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외전] 전기차가 온다
[일상외전] 전기차가 온다
  • 김동길 에티오피아 하와사 대학교수
  • 승인 2023.06.05 15: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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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대중교통과 소형 전기차 이용을 촉진하여 탈탄소, 환경친화적인 교통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재생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대중교통과 소형 전기차 이용을 촉진하여 탈탄소, 환경친화적인 교통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굿모닝충청 김동길 에티오피아 하와사 대학교수] 전기차가 온다. 소리 없이 지축을 뒤흔들며 전기차가 온다.

새로운 법령과 지원책이 도로 위에 깔려 있고, 신문과 방송은 전기차에 청신호를 보낸다. 시장도 환영하는 금가루를 흩뿌리며 전기차를 맞이한다.

잠깐 어리둥절했던 행인들도 열렬한 환호를 보낸다. 이러한 전기차의 질주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내연 기관 자동차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발생량의 24%를 차지하는데, 이 중의 75%가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발생한다.

반면 전기차는 전기를 이용하는 전동기로 움직이기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고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차의 질주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잠시만 전기차의 질주에서 눈을 돌려보자. 뭔가 잊고 있었던 것은 없나? 그렇다. 기대와 놀람 그리고 환호 속에 깜빡하고 있었던 것이 있다.

각종 지원과 세제 혜택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관심으로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각종 지원과 세제 혜택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관심으로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첫째, 전기차에 공급하는 전기는 어디서 오는가? 전기차에 공급하는 전기를 화석연료로 생산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차량 배기구에서 화력 발전소의 굴뚝으로 옮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전기차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용하는 전기가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재생 에너지였을 때 비로소 성립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중 재생 에너지의 비율은 7.5%에 불과하다. 한국의 재생 에너지 생산량은 OECD 37개 국가 중 37위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전기차를 확대하는 것만큼이나 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적, 경제적 지원과 관련 기술과 산업의 발전, 대중적 관심을 넓히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재생 에너지의 비율은 7.5%에 불과하며 이를 확대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현재 재생 에너지의 비율은 7.5%에 불과하며 이를 확대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둘째, 전기차의 확대 속에 대중교통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은가?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캠페인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의 보급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은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며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2030년까지 대중교통 확대로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양이 전기차 등으로 차량 자체를 교체해서 줄일 수 있는 양에 비해 훨씬 많다.

재생 에너지 확대에 선도적인 독일은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무료 또는 적은 요금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북 청송군에서 시내버스를 전면 무료화하였으며, 세종시도 2025년 1월부터 시내버스를 무료화할 예정이다.

이렇듯 전기차의 보급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티켓 (D-TICKET)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좌측) 경북 청송군에서 시내버스를 전면 무료화하였다 (우측). 화면 갈무리: D-TICKET 누리집 (https://www.d-ticket.info/), 청송군 누리집 (http://www.cs.go.kr)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티켓 (D-TICKET)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좌측) 경북 청송군에서 시내버스를 전면 무료화하였다 (우측). 화면 갈무리: D-TICKET 누리집 (https://www.d-ticket.info/), 청송군 누리집 (http://www.cs.go.kr)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셋째, 전기차의 확산이 소형차의 필요성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많은 자동차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주차장에 서 있고, 그나마 도로에선 교통체증에 가다 서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우리는 새롭고 더 크고 더 빠른 자동차를 선호한다. 이런 선호가 연비 저하와 온실가스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형차를 우대하는 법령과 보조금 혜택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새로 출시된다고 광고하는 전기차를 보면 소형차와는 거리가 멀다. 모두가 더 크고 더 빨라진 전기차를 선전한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전기차를 만드는데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때문이다.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원료 채굴과 생산, 폐기와 재활용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며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는 전기차가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 사고 시 행인과 상대 차량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새롭고 크고 빠른 전기차를 앞세우는 현 상황이 전기차 이용을 확대하려는 본래의 목적과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

소형 전기차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대중이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소형 전기차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대중이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굿모닝충청 사진제공: 김동길]

따라서 전기차 확산이 소형차의 필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소형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과 세제 혜택을 마련하여 작고 가벼운 전기차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

전기차가 온다. 소리 없이 지축을 뒤흔들며 전기차가 온다.

이러한 전기차의 질주와 함께 해야 할 일이 있다. 재생 에너지의 확대와 대중교통 이용촉진, 소형 전기차 보급이다.

차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탈탄소, 환경친화적인 교통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본 칼럼에 게재된 이미지는 저자가 인공지능 달리(DALL-E)를 통해 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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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한인회 2023-08-28 21:57:23
우와~ 전기차에 대한 놀라움과 환호 뒤엔 이런 모습도 숨어있었군요. 또 배우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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