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노트' 명단에 오른 의원들의 이중잣대
'이정근 노트' 명단에 오른 의원들의 이중잣대
이재명 대표에겐 혼자 싸우라 하고 본인은 당이 도와 달라고 청해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5.27 09: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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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낙계 대표인사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재 '이정근 노트'에 그의 이름이 적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 출처 : 네이버 프로필)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며칠 전에 공개된 소위 ‘이정근 노트’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이정근 노트’에는 수시로 언론에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운운했던 설훈, 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을 땐 '혼자 싸워야 하고, 당대표도 내려놔야 한다'는 취지로 거듭 얘기했으면서 정작 자신들이 이런 위기에 몰리자 당 차원의 대응까지 요청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사저널 단독보도에 따르면 그 문제의 ‘이정근 노트’는 지난해 9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구속되기 전 구술로 남긴 A4용지 다섯 장짜리 기록이다. 기록엔 이 전 사무부총장의 돈줄 역할을 한 사업가 박우식 씨와 함께 문재인 정권을 중심으로 민주당 안팎에 씨줄·날줄처럼 얽혀 있는 돈과 로비와 관련된 얘기들이 쓰여 있다고 한다.

다섯 장은 각각 맨 위에 '노무현', '문재인', '재수회(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 '류영진(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이재명 7인회'라는 제목이 달렸다. 이정근 노트에는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14명을 비롯해 51명의 실명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 중에는 박우식 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고 적시된 정치인도 있다고 한다. 박씨는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사업 등과 관련해 각종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10억여원의 불법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4월 12일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문제의 '이정근 노트'를 보도한 시사저널 단독 보도 기사. 현재 이 노트에 적힌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허위 보도 기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이정근 노트'를 보도한 시사저널 단독 보도 기사. 현재 이 노트에 적힌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허위 보도 기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소위 ‘이정근 노트’가 알려지기 하루 전인 24일에 설훈 의원(경기도 부천시 을)이 갑자기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한 언론사 기자로부터 어처구니없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며 "(해당) 언론사가 입수한 일명 '이정근 노트' 문건에 저 설훈이 이정근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저는) 이정근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주변과 여러 언론인에게 '이정근, 박우식이 누구냐. 뭐 하는 사람들이냐'며 저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그들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을 정도였다"며 "저를 이정근, 박우식 뇌물수수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는 건 더러운 정치 조작"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설훈 의원은 "허위 조작으로 정치 공작을 펼쳐 저를 죽이려는 자, 그 배후가 누구냐"며 "지금 누가 저 설훈을 상대로 장난질하고 있는 거냐. 정말로 그 노트에 제 이름이 있다면 명백한 허위 사실이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거짓 폭로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설훈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누가 왜 이렇게 하는지 밝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근이 여기서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고 누가 후속적인 장난을 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설훈 의원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며 당 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 그런데 정작 그는 이재명 대표에겐 '혼자 싸우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는 것이다.

설훈 의원은 지난해 11월 28일 KBS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정진상이나 김용 두 사람이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몰라서 그 부분에 대해 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나 개인 이재명은 결백하다’ 선언하고, ‘그걸 내가 보여주겠다.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지 않겠다. 나는 떳떳하기 때문에 혼자 싸워서 돌아오겠다’고 선언하고, 당대표를 내놓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설훈 의원은 더 나아가 "나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같은 '이낙연계'인 김종민 의원이 ‘민주당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에 관한 사법적 의혹을 방어하면 안 된다. 제2의 조국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선 “그 판단이 일정 정도 근거가 있을 수 있다”고 동조했다. 즉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일은 '당 차원에서 나서지 말고,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설훈 의원은 그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1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도 “명명백백히 결백하다면 당이 곤란한 처지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대표를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잘못을 저지른 게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이겨낼 수 있다, 나는 당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면서 대표직을 내려놓고 국민들로부터 ‘역시 이재명답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조건으로서는 최선이 아닐까"라고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이런 위기에 몰리자 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또 연일 이재명 대표를 물어뜯다시피 한 것도 모자라 ‘개딸을 사칭한 프락치’의 문자를 보여주면서 언론의 ‘개딸 악마화’ 작업에 도움을 준 이원욱 의원(경기도 화성시 을)의 경우도 문제다.

이원욱 의원에 관한 건 이정근 노트에 따르면 '이재명 7인회' 노트의 맨 아래, 관계도의 밖에 별표(*)를 치고 따로 기재됐다고 한다. 노트에는 "박우식이 이정근에게 100억짜리 양도성 예금증서 30장을 보여주며 '너는 이런 것도 못 받고 뭐 했냐'라는 식으로 이원욱 의원과 ○○를 통해 바꿨다며 카톡으로 보내줌"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시사저널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소설적 상상력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한 황당한 내용"이라면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보도한 것에 대해 개탄한다. 즉시 정정 보도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역시 그런 기성 언론의 카더라 통신 같은 보도를 앞세워서 김남국 의원을 공격했고 탈당하게 만들었던 전력이 있어서 이재명 대표 지지층들이 모인 카페와 커뮤니티 등지에선 “왜 당신은 탈당하지 않느냐?”고 묻고 있다.

소위 ‘이정근 노트’의 신빙성 문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이정근 노트’에 이름이 적힌 그 국회의원들 대다수가 카더라식 언론 보도 기사를 내세워서 이재명 대표를 공격했고 김남국 의원을 공격했던 부류라는 점이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연일 ‘사법리스크’ 운운하며 대표직 사퇴를 종용했고 체포동의안까지도 찬성표를 던졌다.

김남국 의원 역시 도덕성에 흠집을 냈다면서 탈당 안 하면 안 될 분위기로 몰아갔다. 그리고 김 의원이 탈당하니 ‘정치적 도피’ 운운하면서 또 나서서 물어뜯었다. 이제 본인들도 그런 카더라식 언론 보도의 공격을 받게 되었는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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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2023-06-03 15:18:17
존나졸렬하고병신같다 ㅋㅋ

말세다 2023-05-27 11:03:36
설훈,이원욱,박용진아 니들은 억울하냐? 이재명은 억울하지 않고 니들만 억울하냐? 임마아! 그냥 니들이 그렇게 주둥아리로 떠벌린 것처럼 스스로 탈당하고 떳떳하게 수사받아라...자꾸 가짜뉴스니 뭐니 고발이니 뭐니 위협하지말고...용진아! 니는 왜 주딩이 닫고 가만있노? 빨랑 수사받으라고 해라 임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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