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천공 의혹’ 부승찬 책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법원, ‘천공 의혹’ 부승찬 책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천공 앞에서 쩔쩔매는 경찰과 검찰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5.24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저술한 책 <권력과 안보>의 표지. 정부는 이 책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23일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다.(사진 출처 : 네이버 도서)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정부가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담은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책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23일에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임정엽)는 정부가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의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낸 출판·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부 전 대변인의 저서가 군사기밀을 누설한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출간 및 배포 시 기밀이 누출돼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위협이 있고, 한·미간 신뢰가 상실되는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은 "서적이 출판돼 판매되고 있어 신속한 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부의 주장처럼 책의 출판·배포가 부 전 대변인의 형사 범죄에 기인한 행위라고 해도, 이를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침해금지청구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식재산권이나 저작권 보호 법률과 달리 군사기밀 보호법은 형사처벌만 규정하고 있고, 출간 금지와 같은 예방적 수단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정부의 주장처럼 책의 출판·배포가 부 전 대변인의 형사 범죄에 기인한 행위라고 해도, 이를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침해금지청구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책의 내용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지 않고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부 전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이전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담은 '권력과 안보' 자서전을 지난 2월 출간했다. 책에는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와 역술인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 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고 기술돼 있다.

무속인 '천공'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사진 출처 : JTBC 방송화면 캡처)

한편,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던 역술인 천공이 경찰 서면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 만나 "천공이 서면 조사에는 응해 본인은 관저 이전과 관련해서 방문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내용을 전해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천공에 수십 차례 출석을 요구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천공을 체포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있어 의도적인 봐주기가 아니냐는 말이 많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사건 관련자를 상대로 계속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3일에 '이천공씨에게 쩔쩔매는 경찰'이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경찰이 천공을 소환조사하지도 않고 서면조사로 마무리했다고 한다"며 "군검찰은 부승찬 전 대변인이 관련 의혹을 폭로한 책을 펴낸 출판사까지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을 벌여 출판협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고 했다. 또 안 의원은 "부승찬 전 대변인에 대해서는 이렇게 압수수색을 강제수사를 남발하더니, 천공의 코빼기도 보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하니 공정의 불균형이 말도 못할 지경"이라고 분노했다.

안 의원은 "천공이 육군 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했다는 의혹 폭로가 있자, 대통령실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바 있다"며 "부승찬 전 대변인은 천공의 공관 방문을 육군 참모총장에게 들었다고 지금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부 전 대변인은 천공이 육군 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했다는 전해들은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억울해한다. 도대체 부승찬은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단 말인가"라며 "경찰이 천공을 서면조사로 끝낸 것은 그가 대통령 부부의 '영적 멘토'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천공의 '신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인 건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부 전 대변인에게 했던 정도의 조사를 이천공씨에게도 해야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이고,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법치의 기본이 아닐까"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