은 전동킥보드, 실시간 민원 처리 단톡방.(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점자블록 위 무단방치된 전동킥보드. 실종된 시민의식의 현장처럼 느껴진다. (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점자블록 위 무단방치된 전동킥보드. 실종된 시민의식의 현장처럼 느껴진다. (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전동킥보드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청 자전거문화팀 등에 따르면, 현재 천안지역 전동킥보드 대여업체는 총 8곳이며, 약 4000대가량의 킥보드를 운용하고 있다.

단속은 전동킥보드를 무단적치물로 규정한 조례에 따라 가로정비팀이 맡고 있지만, 평소에도 다량의 민원을 처리하는 부서인 만큼 4000여 대에 달하는 킥보드를 원활히 단속하기 위해 전담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 팀장은 “국민신문고는 물론 전화 민원도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며 “전동킥보드를 수시로 단속하고 있지만, 다른 민원도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담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계고장 발부 후 업체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해 현장에서 기다려봤다.

잠시 후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나타난 한 여성이 길을 막고 있는 전동킥보드로 인해 쩔쩔매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여성은 전동킥보드를 살짝 치워보려고 시도했지만, 경고음으로 인해 곤히 자고 있던 아이를 울리고 말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한 시민도 협소한 공간에 전동킥보드 2대가 길을 막고 있는 것을 보고 멈춰 섰다.

그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건 좋은데, 주차(?) 좀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시민의식 수준이 한심하다”라며 “도난경보 때문에 치울 수도 없어서 이렇게 길을 막고 있는 꼴을 보면 굉장히 불쾌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전동킥보드를 피해 차도로 자전거를 내린 뒤 다시 자전거 도로로 올라와 이동했다.

점자블록 무단방치 금지 홍보물. (천안시 자료 가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점자블록 무단방치 금지 홍보물. (천안시 자료 가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약 30분 뒤 B 킥보드 관계자가 현장에 제일 먼저 나타났다.

그는 땀을 흘리면서 “GPS를 통해 주차 제한·금지구역 설정하고 있지만, 길을 막았는지는 이렇게 직접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통행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많은 만큼 무분별하게 주차하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점자블록 위 주차는 시각장애인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선 안 된다”며 “조만간 시와 함께 점자블록 위 주차금지 안내 스티커 등을 부착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상돈 시장은 지난 11일 SNS 소통 프로젝트 ‘박상돈의 돈워리(Don’t worry)‘를 통해 “우리 시는 올바른 전동킥보드 이용 문화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시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대여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퇴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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