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웰다잉힐링센터, ‘임종 체험’통해 삶의 소중함 ‘부활’
백석웰다잉힐링센터, ‘임종 체험’통해 삶의 소중함 ‘부활’
  • 신상두 기자
  • 승인 2023.05.18 0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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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문 센터장 “마음의 상처가 악화되기 전에 치유기회 가져야”

영정사진 찍기→수의 착용

→유서 써보기→입관 체험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이 얼마나 슬픈지,

생명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

자살예방∙가정 회복∙노인 웰다잉 교육 효과"

백석대학교 부속 웰다잉힐링센터는 ‘임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 가면 ▲영정사진 촬영 ▲체험 전 강의 ▲수의 착용 ▲유언장 작성 ▲입관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사진은 대학생들이 임종 체험을 하는 장면/백석웰다잉힐링센터 제공(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백석대학교 부속 웰다잉힐링센터는 ‘임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 가면 ▲영정사진 촬영 ▲체험 전 강의 ▲수의 착용 ▲유언장 작성 ▲입관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사진은 대학생들이 임종 체험을 하는 장면/백석웰다잉힐링센터 제공(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GMCC굿모닝충청=신상두 기자]

“우리나라는 OECD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이 마음의 상처로 인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이들을 치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정용문 백석웰다잉힐링센터장)

백석대 부속 웰다잉힐링센터는 ‘임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가면 ▲영정사진 촬영 ▲체험 전 강의 ▲수의 착용 ▲유언장 작성 ▲입관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일반인, 노인 등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 가치관 정립, 화해와 용서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특히, 체험자가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함으로써, ‘위태로운 행동’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웰다잉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 2012년말, 서울에서였다. 당시 서울의 모 장례회사에서 근무하던 정용문 센터장은 ‘가슴 아픈’ 죽음을 자주 접하면서,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가 만든 체험 프로그램은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까지 3만여명이 참여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자살예방과 가정 회복, 청소년 범죄예방, 노인 웰다잉 교육 등에 성과를 나타내,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년 넘게 (서울)웰다잉센터 운영이 중단됐었습니다. 그러다가 백석대학교가 이 프로그램의 우수성과 효과성을 알고, 천안에 임종 체험시설을 구축했고, 제가 운영을 맡게 됐습니다”

센터에서 운영중인 힐링 프로그램을 보면, ‘극단 선택’의 동기가 되는 잘못된 삶의 가치관을 교정하고, 학교 및 가정폭력, 가족갈등을 해소하는 체험 등이다.

아울러,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이 얼마나 슬픈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자녀세대가 부모의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도 진행된다. 예를 들면, ▲연명의료 결정 ▲간병 ▲의료비 ▲장례절차 등 생애 말기에 가족이 결정해야 할 사항들을 알린다.

노인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이해를 통해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

백석웰다잉힐링센터 프로그램의 효과는 이곳을 다녀간 뒤 체험자들의 후기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검은 띠가 있는 내 초상화를 보았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내가 삶에 욕심을 부렸는지도...유언장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유언장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져서 쓸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슬퍼졌어요."(대학생 A)

"가족과 친구들이 저를 보내줄 때 그들이 흘릴 눈물을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평소에는 ‘지금 죽더라도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죽음의 문 앞에 서보니 정반대의 감정이 들더군요. 친구들에게 웰다잉 경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대학생 B)

"내 영정사진 옆에서 유언장에 남기고 싶은 말을 적으면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글을 쓰면서 세상에는 고마운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 주변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관에 들어갔더니 뚜껑이 덮였습니다. 그 속에서 든 생각은 ‘누군가에게 조금만 더 잘 했어야 했다’는 후회였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너무 많이 남겨서 마음이 아팠습니다."(대학생 C)

정용문 백석웰다잉힐링센터장(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정용문 백석웰다잉힐링센터장(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다음은 웰다잉힐링센터 운영과 관련된 정용문 센터장과의 대화내용.

1) 어떻게 웰다잉 힐링 센터를 만들게 됐는지?

- 웰다잉힐링센터는 2012년 서울에서 처음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습니다. 장례식 회사에 근무했던 저는 수많은 자살을 접하며,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삶을 존중하는 법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웰다잉 체험 프로그램을 생각해냈습니다. 센터 운영 8년 만에 3만여명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한편, 2020년부터 2년간은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인해 센터운영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던 중, 백석대학교에서 힐링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저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천안에서 백석웰다잉 힐링센터를 맡아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백석웨다잉힐링센터 운영은 시작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2) 하루에 몇 명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나요? 그리고 그들의 나이와 성별은?

- 천안에 웰다잉 힐링센터가 문을 연 지 1년도 안 돼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이용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4월에 약 200명의 사람들이 그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어린 학생들부터 일반 대중,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체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체 참가자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학생들은 인성교육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일반 시민과 노인들로 가족 갈등, 부부 갈등 등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이 센터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진행됩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이 곳에 왔던 체험자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 자살을 결심하고 치유센터에 왔다가, 자살 리허설을 한 뒤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되돌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 분은 많은 빚 때문에 자살을 결심한 여성이었는데요. 힐링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삶에 대한 애착을 회복한데 이어, 가족과 함께 해결책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4) 향후 5년내에 힐링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까요?

-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웰다잉센터를 찾아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자살 관련 상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들이 삶과 죽음, 죽음을 잘 준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사망 전 재산상태를 기록하고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장례방법 등 유언장을 작성하는 등 웰다잉 노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5) 인생을 바라보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한국 사회에서 자살의 주된 이유는 상대적 빈곤이나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부자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지 않는 인생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지표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나에게 맞는 행복의 크기를 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더불어,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가치관에 자신 스스로를 집착하지 않는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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