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원주시민 분노의 가치는 민주주의다
[노트북을 열며] 원주시민 분노의 가치는 민주주의다
철거 위기 원주아카데미극장 지키기 위해 80여 시민사회단체 똘똘 뭉쳐 대응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6.04 09: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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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개관한 강원도 원주시 아카데미극장이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사진=독자제보/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1963년 개관한 강원도 원주시 아카데미극장이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사진=아카데미의 친구들/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장일순 선생, 김지하 선생 등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활동했던 강원도 원주시는 생명운동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본향이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고장 원주에 최근 문화적 정체성과 상징성을 간직한 1963년 개관한 원주아카데미극장이 철거 위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내막은 국민의힘 소속 원강수 원주시장이 아카데미극장을 철거 후 주차장으로 바꾸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창묵 전 시장이 아카데미극장과 주변을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시민소통공간으로 만들기로 한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

결국 아카데미극장은 철거 위기에 처해있고, 이에 원주 시민과 시민사회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원주시의 사태는 청주시와 닮아있다. 청주시는 신청사를 새로 건립하기로 하면서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닌 옛 본관동을 논란 속에 철거했다. 민주당 소속 한범덕 전 시장은 보존 계획을 수립했으나,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이범석 시장은 이를 뒤집고 철거해 버렸다.

전임 민주당 소속 시장들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지 못한 이유도 닮았고, 국민의힘 소속 시장들의 질주를 그 누구도 막아내지 못하는 점도 기가막히게 닮았다.

집행부의 일장적인 행정을 견제할 장치로 시의회가 있지만 시장과 같은 정당에 소속된 국민의힘 주도의 시의회는 시의 철거 정책에 대한 비판은 커녕 적극적으로 철거예산을 통과시키기에 바빴다. 시민들의 민의가 반영되기를 기대할 틈도 없었다.

하지만 근대문화유산을 지키기위한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청주의 경우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체인 충북시민사회연대회의가 비록 철거를 막지는 못했지만 본관동 일부라도 정상적으로 보존하기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청주시는 본관동 보존상태를 공개하고, 전문가 검증에 응하라”며 “지진과 집중호우 등 기후 위기에 맞서 안전하게 보존할 구체적 계획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북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 모습. 사진=청주시/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 모습. 사진=청주시/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원주의 시민사회는 청주보다 더 적극적이다. 원주 또한 아카데미극장 철거예산이 시의회를 통과했지만, 철거계획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 80여 시민사회단체가 똘똘 뭉쳐 분노하며 원주시의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원주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주장하고 있는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는 지난달 31일 류호정, 유정주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시가 극장 철거를 위한 공유재산 변경안을 사전 공고하지 않고 제출하고 공유재산심의회도 서면으로 진행해 조례를 어겨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요청한 시정 정책 토론회 청구에 대해 원주시가 내린 청구 보완 요청은 부당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도 도출돼 새국면을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철거 반대에 동참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기까지는 ‘아카데미의 친구들’이라는 원주지역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단합된 의지와 노력의 결과다.

이는 원주가 서슬 퍼런 군부독재에 대해 목숨을 걸고 싸워 냈던, 풀뿌리 민주주의의 DNA가 찬란하고 강하게 흐르고 있음을 말해주는 셈이다.   

청주의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청주시청 옛 본관동 철거는 막지 못했지만 원주아카데미극장은 꼭 보존돼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원주지역 시민과 시민사회의 노력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하고 응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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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2023-06-22 13:12:44
그럼 c8 아카데미극장 철거안하고 뭘로 했음 좋겠는데 해결책을 내놓던가 ㅡㅡ

아이야이 2023-06-04 16:29:46
야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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