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7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번째로 검찰에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이 또 다시 조사를 거부하고 돌려보냈다. 송 전대표는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돈 봉투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해 지난 4월 24일에 귀국했다. 하지만 그가 귀국하고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를 소환하지 않았다.
송영길 전 대표는 7일 오전 9시 23분경에 스스로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청사 안에서 수사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면담이 거부된 송 전 대표는 언론 포토라인에 서서 돈봉투 수사와 관련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검찰에 ‘깡통폰’을 제출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깡통폰이 아니다”며 적극 반박했다. 송 전 대표는 “(애초) 프랑스 갈 때 한국 휴대전화를 폐기했다”며 “왜냐면 프랑스에서 한국폰을 쓰면 전화 요금도 많이 나오고 스트리밍이 잘 안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구글맵으로 약속장소 찾거나 할 때 프랑스폰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프랑스) 학교에서 제공한 유심을 갖고 프랑스폰을 쓴 거고, 귀국해서 새로 휴대전화를 샀고 1주일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검찰이) 제출하래서 한 것”이라며 “단지 그것밖에 없다. 1주일 쓴 휴대전화를 제출한 걸 갖고 무슨 깡통폰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또 “(깡통폰 제출이 증거인멸이라는) 그런 논리라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부터 증거인멸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자신에 대한 증거를 삭제한 것은 증거인멸죄가 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했다.
또한 송 전 대표는 기자들과 설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계속해서 도를 넘는 질문을 하자 송 전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돈봉투와 관련해 캠프 관계자에게 확인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고생한 사람들에게 격려했다”고 답했다. ‘정확하게 격려한다는 게 어떤 말씀인가’라는 후속 질문이 이어지자 송 전 대표는 “그런 문제는 제가 여기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 (기자가) 검찰의 대변인이 돼서 질문하지 말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었다. 이렇게 검찰이 연기를 피우자 결국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서 귀국해야 한다고 난리를 쳤다.
그렇게 안 오면 큰 난리라도 날 것 같이 떠들어댔기에 송 전 대표도 4월 24일에 귀국했다. 그러나 지금 송 전 대표가 귀국하고 40일이 지나도록 검찰은 연기만 피울 뿐 좀처럼 그를 소환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자기네들이 먼저 송 전 대표를 핵심 피의자로 지목했고 또 그 핵심 피의자란 인물이 두 번이나 스스로 조사를 받겠다고 찾아갔다. 그런데 왜 검찰은 송 전 대표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인가? 이미 5월 초에도 송 전 대표가 제 발로 검찰청을 찾았지만 그 때도 조사 일정이 안 잡혔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 그러고 한 달이 지나도록 조사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검찰의 석연찮은 태도를 어떻게 봐야할지 알 수가 없다.